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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기획] 잊을만하면 터졌던 '타워크레인' 참사 끊으려면

지난해 12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의 한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붕괴 사고 당시 현장모습. [중앙포토]

지난해 12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의 한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붕괴 사고 당시 현장모습. [중앙포토]

지난 한해만 전국 곳곳에서 8건의 대형 크레인 사고가 발생했다. 85m 높이의 타워크레인 중간지점이 갑자기 부러지거나, 이동식 크레인의 팔 역할을 하는 지브(jib)가 무너지기도 했다. 8건의 사고로 모두 20명이 숨졌다. 사망자에는 건설현장 근로자가 아닌 평범한 일반 시민 한 명도 포함됐다.
 
이 사이 크레인은 ‘하늘 위 흉기’로 불렸다. 지난해 사고 8건 가운데 6건이 기둥을 바닥에 고정해 세우는 타워크레인에서 발생했다. 사정이 이렇자 정부는 같은 해 11월 1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종합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후에도 용인·평택에서 2건의 타워크레인 사고가 더 터졌다. 건설현장 등을 중심으로 정부가 보다 촘촘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근로자 450여명은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지난 2일부터 집단휴업에 들어갔다. 휴업 기간은 일요일인 7일까지다.  
 
중국산 중고 타워크레인이 건설현장에서 많이 사용된다는데.
중국산 타워크레인의 수입물량은 증가추세다. 2014년 한 해 전체 수입 크레인 95대 중 중국산은 36대(37.9%)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는 전체 수입물량 1059대 가운데 중국산이 689대(65.1%)를 차지했다. 국토교통부 건설기계 등록 통계상 ‘중고’를 별도로 파악하지 않고 있지만, 건설현장 근로자 등에 따르면 상당수가 중고로 알려져 있다. 타워크레인 새제품을 구매하려면 최소 5억원 이상이 든다. 이익을 내려면 7~8년은 건설현장에 임대해야 한다. 이 때문에 50% 이상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중고 크레인을 수입하는 실정이다. 
 
저가 중고 타워크레인, 뭐가 문제인가.
중고 타워크레인을 수입한 뒤 등록할 때 제품 내부의 결함 등을 확인하려 ‘비파괴검사(非破壞檢査)’를 실시한다. 지난해 7월부터 의무화됐다. 하지만 연식을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이뤄진다. 그동안 수입 크레인의 경우 연식을 얼마든지 속여 등록하는 게 가능했다. 신고자가 수입사실증명서류 상 생산연도를 허위로 기재해도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를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는 3월부터 신고자는 등록 때 제작사 인증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연식을 속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고 중고 타워크레인을 5년·10년·15년 이상으로 구분, 수입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 하중 테스트, 구조결함 여부 확인 등도 포함해야 한다. 타워크레인 상태를 A·B·C·D 4단계로 나눠 관리하는 등급제 검토도 필요하다.
타워크레인 구조 및 상승작업 절차 [자료 고용부]

타워크레인 구조 및 상승작업 절차 [자료 고용부]

 
부실한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근로자 양성교육 보완됐나.
최근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관련 사고 중 설치·해체작업 때 발생한 게 67%다. 현재 36시간 교육 중 현장실습 교육은 6시간에 불과하다. 이르면 3월 안에 교육시간이 144시간(실습 108시간)으로 대폭 늘어난다. 하지만 교육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 현실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설치·해체작업과 관련해 십년 이상의 실전 경험을 지닌 강사가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는 게 건설 현장의 의견이다. 특히 설치·해체 전문자격제도도 계획대로 도입돼야 한다. 당초 지난해 6월부터 추진하기로 했다가 42억원의 예산이 삭감되면서 불투명해진 바 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평택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팔 역할을 하는 지브(jib)가 꺾이면서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크레인은 정기검사를 합격했다. [중앙포토]

지난해 12월 경기도 평택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팔 역할을 하는 지브(jib)가 꺾이면서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크레인은 정기검사를 합격했다. [중앙포토]

