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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이 대한민국 뿌리이자 법통”…中과 유적지 복원도 합의

문 대통령의 숙소인 충칭시 인터콘티넨탈 호텔 앞에 환영 인파가 모여 있다. 김상선 기자

문 대통령의 숙소인 충칭시 인터콘티넨탈 호텔 앞에 환영 인파가 모여 있다. 김상선 기자

충칭 임시정부 청사 찾은 문재인 대통령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임시정부 수립이 대한민국의 건국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중국 충칭(重慶) 연화지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에서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만나 “임시정부는 우리 대한민국의 뿌리이며 대한민국의 법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면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고 동시에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국 100주년이 되도록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제대로 기념하고 기리지 못했다”며 “100주년 기간에 국내에서도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건립하려 한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첫 충칭 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중국 충칭시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중 산업협력 충칭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중국 충칭시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중 산업협력 충칭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건국절이 언제냐’란 문제는 그동안 보수와 진보진영 사이에서 첨예하게 이견을 보여 온 지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선언했다. 그런 뒤 ‘건국절은 1948년’이라고 기술했던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지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광복절 직전인 지난 8월 2일 발표한 혁신선언문에 “대한민국은 1948년 건국 이래 자유민주진영이 피와 땀으로 일으켜 세우고 지켜온 나라”라는 문구를 넣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문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좌파진영이 1919년 임시정부를 처음 만들었을 때를 건국일로 보는 것은 북한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보수진영이 주장하는 1948년은 이승만 정부가 들어선 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광복 시기에 가장 안타까웠던 일이 임시정부가 대표성을 가진 채 귀국하지 못하고 (김구 선생 등이) 개인 자격으로 귀국했다는 점”이라며 “해방 정국에서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을 이끌지 못했다는 점이 우리로선 한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념사업을 통해서라도 임시정부의 법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전 임시정부 청사에 설치된 백범 김구 선생의 흉상에 헌화한 뒤 한동안 묵념을 이어갔다. 방명록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의 뿌리입니다. 우리의 정신입니다’는 글을 남겼다. 또 김구 선생이 쓰던 ‘주석 판공실’에서는 김구 선생이 사용했던 집기류와 작은 침대를 한동안 어루만지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의 충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칭시 유주빈관에서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오른쪽)와 환담하고 있는 문 대통령.

충칭시 유주빈관에서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오른쪽)와 환담하고 있는 문 대통령.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 내 독립운동 유적지 보존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고 시 주석도 협력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를 방문한 뒤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도 광복군 총사령부 복원사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의 요청에 천 서기는 “충칭 내 한국 독립운동 사적지를 보호하기 위해 연구하고 충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천 서기는 시 주석의 측근이자 중국의 차세대 리더군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중국을 방문한 역대 대통령들은 베이징(北京) 외에 주요 도시 1~2곳을 예외 없이 방문하곤 했다. 92년 9월 중국을 국빈 방문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보존된 상하이(上海)를 찾았고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상하이를 들렀다. 2008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는 칭다오(靑島)와 대지진이 발생한 청두(成都)를 방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해 중국 문화유산의 보고인 시안(西安)을 방문했다.
 
“흔들리지 않는 한·중 관계 구축에 최선”
 문 대통령이 충칭시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둘러보던 중 현지 직원과 셀카를 찍고 있다.

문 대통령이 충칭시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둘러보던 중 현지 직원과 셀카를 찍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엔 충칭시 양강신구에 있는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시찰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여러분은 대한민국과 한·중 경제협력을 대표합니다.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엘란트라 전기차에 대한 설명을 듣던 중 “중국 측이 전기차를 적극 지원하고 있느냐” “전기차 충전시설은 곳곳에 있느냐” 등을 묻기도 했다. 현지에서 채용된 중국인 직원들도 문 대통령에게 환영의 뜻을 표하며 “중국인이 만족하는 차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도 “중국의 자동차 시장을 석권하시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충칭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현지 교민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방중 성과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한·중 양국은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그 합의를 재확인한 뒤 양국 관계의 회복은 물론 새로운 시대를 열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동안 우리 기업들과 교민 여러분이 어려움을 많이 겪어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었다”며 “이제 어려운 시기는 지나가는 것 같다. 앞으로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성숙하고 견고한 한·중 관계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충칭=강태화 기자, 김경희 기자
thkang@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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