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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1250원짜리 국내 첫 '하늘열차' 대구 모노레일

머리 위로 열차가 쓱 지나간다. 잠시 뒤 빌딩 숲 사이로 사라진다. 대구를 처음 찾은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허공을 달리는 열차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모노레일(monorail) 방식으로 대구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도시철도 3호선이다. 국내 최초의 '모노레일' 대중교통이다. 1·2호선이 지하를 오가는 열차라면, 3호선은 공중 14m에 설치된 레일 위를 달린다. 도시철도 3호선이 '하늘열차'로 불리는 이유다.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지난 21일 오후 대구시 남구 도시철도 3호선 역사인 명덕역. 길이 15.1m짜리 노란 색깔의 모노레일 3량(1량에 좌석 30여석)이 역사로 진입했다. 열차는 출·퇴근 시간이 아니라 다소 한산했다. 좌석 대부분이 비어 있었다. 하지만 열차 제일 앞칸엔 사람들로 북적였다. "왜 맨 앞칸 쪽에 사람들이 몰리냐?"고 역무원에게 묻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도시철도 3호선의 '풍경 감상' 포인트라는 소문이 나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열차가 '스르륵' 출발하자, 맨 앞칸에 탄 기자의 눈앞에 도심 빌딩 숲이 펼쳐졌다. 순간순간 빌딩 숲을 열차가 스치듯 지나가면 마치 롤러코스터 맨 앞자리에 앉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선로 아래에 차량과 사람들이 지나가고, 높이가 낮은 상가 건물 옥상을 열차가 스치듯 지나갔다.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맨 앞 열차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던 이혜영(65)씨는 "울산 동구 방어진에서 대구 도심 명소를 둘러보기 위해 찾았다"며 "호주 시드니에 있는 모노레일도 타봤지만, 교통카드 기준으로 1250원(성인 1인)만 내면 되는 우리나라 대중교통이 이런 재미를 주는 경험은 새롭다"고 말했다. 손희석(33)씨는 "도시철도 3호선 수성시장역과 수성구민운동장역 사이를 지나갈 때 90도 이상 코너를 열차가 쓱 하고 돌아간다. 그땐 15초 정도 순간 공중에 붕 뜬 느낌이 들어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아찔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2015년 4월 개통해 내년 개통 3주년을 맞는 도시철도 3호선은 앉아서 도착 장소까지 지루하게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단순 교통수단에서 탈피했다. 대구를 대표하는 하나의 관광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도시철도 3호선.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캐릭터 열차가 3호선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7월부터 3호선에는 국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열차 한 대가 다닌다. 인기 만화 캐릭터인 '터닝메카드', '소피루비', '헬로카봇' 등으로 내·외부를 치장한 열차다. 이른바 '로봇 열차'다. 로봇 열차는 평일 14회, 주말 20회 대구 도심 남북을 횡단한다. 머리 위를 오가는 로봇 열차에 시선을 빼앗긴 아이들은 부모를 졸라서라도 한 번쯤 열차를 타본다. 성인기(48) 대구도시철도공사 3역무지원부 팀장은 "주말이면 열차 안은 부모 손을 잡은 아이들이 유독 많이 보인다. 일부러 로봇 열차를 타려고 열차가 무슨 역을 언제 지나가는 시간을 묻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도시철도 3호선.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 매대 조감도. 모노레일 형상을 본떴다.  [사진 대구시]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 매대 조감도. 모노레일 형상을 본떴다. [사진 대구시]

테마열차도 있다. 1월 해맞이 기간에 해가 뜨는 그림으로 열차 전체를 치장한 해맞이 열차,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을 전후해선 산타와 루돌프 그림으로 치장한 크리스마스 열차가 도심 하늘 위를 오간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테마로 한 열차도 지난 23일부터 대구 도심 남북을 횡단 중이다.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 도시철도3호선. [중앙포토]

대구 도시철도3호선. [중앙포토]

2018년 소망 메시지를 적는 공간으로 꾸며진 테마열차도 지난 23일부터 다닌다. 박경헌(51) 대구도시철도공사 홍보실 부장은 "타고 있는 것 자체에 이색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에 열차 안에서 소개팅, 결혼식 같은 이벤트를 열기 위해 35만원을 내고 열차를 빌려 쓰는 사람들까지 있다"고 전했다. 
 
