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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 "북한, 회담 뒤 도발 악순환 우려…실패하면 트럼프 나설 수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9일 오전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전체 회의 시작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9일 오전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전체 회의 시작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지난 9일 열린 고위급 남북당국 회담을 앞두고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 원장을 8일 서소문 중앙일보에서 만나 회담 전망과 북핵 해법을 모색해 봤다. 남북 당국은 고위급 회담 이후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위한 실무회담과 이와 별도로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해 본격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북한 평창 올림픽 참가 계기로 남북대화, 어떻게 전망하나.
 
북한 신년사 오히려 핵무기 완성 강조…비핵화 어려워 
 
북한의 평화공세는 이미 예측됐다. 미국과 본격적인 대화를 앞두고 한국과 먼저 대화한다고 봤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안전하게 개최하고 북핵 해결방안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쉽지가 않다. 비핵화 계기를 만들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북한 핵무기 개발이 정점에 올라가는 상황에서 남북대화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와 미국은 한국이 비핵화 문제 당사국으로서 어떤 노력을 하는지 주목한다. 그런데 북한의 생각이 달라 걱정이다. 신년사를 보더라고 평창 참가를 제의했지만 오히려 핵무기 완성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즉각 환영 입장만 내놓고 북핵을 우려한다는 표현이 없다. 미국이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남북대화를 지지한다면서도 과거 남북대화에서 비핵화를 달성하지 못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주인의식을 갖고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인터뷰가 8일 서울 중구 서소문 중앙일보 회의실에서 열렸다. [임현동 기자]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인터뷰가 8일 서울 중구 서소문 중앙일보 회의실에서 열렸다. [임현동 기자]

 
남북대화 하면서도 대북제재 같이 가나?
 
트럼프, 이번 회담 실패하면 미국 방식으로 해결 나설 수도 
 
한미 대통령은 최대의 압박을 지속한다고 합의했다. 김정은이 제시한 평창 참가를 의제로 다루더라도 유엔 제재 2397호 틀 안에서 남북관계를 논의해야 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과 대화하겠다는 발언도 남북관계 개선을 넘어선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의미한다.  
 
미국 CIA는 북핵 완성이 3개월 안에 끝난다고 봤다. 이 기간 중에 핵무기 대량생산과 실전배치 움직임을 가속화 할 수 있다. 지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개량에 나선다고 보여진다. 북한은 올림픽 기간이 지난 뒤 다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과거처럼 제재 뒤 대화 그리고 다시 도발로 이어지는 악순환 반복을 막아야 한다. 이번 회담에서 갖는 부담감이다.  
 
미국은 한국 정부에 이번 평창 회담에서 신뢰를 줬으니 회담 이후 북한 변화가 없다면 미국 주도 방식으로 해결하겠다고 주장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서로 기회를 교환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회담 전략은? 비핵화 합의할까.
 
비핵화 언급 피하고 한미 군사훈련 중단 주장 할 수도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절대 아니라고 말할 수 없지만 북한의 핵포기 가능성은 작다.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언급은 피하고 오히려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전략자산 배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일 수 있다. 북한이 신년사에서도 평화적 환경을 강조했다. 외국 군대가 한반도에 없는 주한미군 철수를 말한다. 북한이 언급한 북미 적대관계 해소 역시 주한미군 철수다.
 
한국은 이번에 지속가능한 대화로 만들려 노력할 듯 보인다. 그러나 제재국면을 완화하거나 북한 지원을 늘릴 가능성은 작다.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인터뷰가 8일 서울 중구 서소문 중앙일보 회의실에서 열렸다. [임현동 기자]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인터뷰가 8일 서울 중구 서소문 중앙일보 회의실에서 열렸다. [임현동 기자]

 
현 정부의 북핵에 대한 기본 정책은.
 
북핵은 방어용 인식 우려…북한, 파키스탄처럼 핵보유 노려 
 
문재인 정부는 투 트랙 전략이다. 북핵은 북미관계에서 해결하고 한국은 남북관계를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의 셈법은 다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완성한 뒤 미국과 최후 담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파키스탄처럼 핵 보유를 인정받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한국이 들어갈 여지가 적다.
 
문재인 정부가 핵을 가진 북한과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문제다. 북한 핵무기가 체제 생존을 위한 방어용 무기라고 생각해서다. 국제정치 학계에서는 핵무기를 6개만 가져도 어떤 나라도 공격하기 어려운 최소한의 억지력이 생긴다고 말한다. 그러나 북한은 이 정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잠수함에도 핵무기를 장착하고 미국 본토 공격 능력도 키워 한미동맹 와해도 노린다. 제네바 합의와 9ㆍ19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체제 생존을 위한 포괄적인 패키지를 제안했지만 북한이 거부했다. 핵무기 개발이 단순한 체제 생존 목적이 아니라서 그렇다.
 