 
검사업체의 신뢰성 문제는.
타워크레인 정기검사는 국토부가 위탁한 6개 전문 검사기관이 맡고 있다. 이중 한국승강기안전공단만 공공기관이고 나머지 5곳은 민간이다. 소신 있게 검사하는 곳도 있겠지만, 검사기관이 의뢰자인 타워크레인 임대업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한다. 깐깐한 검사기관에 8~10만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검사를 맡길 업체가 없다는 거다. 1.7%대 불합격률의 민간 전문 검사기관도 있다. 정부는 뒤늦게 부실검사 기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검사를 5개 민간기관에 위탁하는 것은 이번에도 유지됐다. 공공기관이 정기검사를 맡아 공신력을 높여야 한다. 민간기관 중 신뢰도가 높은 (재)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을 공공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15년 이상 타워크레인의 비파괴검사를 의무화했는데.
국내 등록된 타워크레인 6074대(지난해 9월 기준) 중 15년 이상 된 장비는 5%도 안 되는 286대 뿐(원칙적 사용제한인 20년 이상 1268대 제외)이다. 비파괴검사 의무대상을 사고위험이 높은 10년 이상~15년 미만 장비로까지 확대해야 한다. 1141대, 전체의 18.8%다. 그렇다고 비파괴검사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비파괴검사는 크레인 구조물의 내부 결함을 초음파로 탐지하는 방법과 구조물 표면의 결함을 금속가루로 찾는 방법 등을 위주로 진행한다. 이것만으로 타워크레인의 노후화를 온전하게 확인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의무검사에 따른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구조계산 프로그램(SAP2000) 사용도 필요하다.  
<그림1> 자분탐상검사는 금속가루를 검사체의 표면에 묻힌 뒤 자력을 주는 방법이다. 결함에 자력이 영향을 받아 표면의 금속가루가 부푼다. <그림2>초음파탐상검사는 금속내부의 결함을 확인하는데 주로 쓰인다. 검사체에 쏜 초음파가 결함 부분을 만났을 때 영향받는 것을 이용했다. [자료 EBS]

<그림1> 자분탐상검사는 금속가루를 검사체의 표면에 묻힌 뒤 자력을 주는 방법이다. 결함에 자력이 영향을 받아 표면의 금속가루가 부푼다. <그림2>초음파탐상검사는 금속내부의 결함을 확인하는데 주로 쓰인다. 검사체에 쏜 초음파가 결함 부분을 만났을 때 영향받는 것을 이용했다. [자료 EBS]

타워크레인 임대차 개념도. [자료 고용부]

타워크레인 임대차 개념도. [자료 고용부]

 
‘위험의 외주화’ 문제는.
우선 복잡한 타워크레인의 임대·임차 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타워크레인 임대업체는 건설현장의 ‘원도급자(원청사)’와 계약을 맺고 장비를 공급한다. 조종사, 설치·해체인력 등은 타워크레인 임대업체의 하도급(하청)으로 충당한다. 이렇게 장비·인력을 확보한 건설현장의 원도급자는 다시 자신이 계약 맺은, 실제 공사를 하는 ‘하도급자(하청사)’에게 공급한다. 건설현장의 원도급자가 타워크레인과 관련한 직접적인 계약 당사자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장비·인력을 부리는 것은 이처럼 하도급자다. (※개념도 참조) 이에 원도급자는 타워크레인 설치작업과 사용 후 해체작업 과정에서 안전관리에 소홀하게 된다. 또 5명 내외의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팀들은 전국의 건설현장을 돌아다니며 속도전을 통한 작업을 하게 되는데, 여전히 새로운 기종에 대한 충분한 교육 없이 고공으로 내몰리는 현실이다.
 
[자료·도움말 :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시민안전센터, 한국안전관리사협회, 전국타워크레인 설치·해체 노조, 전국건설노조]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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