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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자율주행차 직접 타보니… "와! 모니터에 보행자가 뜨네요"

중딩, 대학 가다 ④ 한양대 서울캠퍼스 
“노천극장 보니 빨리 대학 가고 싶어져”
‘중딩, 대학 가다’ 네 번째는 한양대 서울캠퍼스(서울 성동구) 미래자동차공학과입니다. 중학생 8명이 자율주행차를 타보고 교수·연구원들과 미래형 자동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대학 입학팀장으로부터 대학 진학을 위한 중·고교 시절 보내기 요령도 들었습니다. ‘열공상담소’에선 예비 초1들이 초등학교 입학 전에 꼭 익혀야 할 습관들을 정리했습니다. 

“여기 'P'가 붙은 초록색 점들은 뭐예요." 
지난 4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관 앞 주차장. 
정차 중인 자율주행차의 조수석에 올라탄 구남혁(서울 동북중학교 2학년)군이 차 옆에 선 이성진 연구원(28·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박사과정)에게 자동차 안에 설치된 모니터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씨는 "P자는 보행자를 뜻하는 영어 단어(pedestrian)의 첫 글자야. 주변에 있는 사람을 자율주행차의 센서가 포착해 모니터에 보여주는 거지. 앞에 있는 사람이 감지되면 자율주행차가 저절로 속도를 줄이고 멈추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구군은 또래 중학생 7명과 중앙일보 '열려라 공부'를 통해 한양대를 방문했다. 열려라 공부는 중학생들에게 대학 탐방 기회를 제공해 진로·진학 설계를 돕자는 취지로 '중딩, 대학 가다' 프로그램을 수시로 마련하고 있다. 이날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수학·과학 분야에 관심 있는 중학생들이 참여했다.
 
국내에서 자율주행차를 보유한 대학은 한양대·서울대·KAIST 등 세 곳뿐이다. 한양대는 2대, 나머지는 1대씩 갖고 있다. 
방학을 맞은 중학생들이 4일 서울 한양대 서울캠퍼스 미래자동차공학관을 찾아 학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 대학 이성진(왼쪽·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이 자율주행차에 탑승한 중학생들에게 프로그램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방학을 맞은 중학생들이 4일 서울 한양대 서울캠퍼스 미래자동차공학관을 찾아 학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 대학 이성진(왼쪽·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이 자율주행차에 탑승한 중학생들에게 프로그램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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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자율주행차에 타보고선 “신기하다”며 탄성을 연발했다. 임예은(경기도 석우중3)양은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길이 얼어 있거나 눈이 쌓여있는 곳이 많은데 자율주행차가 이를 감지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연구원은 “물론이다. 차 곳곳에 부착된 센서가 운전을 맡은 컴퓨터에 도로 상황을 전달한다. 센서가 감지한 수많은 상황에 대해 자동차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는 프로그램에 의해 달라진다”고 답했다.
 
일례로 ‘도로가 얼어 있을 경우, 서행하라’고 입력된 자동차라면 속도를 줄이며 천천히 움직이고, ‘멈춘 뒤 돌아가라’고 입력됐다면 그대로 따른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자율주행차 프로그램 개발자는 도로 위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예측해 자동차의 적절한 대응을 미리 코딩한다”며 “여러분이 탄 이 차의 프로그램에 사용된 코딩 글자 수가 무려 20억 개”라고 설명했다.
 
설명을 듣던 황준서(서울 동북중2)군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런 상황이라면 자율주행차가 어떻게 움직이겠냐”며 질문을 꺼냈다. 황군은 “가령 자율주행차가 움직이는 도로 위에 갑자기 사람들이 나타났는데, 이들을 피하려면 낭떠러지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만 한다며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황군은 “얼마 전에 신문에서 ‘인공지능 사회’와 관련된 기사를 읽고서 이런 것이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민철 연구원(28)은 “그건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인간이 운전할 때도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딜레마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율주행차는 프로그래머가 입력한 대로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운전자의 평소 운전 패턴을 스스로 학습하고 그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운전하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방식이 각광 받고 있다. 딜레마적 상황에 자율주행차가 내리는 판단은 평소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대학 선우명호 교수(미래자동차공학과)는 자율주행차를 연구하는 미래자동차공학과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선우 교수는 "문명이 발달한 뒤로, 인간의 삶을 가장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발명품이 바로 자동차”라며 “세계 인구 중 12억명이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고 매년 130만 명이 자동차 사고로 사망, 5000만 명이 부상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자동차공학과는 이러한 사망과 부상 위험을 줄이고, 자동차로 인해 인간의 삶을 보다 윤택하고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개발하는 곳”이라 소개했다.
 
