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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문 대통령-시진핑 쌍중단 인식 같다” 파문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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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특사였던 이해찬(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한국과 중국은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입장이 똑같다”며 “‘쌍중단(雙中斷)’에서 입장이 같고 ‘쌍궤병행(雙軌竝行)’도 같은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쌍중단과 쌍궤병행은 중국의 북핵 해결 해법이다. 각각 북의 핵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동시 중단,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의 병행을 의미한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 동교동의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두 번 만나서도 많이 대화가 됐고 그 방법이 어떻게 보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아니겠느냐 이런 데까지 인식을 같이하는 수준에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의 13~16일 중국 국빈방문에도 동행할 이 의원은 “시 주석이 ‘(한국) 선거 과정을 열심히 지켜봤다’고 하면서 ‘문 대통령은 충분히 자기하고 함께할 수 있는 분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말을 진솔하게 두 번이나 했다고 한다”며 “두 분 간의 신뢰가 많이 생겼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한·중 간 서먹서먹했던 관계가 많이 풀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기존 정부의 입장은 쌍중단에 대해선 등가성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의 불법적 도발과 한·미의 합법적인 방어 훈련에 같은 가치를 두고 주고받듯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쌍궤병행을 두고도 북의 도발이 이어지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고려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미국은 더 강고하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이후 백악관이 “(미·중 정상이) 쌍중단(freeze to freeze) 합의를 수용할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고 발표한 일도 있다.
 
따라서 이 의원의 “한·중 정상이 인식을 같이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부 입장이 바뀌었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신뢰 위기를 겪는다는 평가를 받아온 한·미 관계엔 갈등 요소일 수 있다.
 
당국자들은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의원이 언제 우리와 상의하고 얘기하는 분이냐”며 “(쌍중단·쌍궤병행에 대해) 논의된 바도, 결정된 바도 없다”고 말했다. 사정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문 대통령도 시 주석을 만났을 때 이런 정부 원칙을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을 요구할 것이라고 7일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29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이후 문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며 “중국 방문을 통해 시진핑 주석에게 더욱 강력한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한 걸 언급했다. 그런 뒤 “(한·중) 정상회담에서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요구하는) 그런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건 한반도에서의 전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선 중국의 대북 압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의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북한의 생명줄과 같은 원유 공급을 중국이 중단하지 않고 있어 제재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판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북한의 도발 뒤 시 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며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허진·채윤경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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