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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뜬 10억엔 … 강경화 “향후 일본 정부와 협의” 불씨 남겨

지난해 12월 27일 발표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직속의 한·일 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의 결과 보고서의 핵심은 기존 합의에 “피해자 중심적 접근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강 장관은 “이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피해자, 지원 단체와의 소통을 통해 (정책을) 정립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9일 발표도 여전히 많은 과제를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매한 피해자 중심주의=강 장관은 입장문에서 “(향후) 피해자, 관련 단체, 국민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면서 피해자 중심의 조치들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의 의견 수렴이 다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정부 입장을 내놓았다는 점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강 장관은 기자들의 질문도 전혀 받지 않았다. 외교가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기자회견에서 직접 입장을 밝히는 부담을 피하기 위해 강 장관이 발표를 서둘렀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강조하는 피해자 중심주의의 기준도 여전히 모호하다. 강 장관은 위안부 합의 TF 발표 이후 생존 피해자 31명 중 23명을 만났다. 이들 중에는 합의 파기를 요구한 경우도 있었지만 “2015년 합의 선에서 정리하자”거나 “일본으로부터 더 받아내려다 양국 관계가 틀어져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다양한 의견을 어떻게 정부 정책으로 반영할지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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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연금 처리 애매모호=강 장관은 이날 “화해치유재단 기금 10억 엔(108억원)은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고, 향후 처리 방안에 대해 일본 정부와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0억 엔 중 한 푼이라도 일본에 반환할 경우 사실상 합의 파기가 되므로 돌려줄 수는 없고, 돈을 돌려주라는 정대협 등의 요구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한 제3의 방안이다.
 
하지만 향후 일본과의 협의 방향에 대해 외교부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피해자분들과 소통해 나가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검토해 보겠다”고만 했다. 화해치유재단의 향후 운영과 관련해 강 장관은 “해당 부처에서 피해자, 관련 단체, 국민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후속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 파기로 볼 수 있는 해체를 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기능을 동결시켰다.
 
◆희박한 일본의 추가 사죄 가능성=강 장관은 이날 “피해자 할머니들께서 한결같이 바라시는 것은 자발적이고 진정한 사과”라고 말했다. 일본 측의 추가 사죄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본이 이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2015년 합의 당시 나온 ‘일본 정부의 책임 통감과 총리의 사죄’도 한·일 간 협상의 결과로 겨우 얻어낸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위안부 합의 TF는 이를 “자발적 사죄가 아닌 맞교환”이라고 비판했지만 현실적으로 일본이 자진해서 이보다 높은 수준의 사죄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실제 강 장관의 입장문 초안에는 일본의 노력을 “촉구한다”고 돼 있었지만, 최종본에서는 “기대한다”로 표현이 바뀐 것도 이런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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