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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부터 태양계, 우리은하 너머 138억 년 우주여행

추워서 잔뜩 움츠리고 다니느라 고개 들어 위를 볼 일이 드문 요즘, 겨울이야말로 하늘에 볼 게 많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겨울은 대기가 맑은 데다 볼만한 별이나 성운, 성단이 다른 계절보다 풍성하게 하늘을 채우고 있습니다. 물론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도 많지만, 이왕이면 천문대에서 망원경으로 관측해 보는 것도 좋겠지요. 서울시 안에서 가장 큰 600㎜ 구경의 반사망원경을 갖춘 노원우주학교가 지난해 여름 개관했는데요. 천체 관측뿐 아니라 우주와 지구의 탄생, 생명의 진화까지 아울러 살펴볼 수 있는 이곳에 문소윤 학생기자가 가봤습니다.
천문우주과학관 노원우주학교를 찾은 문소윤 소년중앙 학생기자가 천문대 주관측실에서 굴절망원경으로 태양을 관측하고 있다.

천문우주과학관 노원우주학교를 찾은 문소윤 소년중앙 학생기자가 천문대 주관측실에서 굴절망원경으로 태양을 관측하고 있다.

 
천문우주과학관 노원우주학교는 시간을 중심으로 우주를 살펴보는 빅히스토리관과 공간을 중심으로 다루는 코스모스관, 가상의 하늘을 볼 수 있는 천체투영실 등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노원우주학교의 신나리 사이언스 에듀케이터는 먼저 5층 천문대로 소윤 학생을 안내했어요. 문을 열자 반사망원경과 굴절망원경, 반사굴절망원경을 갖춘 보조관측실이 나타났습니다. 빛이 렌즈를 통과할 때 굴절되는 특성을 이용해 빛을 모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 굴절망원경이라면 거울의 반사 성질을 이용해 빛을 모으게 한 것을 반사망원경이라고 해요.
 
“천문학에서는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을 별이라고 해요. 흔히 별은 밤에만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낮에도 볼 수 있는 별이 있습니다. 바로 태양이죠.” 신 에듀케이터의 설명에 따라 뚜렷하고 안정된 상을 얻을 수 있고 사용하기 쉬운 굴절망원경으로 태양을 관측하기로 했어요. 망원경으로 태양을 볼 때 주의할 점은 맨눈으로 그냥 봐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엄청나게 많은 빛이 동공으로 들어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죠. 망원경에 태양 필터를 끼워 광량을 줄인 다음 관찰해야 합니다. 망원경 대신 선글라스처럼 생긴 태양 관측 안경을 이용해도 돼요. 
천체투영실에서는 천장의 돔 스크린을 통해 가상의 밤하늘을 관찰하고 별자리 찾는 법도 배운다.

천체투영실에서는 천장의 돔 스크린을 통해 가상의 밤하늘을 관찰하고 별자리 찾는 법도 배운다.

 
보조관측실에서 한 층 더 올라가면 주관측실이 나옵니다. 이곳에는 굴절망원경과 600㎜ 구경 반사망원경이 있죠. 신 에듀케이터가 컴퓨터를 조작하자 천장의 둥근 돔이 서서히 열렸습니다. 입력한 좌표에 따라 거대한 망원경이 움직이자 소윤 학생의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나왔죠. 굴절망원경을 통해 본 태양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참 망원경을 들여다보던 소윤 학생은 “태양 하면 떠오르는 흑점 같은 게 보이지 않아서 꼭 계란 노른자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죠. 신 에듀케이터는 “올해는 태양 흑점이 사라지거나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극소기라서 흑점이 별로 관측되지 않아요. 11년 주기로 돌아오는데 흑점이 많을 때는 극대기라고 하죠”라고 설명했어요.
 
태양 관측을 마치고 향한 곳은 천체투영실입니다. 돔 스크린을 통해 가상의 하늘에 펼쳐진 은하수와 별을 볼 수 있는 곳이죠. 우주를 다룬 영상을 보고,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는 별의 일주운동을 관찰하고, 계절별로 잘 보이는 별자리 찾는 법도 배울 수 있어요. 자리를 잡고 눕듯이 기대앉은 소윤 학생에게 신 에듀케이터가 북극성 찾는 법을 알려줬습니다. 
“봄·여름에는 북두칠성, 가을·겨울에는 카시오페이아자리를 길잡이로 활용하면 북극성을 찾기 쉬워요. 북두칠성의 국자 끝을 기준으로 국자 높이의 5배 되는 거리에 북극성이 있죠. 자, 그 반대쪽에 카시오페이아가 의자에 앉은 모습으로 W자를 그리고 있는 것 보이나요? W자의 양쪽 끝을 연장해서 만나는 점과 W자의 가운데 별을 잇고, 그 거리를 5번 반복해 앞으로 가면 북극성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작 뉴턴, 에드윈 허블 등 우주의 모습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 과학자들 사이에 선 문소윤 학생기자.