 
북한은 지난 2008년 영변의 냉각탑을 폭파하며 핵개발을 일시 중단했었다. [AP,신화사]

북한은 지난 2008년 영변의 냉각탑을 폭파하며 핵개발을 일시 중단했었다. [AP,신화사]

 
정부가 북핵 동결을 우선하고 출구로서 비핵화를 노리는 전략은 어떤가
 
북핵 동결 약속은 수 차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아 비현실적 
 
지난 25년 동안 북핵을 다루면서 세 차례 동결이 있었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동결 입구론은 가장 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이지 못하기도 하다. 물론 협상 과정에 동결을 언급할 수 있지만 한국이 추진할 목표는 아니다.
 
북한과 미국은  ICBM 모라토리엄(동결)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다. 완전한 핵 폐기는 아니다. 이런 과정에서 북미 합의에 따른 경제적 부담만 한국이 떠 앉을 수 있어 걱정이다. 북핵 동결은 지루하게 시간만 끌다가 다시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북핵 공고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효과는.
 
제재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군사적 수단도 거론 필요 
 
2006년 첫 핵 실험 이후 10차례 제재가 있었지만 이제 서야 2375호부터 제대로 시작한다. 지금까지는 인도적 차원을 고려했고 일반 경제제재도 빠졌다. 벌써 효과를 말하긴 성급하다. 이란도 4년 정도 걸려 효과를 봤다. 북한이 핵개발이 손실이라고 느껴야 한다. 중국 협조를 이끌어내 외교적 차단과 고립 등 대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은 대외 의존도가 높아 상당부분 고통을 느낀다고 본다.
 
여기에 군사적 수단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은 외교적 수단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군사적 수단도 함께 만든다. 모든 압박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9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9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주변국, 국제사회 공조 방안은?
 
북한, 일본 때문에 한국전쟁 실패 판단, 다음엔 일본 공격할 듯 
 
한국의 안전을 유지하려면 한미일 동맹관계를 활용해야 한다. 일본 내 미군기지를 활용해야 북한 위협을 막을 수 있다. 유사시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해야 하는데 일본이 최근 기지사용에 대해 부정적 발언을 내놓고 있다. 한미일 동맹이 냉전 구도라는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한국 외교 장관이 중국에 ‘3 NO’ 발언으로 동맹을 부정한 점이 문제다.
 
북한은 일본과 괌을 공격할 수 있다. 김일성이 1965년에 함흥군사학원에서 개원연설하면서 다음에 또 전쟁하면 일본이 개입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을 점령하지 못해 한국전쟁에서 실패했다는 진단에서다. 일본에서 병참과 병력이 부산을 통해 들어왔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일본과 괌을 노리는 이유다.  
 
일본은 한국과 동일한 위협 인식뿐 아니라 미국 핵우산으로 보호받는 공통점도 있다. 미국 핵우산의 신뢰성은 한일 공통의 문제다.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
 
 
중국은 대북제재에 협조할까
 
북한은 완충지대…중국, 북한붕괴 막고 미군 철수 노려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은 미국 의지에 달렸다. 최근 공개된 중국 한반도 판공실 보고서의 진위 여부를 할 수 없지만 사실처럼 보여 진다. 완충지대를 유지한다는 내용이 나름 신뢰성 있다. 중국은 북한이 쓰러지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을 듯하다. 중국은 북한이 심각한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핵실험도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으로서도 2006년 첫 핵실험이 북중 관계에서 가장 어려웠을 뿐 이제는 핵실험을 해도 부담감이 작다.
 
중국은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면 좋겠지만 북한 때문에 미군이 한반도에서 물러날 수 있다면 만족한다는 판단이다. 최근 미국에서 북한 문제에서 중국 협조를 얻기 위해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중국을 둘러싼 제1도련선에서 미군을 몰아낼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다.
 
 
중국은 이번 고위급 회담을 긴장완화 시작으로 보고 6자회담을 기대하는데.  
 
북한은 이제 핵무기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 이전과 달라진 조건이다. 북한은 비핵화 회담은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미국도 6자회담 구조보다는 직접 북한과 단판에 나설 수 있다.
 
B-61 전술핵폭탄[미국 공군 홈페이지]

B-61 전술핵폭탄[미국 공군 홈페이지]

 
미국이 다음달 발표한다는 NPR은 오바마 정부때와 달리 새로운 저강도 전술핵무기를 개발 및 배치하는 것을 고려한다는데 무슨 뜻인지.
 
한반도 주변 핵무기 배치 가능성도 
 
미국은 냉전 이후 핵감축에 나서 활용 가능한 핵무기는 전술핵무기가 거의 없다. B-61 핵폭탄만 일부 보유하고 있다. 과거 미국의 핵 위협은 러시아와 중국 정도였다. 전략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과 이란 등 제3세계에서도 핵위기가 나온다. 전략 핵보다는 유연한 전술급 수준의 핵무기 필요성이 생겼다. 이번 NPR에서 유연한 핵무기 사용을 고려한다면 한반도 주변에 핵무기가 상시 배치될 수 있다.
 
 
사회=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정리=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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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