도시철도 3호선 신남역에는 국내에서 길이가 가장 긴 57m짜리 에스컬레이터도 있다.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열차에 타고 단순히 풍경 정도를 감상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3호선 노선을 따라가다 보면 서문시장·수성못·김광석 길 등 대구 도심 명소에 모두 닿을 수 있다.  3호선은 대구 북구 동호동에서 수성구 범물동까지 23.95㎞ 거리에 모두 30곳의 역사가 있다. 
 
홍승활 대구도시철도 사장은 "올해 들어 1월부터 11월까지 도시철도 3호선을 탄 이용객은 2476만7674명으로, 이 중 일부는 이동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기기 위해 탄 것으로 추정한다"며 "1인당 1250원, 대중교통으로 즐길 수 있는 이색 공간이다 보니 해를 거듭할수록 3호선 이용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단순한 대중교통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로 꾸며지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모습.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다음은 '하늘열차'로 닿을 수 있는 대구 주요 도심 명소들이다.  
▶서문시장
서문시장역에 인접한 서문시장은 대구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다. 조선시대에도 평양·강경시장과 함께 전국 3대 시장 중 한 곳으로 꼽혔던 곳이다. 섬유 관련 품목이 주를 이루는 서문 시장엔 5000여 개의 점포가 있다. 먹을거리가 많아 ‘먹거리 천국’으로도 불린다. 지난해 11월 일어난 대형화재 사고로 중단됐던 야시장 운영도 재개됐다.
 
서문시장. [사진 대구시]

서문시장. [사진 대구시]

▶달성공원  
“달성공원이나 대구향토역사관으로 가실 분들은 오른쪽 문으로 내리시면 됩니데이~.” 달성공원역 안내방송은 다른 역과는 달리 구수한 사투리로 승객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달성공원은  대구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공원이다. 사적지와 동물원이 있어 아동·청소년의 산 교육장으로 이용된다.
 
달성공원 [사진 대구시]

달성공원 [사진 대구시]

▶근대문화골목  
대구는 6·25전쟁 당시 다른 지역보다 피해가 작아 근대 건축물을 비교적 온전하게 보전하고 있다. 신남역에서 내려 5~10분만 걸으면 이상화 시인 고택부터 계산성당, 3·1만세운동길, 약령시, 옛 제일교회, 청라언덕, 진골목 등 100여 년 전 대구 모습을 간직한 근대문화골목을 만날 수 있다.
 
대구 중구의 김광석 길. 백경서 기자

대구 중구의 김광석 길. 백경서 기자

▶김광석길  
대봉교역에서 하차한 후 북쪽으로 5분가량 걸어가면 김광석길이 나온다. 가수 김광석은 1964년 대구 중구 대봉동에서 태어났다. ‘거리에서’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등 애잔하면서도 서정적인 가사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사후에도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김광석길엔 김광석을 그리워하는 조형물과 벽화가 가득하다.
 
금호강 하중도 전경. 백경서 기자

금호강 하중도 전경. 백경서 기자

▶하중도
공단역에서 팔달역으로 넘어가는 모노레일은 금호강을 건넌다. 바로 아래에 위치한 22만여㎡ 크기의 섬이 바로 하중도다. 지난 8일 개방된 후 닷새간 무려 2만여 명의 방문객이 몰려들 어 대구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봄에는 유채꽃, 청보리가 섬을 가득 채우고 가을엔 코스모스가 만개한다.
 
▶어린이회관
어린이회관역에서 내리면 1977년 ‘100만인 모금걷기 운동’으로 만들어진 어린이회관에 갈 수 있다. 범어공원의 울창한 숲속에 자리 잡은 회관은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갖췄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연학습장이다.
 
대구 수성못. [사진 대구 수성구]

대구 수성못. [사진 대구 수성구]

▶수성못  
수성못은 대구를 대표하는 호수공원이다. 수성못역에서 남서쪽으로 450여m 떨어진 곳에 있다. 수성못은 1925년 일제강점기에 농업용수 공급용으로 조성된 인공 못이었다. 지금은 수변 휴식공간으로 거듭났다. 연못을 따라 조명이 설치돼 있어 밤에는 화려한 야경을 자랑한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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