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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없이 노래하는 법을 잊어선 안돼"

오페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성악가 손혜수(왼쪽)와 사무엘윤.

오페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성악가 손혜수(왼쪽)와 사무엘윤.

 “영향력이 생겼으니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베이스바리톤 사무엘윤, 47) “크로스오버 가수로서 오래 가려면 성악 기반의 발성법을 잊지 말아야 한다.” (베이스 손혜수, 42)
 
선배 성악가들이 후배들에게 해 준 조언이다. 사무엘 윤은 독일 오페라의 자부심인 바이로이트에서 2012년 주역으로 노래한 것을 비롯해 현재 쾰른 오페라 극장의 전속 성악가로 활동 중이다. R.슈트라우스, 바그너, 베르디 등의 오페라 작품으로 세계 무대를 누빈다. 손혜수는 독일 뉘른베르크와 비스바덴 극장에서 16년동안 전속 가수로 노래했다.
남성 성악가 7명이 한 무대에서 리허설을 했다. 왼쪽부터 김승직, 김현수, 정필립, 사무엘윤, 손혜수, 김주택, 조병익. [사진 아트앤아티스트]

남성 성악가 7명이 한 무대에서 리허설을 했다. 왼쪽부터 김승직, 김현수, 정필립, 사무엘윤, 손혜수, 김주택, 조병익. [사진 아트앤아티스트]

 
둘은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후배 성악가들과 한 무대에 선다. 2016년 JTBC 팬텀싱어에서 스타가 된 테너 김현수(31), 지난해 팬텀싱어2 출연자 바리톤 김주택(32), 테너 정필립(30) 등 크로스오버에 발을 담근 이들이 포함돼 있다. 성악을 전공한 후 방송에 출연했던 이들은 이미 크로스오버 노래들로 수많은 공연을 소화하고 있다. 이밖에도 오페라를 본업으로 하는 테너 김승직(28), 바리톤 조병익(29)과도 같은 무대에서 공연한다.
함께 부르는 노래는 모두 오페라 아리아다. ‘사랑의 묘약’ 중 ‘남 몰래 흘리는 눈물’로 시작해 ‘세비야의 이발사’ 중 ‘험담은 산들바람처럼’, ‘파우스트’ 중 ‘금송아지의 노래’, ‘시몬 보카네그라’ 중 ‘괴로운 마음이여’ 등 정통 오페라 작품들이다.
 
사무엘 윤은 크로스오버로 진출한 후배들에게 “이들의 방송 출연과 공연이 늘면서 대중이 오페라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넓어진 게 사실”이라며 “영향력이 생긴 만큼 음악가로서 책임감도 잃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사무엘 윤은 유럽 각 도시에서 공연할 때마다 한국 유학생을 만나 노래를 들어주고 진로 상담을 해준다. 1년에 줄잡아 200명을 만난다. 그는 “성악을 공부하는 학생 사이에서 뮤지컬, 크로스오버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며 “유행만 따라갈 게 아니라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이 뭔지, 자신의 출발 지점이 어디였는지를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손혜수는 팬텀싱어의 심사위원이었다. 그에게 진로를 상담해오는 성악 전공생이 많다. 손혜수는 “마이크를 써서 노래하다 보면 몸을 쓰는 성악 발성을 잊기가 쉽다”며 “오랫동안 목을 다치지 않고 노래하기 위해서는 오페라 발성의 감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마이크는 섬세하고 다채롭게 성악가의 소리를 표현해준다. 사무엘윤은 “횡경막으로 할 일을 마이크가 해주는 면이 있어서 마이크에 익숙해지면 다시 몸만 이용해 노래하기가 힘들어진다”고 했다. 손혜수 역시 “울림통을 이용한 발성을 의식적으로라도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무엘 윤은 후배들에게 “행복하게 노래할 수 있는 길을 택하라”고 조언해주곤 한다. 오페라, 뮤지컬, 크로스오버 등 여러 길을 놓고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얘기다. 손혜수 역시 “누군가 결정해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모두가 솔리스트가 될 수는 없다”며 “개인이 현실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오페라 가수는 끝이 없는 마라톤을 뛰는 것과도 같다. 각오가 돼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페라라는 기본 혹은 출발점을 공통으로 뭉친 7명의 남성 성악가는 12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오페라 카니발’이라는 이름으로 공연한다. ‘벨칸토’ ‘악당과 악마’ ‘푸치니’ ‘베르디’의 4개 주제로 나눠 총 22곡을 들려준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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