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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워치] 한반도 위기의 최대 변수 된 트럼프

스테판 해거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UCSD) 석좌교수

스테판 해거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UCSD) 석좌교수

북한이 최근 화성-15형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한반도 리스크의 원인 제공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워싱턴에서 나오는 발언 또한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게 아니라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심각한 정치적 위기, 나아가 헌정사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동북아시아에서 최대의 리스크가 된 것은 아닐까.
 
최근 워싱턴의 고위 관료들은 전쟁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미 동맹의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믿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발언은 수수께끼다. 좌파건 우파건 한국의 대통령들은 정전협정 서명 이래 한반도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강한 억지력으로 막아왔다. 지금 억지력이 작동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트럼프 행정부의 답변을 통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놀랍도록 명료하다. 군사적 충돌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 야기한다는 것이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주 두 번의 주요 인터뷰를 통해 억지력이 김정은에게도 통할 가능성을 부인했다. 맥매스터는 믿기 어려운 시나리오를 개진했다. 북한은 핵무기로 한·미 동맹을 뒤흔들고, 미군을 철수시켜 한반도를 적화통일시킨다는 것이다.
 
맥매스터는 예방전쟁(preventive war)이나 선제공격전쟁(pre-emptive war)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답을 회피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에서 나오는 결론은 피할 수 없다. 맥매스터는 “(전쟁 가능성이) 매일 증대되고 있다”며 “(외교적 돌파구가 없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행동을 통해 북핵 문제를 다룰 것이다”고 했다.
 
외교정책 전문가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의 발언도 충격적이었다. 그레이엄은 주한미군의 부양가족들을 소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도발적인 행위도 문제지만 미국이 선제공격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엄은 트럼프가 북한의 핵 능력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선제공격을 개시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워치 12/8

글로벌 워치 12/8

트럼프가 미군의 가족뿐만 아니라 비전투인력 소개 명령(NEO)을 내린다면 어떻게 될까.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 개전 준비를 한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한·미 관계 뉴스를 모니터링 해온 대부분의 한국 독자는 이러한 사태 전개를 단편적이나마 알고 있다. 독자들에게 덜 알려진 사실은 지난 미국 대선 당시의 트럼프 선거 캠프, 트럼프 행정부 관리, 심지어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불법 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에 로버트 뮬러 특검팀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제 특검팀의 조사는 트럼프 선거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러시아 불법 자금의 트럼프 캠프 유입, 트럼프의 사법 방해(obstruction of justice) 여부로 확대됐다.
 
트럼프 핵심 측근들의 범법 행위에 대한 정황 증거가 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행태는 점점 더 대범해지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다. 트럼프의 언행은 규범으로부터 크게 벗어나 있어 ‘트럼프는 처벌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줄 정도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이러한 미국 내 정치 위기의 희생양이 될 것인가. 나는 두 가지를 근거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다고 믿는다.
 
첫째는 한·미 동맹이다. ‘전쟁 절대 불가’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반복된 입장 표명은 불편하다.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어서도 그렇다는 말인가.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상황은 진정되는 게 아니라 불안정하게 된다. 문 대통령과 뿌리 깊은 한·미 동맹이 극단적인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도록 브레이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믿는다. 한반도에서 취할 그 어떤 행동도 서울과 워싱턴의 사전 협의 없이 실행해서는 안 된다.
 
둘째, 나는 트럼프 최측근들의 군 경력을 신뢰한다. 실제 전쟁을 수행해본 사람들은 민간인들보다 더 신중하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협상에 의한 문제 해결을 옹호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북한 봉쇄(blockade)와 구별할 필요가 있는 북한 선박 항행 금지 전략은 현 대치 국면을 상승시키는 에스컬레이션(escalation)의 요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군사행동에 대한 대안으로 충분히 적합하다.
 
우리들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신뢰를 보내는 사람이 있을까. 트럼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뿌리가 깊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미국은 한반도를 둘러싼 리스크의 최대 원인이 되고 있다.
 
스테판 해거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석좌교수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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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