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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칼둔은 아부다비 왕실 금고지기, … 1100조 펀드로 세계경제 주물러

다음 주 방한 예정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42)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난해 12월 9~12일 UAE 특사 방문과 관련한 의혹을 풀어줄까? 청와대측은 지난해 12월 31일 임 실장 관련 의혹을 거론하며 “각종 의혹은 1월 UAE 왕세제의 측근인 칼둔 청장의 방한 이후 분명히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칼둔이 임 실장 관련 의혹을 풀어줄 수 있을지는 그의 위상과 역할을 살펴보면 짐작할 수 있다.
 
칼둔은 UAE를 이루는 7개 토후국 중 핵심인 아부다비의 ‘실력자’다. 인재풀이 적은 아부다비의 특성상 공직과 다양한 공기업 임원을 동시에 맡고 있는 고위공직자이자 기업인이다.
 
칼둔은 공직으론 아부다비 통치기구인 아부다비 행정위원회(Executive Council of Abu Dhabi)의 위원을 맡고 있다. 이 위원회는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위원장이 아부다비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반 자이드 알나하얀(57) 왕세제라는 데서 그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아부다비 정부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칼둔은 아부다비의 행정청장(Chairman of the Executive Affairs Authorite)도 맡고 있다. 군주제의 특성상 무함마드 왕세제를 비롯한 왕실의 두터운 신임을 맡고 있다는 증거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그를 ‘중동의 실력 있는 비왕족’ 명단에 포함했다. 정부 경영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현대판 ‘재상’인 셈이다.
 
아랍에미리트

아랍에미리트

주목할 점은 그가 아부다비의 국영 투자공사인 무바달라 개발의 이사이자 최고경영자(CEO)라는 사실이다. 2002년 10월 설립된 무바달라는 2017년 기준 총자산이 1266억 달러(약 134조 2200억원)에 이르는 메가급 투자회사다. 군주제 국가의 성격상 이 회사는 아부다비 왕실 금고나 다름없다. 이 회사 이사회 의장을 무함마드 왕세제. 부의장을 그의 동복동생인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48)이 맡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회사의 CEO를 맡고 있는 칼둔은 왕실의 두터운 신임 속에 왕실 금고지기를 맡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는 반도체, 전자 등 전 세계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큰손 기관 투자가다.
 
칼둔은 이미 10년 전인 2008년 9월 뉴욕타임스로부터 “UAE 비왕족 출신 중에서 왕실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당시 무함마드 왕세제의 동복동생인 만수르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 맨체스터시티FC를 구입해 구단주가 되면서 칼둔은 이 축구팀의 회장을 맡았다. 칼둔은 만수르의 개인 투자회사인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ADUG)의 이사도 맡고 있다.
 
칼둔은 산업계와 아부다비·UAE 정부에서 쌓은 풍부한 실무경험 덕분에 고도의 전략적 리더십을 갖추고 모하마드 왕세제를 정책적으로 보좌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칼둔이 UAE 원자력공사(ENEC)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것도 그 때문으로 보인다. ENEC은 아부다비 석유공사(ADNOC)와 더불어 UAE의 에너지를 책임진다. 향후 이 나라 전체 에너지의 25%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칼둔은 아부다비 경제개발위원장, 아부다비 교육위원 같은 공직에 퍼스트걸프은행, 알다르 부동산 같은 아부다비 공기업, 그리고 무바달라 등이 투자한 페라리의 이사도 맡고 있다. 경제학과 금융을 전공하며 미국 터프츠대를 마치고 부동산과 건설업계 근무하다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 영업이사로 발탁됐다. 부친 칼리파는 프랑스 주재 대사를 지냈는데 1984년 팔레스타인 과격단체인 아부니달 그룹에 피살됐다. 고위 공직자 유자녀이고 테러 희생자 가족인 셈이다.
 
UAE를 구성하는 7개의 토후국 중 아부다비는 두바이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졌다. 하지만 사실은 화려한 두바이보다 내실 있는 아부다비가 아랍에미리트를 이끌고 있다. 1976년 설립된 아부다비투자청(ADIA)은 파이낸셜 타임스(FT) 추정 약 9000억 달러(8750억 달러~1조 달러로 추정액이 다양하다)의 국부펀드를 운영하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다. 석유로 번 돈을 투자해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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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고도 기술국가로 도약하는 꿈을 꾸어왔다. 아부다비의 에미르이자 UAE의 대통령인 2004년 즉위 이래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첨단기술 확보에 필사적이었다. 그 핵심은 칼둔이 CEO로 있는 아부다비 투자회사 무바달라다. FT 보도에 따르면 무바달라는 지난해 세계적인 원전 건설사인 GE와 공동으로 아부다비에 80억 달러 규모의 합작법인을 세웠다. 칼리파가 한국과 손잡고 원전을 건설하는 것은 ‘원전 기술 확보와 에너지 산업 진흥, 청정 도시 건설’이라는 큰 그림의 일부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원전 도입의 최종 목표는 결국 아부다비의 미래 기술국가 도약이라는 이야기다. 아부다비의 꿈은 크고 구체적이다.
 
아부다비는 그린과 에너지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고부가 하이테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심지어 우주항공 분야에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다. 무바달라는 이미 에어버스 여객기를 만드는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와 계약을 맺고 일부 항공기 부품을 아부다비에서 제조하는 계약을 맺었다. 아부다비에서 현지 젊은 기술자들의 손으로 항공기 부품을 개발하고 제조하겠다는 의지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와 스위스 항공업체들에 대한 지분도 투자해왔다. 아부다비는 심지어 반도체 분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바달라는 설립 목적부터 독특하다. 벤처 투자, 인수합병 등을 통해 아부다비 경제를 다양화하는 것을 돕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아부다비가 앞으로 어떤 나라로 가려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최첨단 기술을 확보해 단숨에 고부가 하이테크 산업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꿈이다. 이런 꿈을 이루는 거대한 작업의 실무를 맡은 인물이 칼둔이다. 칼둔이 한국에서 어떤 말과 행동을 보일지 궁금해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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