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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무력 완성” 틸러슨 “무조건 대화”

미국에서 북한과의 ‘전제 조건 없는 대화(meeting without precondition)’ 제안이 나오고, 김정은은 ‘핵무력 완성’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양측의 입장이 미묘하게 변하면서 한반도 상황이 새 국면을 맞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애틸랜틱 카운슬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우리는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되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냥 만나자. 당신(북한)이 원한다면 우리는 날씨 얘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틸러슨 장관은 특히 “북한이 많은 돈을 투자한 (핵·미사일) 프로그램들을 포기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도 말해 대화가 이뤄지는 시점부터 당장 비핵화 문제를 의제에 포함시키지 않을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그간 미 국무부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을 스스로 보여야 한다”는 것을 일관되게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변화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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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은 12일 군수공업대회 폐막 연설에서 “국가 핵무력 완성의 대업을 이룩했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핵무력을 완성했음을 대회 폐막식에서 직접 공식화한 것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권 수립 70주년이라는 점을 고려해 내년께 핵 무력 완성 선언을 하고, 핵보유국임을 천명할 것으로 판단해왔으나 예상보다 김정은은 ‘핵 시계’를 빨리 돌리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김정은은 내년에 스스로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면서 전략적 지위를 끌어올린 뒤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것 같다”며 “미국은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로 다가오자 이를 막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공을 넘겨받은 북한의 반응이다. 틸러슨 장관이 ‘무조건’으로까지 물러선 데다 김정은 또한 국면전환을 시도할 조짐을 보이는 만큼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올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북한이 대북 적대정책 포기 등을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유지할 경우 상황은 역으로 더욱 꼬일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만약 이번에 대화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온건파인 미 국무부의 입지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북한 정권 붕괴 등 급변 사태를 전제로 하는 미·중 간의 민감한 협의 내용까지 공개하며 북한을 향해 대화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가 휴전선을 넘어가야 한다 해도 반드시 38선 이남으로 복귀하겠다고 중국 측에 약속했다”고 밝혀 미국이 중국과 미 지상군의 동원 문제까지 논의하고 있음을 알렸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일단 북·미 대화 가능성은 커졌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이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미국이 입장을 다시 선회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박유미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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