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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Mr. 밀리터리] 새해 북한의 핵위협·평화공세 두 가지 시나리오

2017년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한 해였다. 북한은 태평양전쟁 때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 리틀보이의 16배나 센 수소탄을 실험했고,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도 성공했다. 유엔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억제하기 위한 각종 제재조치를 내놨지만 먹히지 않았다. 2018년의 한반도 안보 판도는 어떻게 바뀔까.
 

내년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둘러싼 한반도 긴장이 극대화될 조짐이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 생산에 들어갔고, 내년 초엔 1차적으로 10발 내외의 핵무기를 갖게 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과 일본을 사정권에 넣는 노동미사일 등에 핵탄두를 장착해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ICBM도 곧이어 완성할 가능성이 크다. 한·일에 이어 미국까지 북한의 핵 위협을 받는 상황이 된다. 북한의 핵무장 의지와 이를 차단하려는 국제사회 사이의 물리적 갈등이 불가피해진다는 것이다. 세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18 정세 전망-한국 외교·안보·통일 핫이슈 20’을 기초로 한반도를 둘러싼 새해의 안보 정세를 전망해 본다.
 
[그래픽= 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 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북한이 실시한 수소탄 핵실험(9월 3일)과 세 차례의 ICBM 발사 성공(11월 29일)이 북한의 전략적인 위치를 크게 올려놨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세 번째 ICBM을 발사한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강국 위업’이 달성됐다고 선포했다. 북한이 발사에 성공한 ICBM인 화성-14형은 사거리가 1만3000㎞로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의 행동은 이러한 핵·미사일 능력을 토대로 두 가지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첫째는 내년 1월 1일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평화공세를 펴는 것이다. 북한이 심각한 국제적 고립과 경제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한·미가 연합훈련을 중단하면 북한도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을 발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한 쌍중단에 해당한다. 북한이 이 같은 평화공세로 나오면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한·미와 중·러 사이에 균열이 발생할 전망이다. 그 이유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으면 2020년에는 핵무기를 50개 이상 보유할 수 있어 한·미가 쌍중단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연합훈련 중단은 한·미 간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 버웰 벨 전 주한 미군사령관 등 역대 사령관들이 지난 26일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군사훈련 축소를 북한과의 협상 수단으로 삼을 경우 한·미 동맹을 파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의 동조로 연합훈련 축소가 아니라 중단까지 가면 미국이 한국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이 평화공세를 펴면 한국 내에서는 보수와 진보 사이에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협상을 거부하면서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다. 북한의 세 번째 ICBM 시험발사 이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은 11월 말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의회 대표단에게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북한은 늦어도 북한 정권 수립일(9월 9일) 이전에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해 태평양 상공에서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이 말했다. 북한 입장에선 이 7차 핵실험이 일종의 ‘축포’가 된다. 정 실장은 “북한은 핵과 미사일과 관련해 공언해 온 것을 실행에 옮기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7차 핵실험에서 북한이 수소탄을 태평양 상공 100㎞ 고도에서 터뜨리면 태평양 도서 주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또한 전자기파(EMP) 공격능력을 시현하기 위해 고도 500∼1000㎞ 우주에서 폭발시켜도 인접한 인공위성이 파괴되거나 비행 중인 여객기들이 추락할 수도 있다. 북한이 서해안 남포에서 건조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용 신형 잠수함도 내년 완공돼 미국의 억제력을 약화시킬 전망이다.
 
이런 북한의 행동에 대한 미국의 군사조치 실시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미 정부뿐 아니라 의회에서도 대북 군사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한반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고, 미 상원 군사위 소속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북한이 핵탄두로 미국을 공격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인정할 수 없고 선제공격이 최후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미 본토를 타격하는 능력을 갖추기 전에 북한을 선제공격해 이를 무력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우선 사전 단계로 북한에 대한 해상 차단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고서는 보고 있다.
 
보고서가 추정하는 미국의 대북 군사작전은 국지 정밀타격이다. 북한의 ICBM을 원포인트로 파괴하거나 핵과 미사일 시설과 능력을 짧은 시간 안에 다중병행타격 방식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북한은 자생적으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갖춰 다시 복원할 수 있고, 타격 범위가 커지면 전면전으로 비화할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이 북한 정권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벌일 경우엔 북한이 마지막 수단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따라서 미국의 군사조치는 어느 경우든 쉽지 않다. 또 아직은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도 26%만이 선제공격을 지지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정치적 부담도 있다. 김정은을 암살하거나 체포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지만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전면전으로 확전될 위험성이 있어 최종적인 수단으로 미국이 고려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서 선제공격 부분을 작성한 이상현 세종연 연구기획본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듯이 한국의 동의 없이 미국의 독자적인 북폭은 한·미 동맹의 파열음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하면 처음엔 미국을 비난할 수 있지만 곧바로 전투 상황으로 모든 관심이 전환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북한의 보복공격에 따른 피해와 한·미군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시간을 보내면 내년부턴 핵무장한 북한에 대처해야 하는 더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에서 독자적인 핵무장 여론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정 실장의 분석이다.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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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