아이작 뉴턴, 에드윈 허블 등 우주의 모습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 과학자들 사이에 선 문소윤 학생기자.

 
오리온을 비롯한 겨울철 대표 별자리를 몇 개 찾아본 소윤 학생은 우주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코스모스관으로 향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천동설과 지동설, 만유인력의 법칙, 행성의 운동, 우리은하의 구조를 밝혀낸 과학자들이 줄지어 나왔죠. 학자들이 생각한 우주관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알아보는 체험도 있었는데요. 줄을 당기면 앞에 달린 화면에 천동설을 주장한 고대 그리스의 프톨레마이오스, 지동설을 옹호한 갈릴레오 갈릴레이, 만유인력으로 천체 운동을 설명한 아이작 뉴턴 등이 시대순으로 등장합니다. 쟁쟁한 과학자들 끝에 미래의 과학자 자리를 장식하는 건 체험을 시작할 때 찍은 내 모습이었죠. 
 
많은 과학자의 노력으로 밝혀진 우주의 모습은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어요. 허블우주망원경이 찍은 달과 태양계 행성들, 우리은하 안에 있는 성운과 성단, 머나먼 외부은하의 모습을 담은 ‘우주에서 본 우주’ 영상을 통해 짧게나마 우주여행을 하는 기분을 맛봤습니다. 무한하게 펼쳐지는 우주라는 공간 속에서 세상은 어떻게 탄생했고, 우리는 어떻게 생명을 얻었을까요. 신 에듀케이터는 “우주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또 어떤 존재인지 과학적으로 풀어 보자”며 빅히스토리관으로 안내했습니다. 과학을 통해 알아낸 우주의 시작부터 태양계의 탄생, 지구가 만들어져 생명의 터전이 되고, 생명체가 진화해 인류 문명이 발달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138억 년의 시간을 다루는 곳이에요. 그 긴 시간을 1년짜리 달력으로도 볼 수 있죠. 
지구에서 일어난 진화와 멸종을 다룬 코너에선 2만4000여 년 전 멸종한 동굴곰 화석을 살펴볼 수 있다.

지구에서 일어난 진화와 멸종을 다룬 코너에선 2만4000여 년 전 멸종한 동굴곰 화석을 살펴볼 수 있다.

 
우주사부터 지구사, 생명사, 인류사 순으로 이어지는 전시물을 보던 중 지구 상에 있는 생명체들의 공통 조상을 검색해 볼 수 있는 '생명의 나무' 체험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인간과 침팬지의 공통 조상을 찾아보니 원시 유인원인 드리오피테쿠스라고 나오네요. 한참 검색하다 보니 중간중간 빈 부분이 보였습니다. “생명의 나무는 지금까지 지구상에 있었던 모든 생물의 진화 계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 신 에듀케이터는 “빈 부분은 멸종을 의미한다”며 “지구에 일어난 5차례의 대멸종은 자연현상에서 비롯했지만, 현재 6차 대멸종은 인류의 생태계 파괴가 원인”이라고 설명했죠. 이어지는 전시물과 영상을 보며 앞으로 우리가 생명의 터전을 지키고 함께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러닝머신처럼 생긴 기계로 진행하는 '45억 년 지구 걷기' 체험을 하며 지구의 역사를 다시 한번 살펴본 소윤 학생은 마지막으로 달에 섰습니다. 전시관 출구 쪽 바닥에는 크게 달이 그려져 있는데요. 그 위를 걸으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에 간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처럼 발자국을 남길 수 있어요. 발자국을 찍고 앞을 보면 지구가 보이죠.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암스트롱의 말처럼, 우리는 어떤 발자국을 남기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동행취재=문소윤(서울 방일초 6) 학생기자, 사진=송상섭(오픈스튜디오) 
문소윤 소년중앙 학생기자는 아폴로 11호 선장 닐 암스트롱처럼 달 위에 서서 지구를 바라보는 것으로 우주여행을 마무리했다.

문소윤 소년중앙 학생기자는 아폴로 11호 선장 닐 암스트롱처럼 달 위에 서서 지구를 바라보는 것으로 우주여행을 마무리했다.

 
 
학생기자 취재 후기-문소윤(서울 방일초 6) 학생기자
"천장의 돔이 열리며 거대한 관측 망원경으로 본 오렌지빛 태양은 너무 선명해서 비현실적이었어요. 체험 중 달에서 본 지구의 모습은 아름다웠죠. 고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수많은 학자의 탐구와 노력으로 지금 우리가 우주에 대한 지식을 가질 수 있음을 알게 됐어요. 우주의 스케일 안에서, 비록 지구는 작은 구성원이지만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가 느꼈죠. 더 나아가 우리의 지구를 아끼고 잘 보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원우주학교
일반 관람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5시까지 입장 가능)
야간 관측 금~일 오후 7시 30분~9시
*일반 관람 시 태양 관측과 천체투영실 해설, 야간 관측은 온라인 예약 필수
휴관일 매주 월요일, 국가 공휴일
주소 서울 노원구 동일로 205길 13
문의 02-971-6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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