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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켓 속 163분 사투 “숨이 안 쉬어져요” “너무 추워요”

“우리 먼저 구해주면 안 되나요.”
 
지난 3일 인천 영흥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낚싯배 생존자가 해경에게 한 말이다. 그는 2시간43분의 사투 끝에 구조됐다.
 
인천 영흥도 낚싯배 사고 당시 ‘에어포켓’에 있던 생존자와 해경의 전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사고 지점을 파악 못해 신고자에게 계속 위치를 물어봤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자 인천해양경찰서가 7일 공개한 것이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출석해 영흥도 낚시어선 추돌사고 현안보고를 통해 ’해양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출석해 영흥도 낚시어선 추돌사고 현안보고를 통해 ’해양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통화는 급유선 명진15호(336t)가 낚싯배 선창1호(9.77t)를 들이받아 낚싯배가 전복된 직후인 오전 6시6분(통화가 연결된 시간 기준)부터 7시42분까지 모두 11차례 이뤄졌다. 해경은 이 중 수사와 관련된 통화를 제외한 여섯 차례의 통화를 공개했다.
 
통화 녹취록에는 낚시승객 심모(31)씨가 일행 2명과 2시간43분 동안 사투를 벌인 생생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의식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 계속 말을 시키는 등 해경의 적절한 대응도 엿보였지만 현장에 투입된 구조팀과 해경상황실 간의 불통 모습도 담겼다.
 
6시32분 일곱 번째 통화가 연결된 상태에서 심씨는 “빨리 좀 와주세요. 아니면 우리 위치를 보내 드릴게요. 못 찾으면”이라며 다급하게 말했다. 심씨는 자신의 위치를 담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화면을 해경 상황실 직원의 휴대전화에 보냈다.
 
하지만 해경은 여전히 뒤집힌 낚싯배의 주변만 맴돌았다. 잠수 요원이 도착하지 않아서다. “금방 구조한다” “어선이 도착했다” 등의 말만 되풀이했다. 6시53분 8번째로 연결된 통화에서다.
 
7시12분 10번째 통화에서는 더 다급해졌다. 심씨가 “숨이 안 쉬어져요”라며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신속한 구조를 재차 요청했다. 상황실 직원은 “특수잠수 요원 준비해서, 경비정 바로 옆에 있거든요”라고 했다. 하지만 그 시간에는 평택구조대가 도착하기 5분 전이었다.
 
7시42분 11번째 통화에서 심씨는 “우리 먼저 구해주면 안 되나요” “(신고한 지) 1시간 반 됐는데”라며 오랜 기다림에 괴로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이 구조될 수 있었던 것은 물이 빠지는 썰물이었기에 가능했다. 오전 8시가 다 돼 가는 시간쯤에 심씨는 “산소가 들어오는 것 같다” “물이 좀 빠진 것 같다”고 했다. 물이 빠져 나름 안심을 하며 기다렸지만 온다던 구조대는 소식이 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심씨는 “빨리 좀 와주세요. 너무 추워요. 두 시간이나 됐는데 XX”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8시48분에서야 구조됐다. 해경 관계자는 “조류가 강하고 물이 탁한 데다 낚싯줄이 뒤엉켜 있어 진입로와 퇴로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정부, 낚시전용선 제도 도입 검토=낚시어선업이 현행 신고제에서 허가제나 면허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낚시어선 이용자 수가 연 34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낚시어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낚시전용선박제도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일반 어선이 신고만 하면 낚시어선을 운항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이 제도가 도입되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허가를 받은 선박만 낚시전용선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행 신고제는 문제가 많다고 보고 선박에 대한 허가제 또는 운항자에 대한 면허제 등의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도가 바뀌면 휴어기에 낚시어선업을 병행하고 있는 어민들의 수입이 줄어들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해수부는 이날 현안보고 자료를 통해 낚시어선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선원(안전요원) 1명을 증원하고 ▶어선 위치 관련 자동식별장치(AIS) 등을 의무 장착하며 ▶안전성 검사 주기 단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곳과 같은 위험성이 높은 수로를 선정해 항로 설정, 최대속력 제한, 항로표지 설치 등 맞춤형 통항 안전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인천·세종=임명수·심새롬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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