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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버스 7500대 장악한 ‘디지털 박선달’

                박성조 글랜스TV 대표

박성조 글랜스TV 대표

박성조(44·사진) 글랜스TV 대표는 ‘봉이 박선달’로 불린다. 쌓여있던 아날로그 방송 프로그램을 디지털 콘텐트로 가공해 의외의 판로를 개척한다고 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다.
 
서울 전역의 7500개 버스가 대표적이다. 버스마다 붙어있는 TV에 글랜스TV는 올 6월부터 방송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버스 TV 편성권을 보유한 얍TV와 콘텐트 공급 계약을 해결한 것이다. 그동안 광고만 내보냈던 버스 TV에 정보와 여행·예능 등의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제주항공·레드불·현대자동차 등의 협업으로 만든 ‘브랜디드 콘텐트(Branded Contents)’다.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광고로 인식하지 않고 정보를 담은 방송 프로그램으로 인지하게끔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브랜드와 소비자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디지털 영상 콘텐트와의 인연은 2003년 시작됐다. 당시 한 케이블 방송국에서 근무하던 그는 디지털 기술 기반의 TV 사업이 태동하는 것을 지켜봤다. 방송국의 방송 프로그램들이 모두 아날로그 테이프에 저장돼 있던 때였다. “디지털 콘텐트에 대한 수요는 많은데 방송국들이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30분 테이프 하나를 변환하는 데 당시 60만원이란 큰 비용이 들었거든요.”
 
가능성을 확신하고 디지털 콘텐트 배급 사업을 시작했다.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사에 쌓여있던 아날로그 프로그램을 디지털로 전환해 포털, IPTV 및 공공·교육 시장에 유통했다. 지금까지 그가 유통한 방송 프로그램은 약 20여 만편. 그는 “문화센터나 도서관 같은 곳이 의외로 디지털 영상 콘텐트 수요가 많은데 이를 아는 이가 드물었다”고 그는 돌아봤다.
 
급변하는 콘텐트 유통 질서 속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하는 일. 박 대표는 이후로도 꾸준히 이런 한 우물을 팠다. 멀티콘텐트네트워크(MCN)를 표방하는 글랜스TV에서도 마찬가지다. MCN은 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를 위해 기획·제작·마케팅 등의 업무를 맡아주는, 일종의 기획사다.
 
글랜스TV는 앞으로 창작자 중심의 MCN이 아닌 채널 중심의 MCN으로 사업의 판을 키워볼 계획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TV 방송국이 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미 서울버스 TV를 통해 650만명의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 만큼 미디어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며 “온라인 포털 사이트와 방송·신문·잡지 등과 협력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건 매체의 철학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동영상으로 쉽게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자극적인 콘텐트를 올리거나 성형·대출 광고 등을 계속 내보내면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겠죠.” 하지만 그는 “서울시 버스 이용객 수를 고려하면 웬만한 방송 채널 못지않은 사명감으로 콘텐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미디어와 손잡고 시청자들에게는 유익하고 광고주에겐 효과가 있는 채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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