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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소설 바람 거셌던 한 해, 페미니즘도 뜨거운 이슈…1인 출판, 독립서점 약진

중앙일보·교보문고 선정 '2017 올해의 책 10'
 
중앙일보·교보문고 선정 ‘2017 올해의 책 10’.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중앙일보·교보문고 선정 ‘2017 올해의 책 10’.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올해의 책’ 10권을 꼽았다. 교보문고와 중앙일보가 연말이면 벌이는 송년 잔치이자 해넘이 의례다. 올해도 책 10권에서 지난 1년의 우리가 읽힌다. 여전히 책은 세상을 읽는 창이다.
 
2017년은 한마디로 ‘소설의 해’라 정의할 수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소설 분야가 올해 판매 권수 점유율 10.1%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2015년과 2016년 모두 중고학습서가 1위를 차지했었다. 화제가 된 소설이 여러 권 있었는데 김애란의 소설집 『바깥은 여름』 한 권만 선정했다. 교보문고 북마스터·구매마스터가 참여한 1차 투표에서 모두 4표를 받아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바깥은 여름』은 상복 많은 책이기도 하다. 이상문학상 수상작 ‘침묵의 모래’, 젊은작가상 수상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를 포함한 소설집이 동인문학상까지 거머쥐었다. 아울러 ‘올해의 책’에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이승우의 『모르는 사람들』, 손보미의 『디어 랄프 로렌』도 평가가 좋았다. 발간 전부터 화제를 모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가 제외된 것은 의외였다.
 
과학 분야에서 『랩걸』이 선정된 것은 의미가 깊다. 과학서적이지만 페미니즘 서적으로도 구분할 수 있어서이다. 『랩걸』은 식물에 비춰 세상을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여성 과학자가 겪은 차별사례가 어울리면서 페미니즘 서적으로도 해석됐다. 교보문고 박정남 구매팀 과장은 “근래에 읽는 가장 근사한 자서전”이라고 소개했다.
 
2017년만큼 출판계에서 페미니즘 열풍이 거셌던 해도 없었다. 지난 8월 『남자들은 나를 자꾸 가르치려 든다』의 리베카 솔닛이 방한하기도 했거니와 시장 반응도 뜨거웠다. 페미니즘 관련 서적은 해마다 평균 30종 정도 출간됐으나 올해는 78종이나 나왔다.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2.1배 높았다.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여성작가 7명이 쓴 『현남 오빠에게』, 강화길의 『다른 사람』 등 한국 소설이 페미니즘 시장을 주도했다.
 
인문 서적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꾸준했다. 올해 판매 권수는 소설 분야가 1위였으나 판매액은 인문 분야가 1위였다. 인문 분야는 지난해에도 판매액 1위였다. 인문 분야에서 2권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는데, 두 책의 지은이 모두 전문 작가가 아니다. 『라틴어 수업』은 바티칸 대법원 소속 신부가,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고려대 보건과학대 교수가 썼다. 신부와 의사가 올해 인문 서적을 이끈 두 주인공인 셈이다. 전문서적의 대중화 경향이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남 통영의 출판사 겸 서점 ‘남해의봄날’이 출간한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이 ‘올해의 책’에 선정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1인 출판과 독립 서점은 올해 출판계의 주요 키워드였다. ‘올해의 책’에서 아쉽게 빠진 두 권이라면 『힐빌리의 노래』와 『우아함의 기술』이다. 『힐빌리의 노래』는 에세이 분야에서, 『우아함의 기술』은 인문 분야에서 간발의 차이로 밀렸다.
 
● 어떻게 선정했나 =‘2017 올해의 책’은 중앙일보 출판·문학팀 기자들과 76명의 교보문고 북마스터·구매마스터가 선정했다.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출간된 도서 중에서 교보문고가 판매 부수와 독자 반응 등을 종합해 후보작 61권을 추렸고, 중앙일보와 토론을 통해 10권을 골랐다. 모두 19개 분야의 서적 중에서 인문·에세이 분야가 2권씩, 과학·자기계발·경제경영·아동·소설·시 분야가 1권씩 뽑혔다. 주요 선정기준은 콘텐트 완성도와 사회적 영향력이었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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