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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미국·독일이 뭐하는지 좇지 말라"…포스코ICT 최두환 사장의 스마트팩토리 전략

최두환 포스코ICT 사장(CEO)이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포스코ICT 사옥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스마트 팩토리 및 ICT 정책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최두환 포스코ICT 사장(CEO)이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포스코ICT 사옥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스마트 팩토리 및 ICT 정책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포스코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인 포스코ICT를 이끄는 최두환(64)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ICT 전문가다. 미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35년간 미국 벨연구소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T 종합기술원 등에서 연구개발(R&D)을 주도해왔다. 창업(통신장비회사 네오웨이브) 경험도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경기도 판교 포스코ICT 사옥에서 만난 최 사장은 요즘 한국에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 변화에 대해 쓴소리부터 했다. "제조업 현장과 연구 인력 사이의 괴리가 클수록 4차 산업혁명은 성공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현장을 도외시하고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을 단편적으로만 적용하면 실패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그는 2014년부터 포스코ICT 대표로 포스코그룹의 '4차산업혁명 변신'을 이끌고 있다. 포스코ICT가 설립된 이후 처음 영입된 외부 대표다.
 
 포스코그룹은 전 계열사의 '스마트화(化)'를 추진하면서 2015년부터 분기에 한 번씩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여 스마트 혁명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모임을 열고 있다. '스마트 솔루션 협의회(SSC)'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직접 이끄는 SSC에서 빅데이터·AI 등 어떤 구체적인 스마트 과제를 현장에 적용할지를 정하고,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최 사장의 몫이다. 그는 어떤 스마트 과제를 할 것인지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만들어 올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론적으로 접근하면 현장에서 당장 반발하기 마련이다. SSC에 올라오는 의제들은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정한다. 빅데이터·AI교육을 주기적으로 받은 현장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어 무엇을 바꿀지 정하는 것이다. 기업이 모두 스마트 매니지먼트(경영)에 관여하고 스마트 밸류 체인을 만든 다음 산업 전체의 생태계까지 재편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포스코ICT는 이런 방식을 자사가 운영ㅍ중인 인천공항 제1 여객터미널의 수하물 관리(BHS)에 적용해 '설비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88㎞ 길이의 컨베이어 벨트를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달린 트레이가 돌아다니면서 이상 유무를 감지한다. 
 
 모회사 포스코를 통해 국내 최초로 제철소에 적용했던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확대 적용한 것이다. 포스코ICT의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포스프레임'도 앞으로 교통·빌딩·에너지 등 도시 기능에 적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그는 "중후장대하고 힘든 일이 많은 철강 업계에서는 자동화를 더 반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 팩토리가 구현되면 직원들이 꺼렸던 일들을 기계와 시스템이 대신해주기 때문"이라며 "기계가 인간의 일을 대체한다기보다 AI 때문에 인간이 다른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변화 전반에 관한 조언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에 끌려다니며 미국·독일은 무엇을 하고 있나에 너무 좌우되지 말라"고 강조했다. "훌륭한 인력 자원과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한국이 독일·중국보다 뒤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제조업의 첨단화는 한국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우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제대로 된 방향 설정을 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포스코ICT의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이 구현된 모습. 여기서는 수집된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판단하고 학습해 작업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최적의 조업환경을 구현하는 스마트 제조 환경을 만들 수 있다.[포스코ICT 홈페이지]

포스코ICT의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이 구현된 모습. 여기서는 수집된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판단하고 학습해 작업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최적의 조업환경을 구현하는 스마트 제조 환경을 만들 수 있다.[포스코ICT 홈페이지]

 
 최 사장은 "4차 산업혁명 바람에도 불구, 당분간 화학·철강과 같은 전통 산업군도 꽤 오랜 시간 건재할 것"이라고 했다.  
 
 "3D 프린팅 대신 석유만으로 굴러가는 산업도 있다. 3D 프린팅 산업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당장 10년 안에는 안 된다. 철강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한 곳에서 만들어야 하는 '연속 공정 상품'들이 더욱 그렇다."
 
 스마트 팩토리와 4차 산업혁명엔 최고 경영자의 의지도 중요하다. 최 사장이 포스코그룹에 처음 합류했을 때부터 포스코가 '스마트'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가 포스코그룹 계열사 임원들에게 스마트 팩토리를 강연했을 때 대부분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여러번 반복해서 강조하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권 회장으로부터 '말이 되네, 제대로 해보자'는 허락을 받고 나서 약 2년 만에 '포스코 스마트'를 실현시키고 있다" 는 것이 최 사장의 설명이다.
 
생산 현장의 설치된 IoT센서를 통해 설비 상태를 파악하고 이상 징후를 예측하는 등 최적의 설비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포스코ICT 홈페이지]

생산 현장의 설치된 IoT센서를 통해 설비 상태를 파악하고 이상 징후를 예측하는 등 최적의 설비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포스코ICT 홈페이지]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급속한 변화는 현 시점에서 예단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했다. 최 사장은 "웹디자이너라는 직업이 25년 전에는 생각도 못 해본 직업이지 않냐"며 "새로 생겨나는 직업은 어떤 것들이 될지 지금 시점에서 추측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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