선우 교수는 중학생들에게 “미래자동차 분야는 정교한 프로그래밍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탁월한 수학 실력과 치밀한 논리적 사고를 갖춰야 한다.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고 독서로 사고력을 기르면 미래자동차 연구자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 4일 한양대를 방문한 중학생들이 선우명호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로부터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상선 기자

지난 4일 한양대를 방문한 중학생들이 선우명호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로부터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상선 기자

윤수현(서울 대명중2)양은 “얼마 전부터 앱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인 C언어에 대한 책을 읽고 학원도 다녔다”며 “자율주행차를 직접 보고 교수님 설명도 들으니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결심이 섰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들은 국중대 한양대 입학총괄팀장을 만나 한양대 진학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서예린(경기도 석우중3)양은 “평소 수학과 과학을 좋아해 고교에선 이과를 선택하려 한다. 자율주행차에 관심이 많은데 미래자동차공학과에 들어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국 팀장은 “미래자동차공학과는 한양대의 자연계 학과 중 입학 성적이 가장 높다. 수능 성적 기준으로 보면 전국 상위 1.34% 이내 학생이 합격한다”고 답했다. 이 말에 학생들이 “하아”하고 탄식하자 국 팀장은 “수능 점수로 합격하는 정시 모집 인원이 30%, 학생부종합전형 등 수시모집으로 합격하는 인원이 70%이니 수시전형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조언했다. 
 
국 팀장은 “우리 대학 수시전형에선 학교 활동에 소극적인 내신 성적 1등급보다는 창의적이며 학교 생활에 적극적인 2~3등급을 선호한다”며 “고등학교에 가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발표도 많이 하고, 친구들과 모둠 활동에도 협력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그런 내용이 학교생활기록부에 반영돼 입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알려줬다. 또 중 3학생들에겐 "올 3월 입학할 고교가 정해지면 미리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동아리나 교내대회, 방과후 활동 등을 검색해보고 고교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세워보라”고 권했다.
 
중학생들은 이 대학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재학생 김수현(성악과3), 이석준(정책학과3)씨 안내를 받아 한양대를 두루 구경했다. 오승진(서울 대명중2)군은 “방학 중인데도 대학생들이 학교에 엄청 많다”고 신기해하자 김씨는 “여름·겨울방학엔 ‘계절학기’가 개설되는데, 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학기 중과 마찬가지로 매일 학교에 나와 공부한다”고 답했다. 또 “미래자동차공학과 학생들은 방학마다 6일씩 자동차 분해 실습을 하는데, 자동차의 겉과 내부 구조를 속속들이 공부하는 시간이라 학기 중보다 더 바쁘다"고도 설명해줬다.
 
중학생들은 이 대학 노천극장에도 관심을 보였다. 8000석 규모로 학교 축제 등 교내외 행사와 공연이 열리는 곳이다. 이석준씨가 “유명 연예인 콘서트나 오페라 ‘토스카’ 같은 대규모 공연이 열리면 좌석은 물론 주변 길까지 사람으로 꽉 찬다”고 설명했다. 김수민(경기도 석우중3)양은 “이곳에서 멋진 공연이 열린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대학생들이 노천극장에서 자유롭게 앉아 책을 읽고 친구들과 수다도 떠는 모습이 더욱 인상적”이라며 “여유롭고 낭만적인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부럽고, 하루빨리 대학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중딩, 대학가다'에 참여해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에 방문한 중학생들이 자율주행차 탑승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중딩, 대학가다'에 참여해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에 방문한 중학생들이 자율주행차 탑승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날 오전 10시부터 3시간가량 한양대를 둘러본 중학생들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신지현(경기도 석우중3)양은 “집에서 한양대까지 오는 데 1시간 30분 넘게 걸렸다. 오느라 힘들었지만, 자율주행차도 타보고 입시 상담까지 받아 전혀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곧 고등학생이 되는데, 오늘 경험을 밑거름 삼아 후회없는 3년을 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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