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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17·18세기 탐험가에게 한국·울릉도·동해는?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James Cook, 1728~1779) 선장이 가보지 못한 곳을 탐험하라는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의 명령을 받은 탐험가 장 프랑수아 라페루즈(Jean François Lapèrouse,1741~1788) 백작은 1785~1788년 조선의 동해, 타타르해, 홋카이도, 쿠릴열도, 캄차카반도 등을 탐험했다.

라페루즈는 서양인 중에서 최초로 울릉도를 봤다. 그는 탐험대원 중에서 울릉도를 가장 먼저 발견한 천문학자 다즐레(Dagelet)의 이름을 따서 울릉도를 다즐레 섬(I.Dagelet)이라 명명했다. 1950년대까지 150여년간 서양 지도에서 울릉도의 이름이 다즐레 섬이었던 이유다.  
 
로버트 더들리의 해도첩 '바다의 신비'에 나오는 한반도. 황선윤 기자

로버트 더들리의 해도첩 '바다의 신비'에 나오는 한반도. 황선윤 기자

라페루즈가 보낸 중간탐사 보고서를 모아 엮은 책이 1797년 나온 『라페루즈 세계 탐험기 』초판본이다. 모두 4권의 책과 별책인 지도책 1권으로 돼 있다. 
 
『라페루즈 세계 탐험기』에는 1787년 5월 19일부터 27일까지 조선의 제주도 부근부터 시작해 남해안과 동해안을 탐사한 내용과 실측 해도가 있다. 이 책에선 한국이 ‘CORÈE’로 표기돼 있다.
 
바실 홀의 '조선의 서해안과 일본 류큐섬 탐사기(1818년)'에 나오는 갓을 쓴 조선인 삽화.황선윤 기자

바실 홀의 '조선의 서해안과 일본 류큐섬 탐사기(1818년)'에 나오는 갓을 쓴 조선인 삽화.황선윤 기자

 
『라페루즈 세계 탐험기』처럼 인간의 바다 정복과 탐험 역사를 보여주는 진귀한 해양유물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5일부터 내년 3월 4일까지 국립해양박물관(관장 손재학, 부산 영도구 동삼동)이 개최하는 ‘해양명품 100선, 바다를 품다’ 기획전이 그것이다. 2012년 7월 문을 연 국립해양박물관은 그동안 수집한 2만2000여점의 유물 가운데 전시품을 엄선했다.
구스의 해도첩에 나오는 한국(가운데)과 일본. 황선윤 기자

구스의 해도첩에 나오는 한국(가운데)과 일본. 황선윤 기자

 
5일 오후 전시장을 다녀왔다. 전시 첫날이었지만 많은 관람객이 박물관을 찾았다. 전시 물품 가운데 일부를 소개하고, 그 속의 한국·동해 표기 등을 알아본다.
 
먼저 로버트 더들리(Robert Dudley,1574~1649)의 해도첩 『바다의 신비』 (1646~67년 이탈리아)다. 17세기 중반까지 세계의 항로를 포괄하는 해도집이 출간되지 못했으나 1646년 영국 출신으로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로버트 더들리가 출간했다. 국립해양박물관 소장품을 포함해 전 세계에 10권이 있다. 나침반 등 항해 도구의 사용법, 바다에서 별을 보고 위치를 파악하는 방법, 전 세계 140장의 해도가 첨부돼 있다. 
해도첩 '바다의 신비'

해도첩 '바다의 신비'

1846년 뉴튼 일가가 제작한 지구의와 천구의. 송봉근 기자

1846년 뉴튼 일가가 제작한 지구의와 천구의. 송봉근 기자

 
주목할 점은 전체 세권으로 된 지도책 중 한반도가 그려진 지도가 2장 포함돼 있다는 것. 한장은 한반도 전체를, 나머지 한장에는 동해안 일부가 표시돼 있다. 한반도 전체를 표현한 지도에는 동해를 한국해(MARE DI CORAI)로,  한반도를 ‘조선왕국 그리고 반도(RENGO DI CORAI, e Penisola)’로 표기해놓았다.
 
1790년대 영국 아담스 일가가 만든 지구의와 천구의 .송봉근 기자

1790년대 영국 아담스 일가가 만든 지구의와 천구의 .송봉근 기자

19세기 초 영국의 지구의 제작자 뉴튼 일가가 만든 지구의·천구의(1846년 영국)도 있다. 지구의에는 당시 영국의 대표적 탐험가이자 항해자였던 조지 앤슨(George Anson), 토비아스 퍼노(Tobias Furneaux), 제임스 쿡(James Cook)의 항해 경로를 표시해놓았다. 특히 동해를 한국만(Gulf of corea)로 표기해 오늘날 동해 표기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또 구스의 해도첩(1666년)에는 한국을 ‘COREA’로, 아담스 일가의 지구의·천구의(1797년)에는 동해를 한국해(Mare corea), 대한해협을 한국해협(Fretum corea)로 표기해놓았다. 1818년 영국인 바실 홀(Basil Hall)이 쓴 탐사기에는 갓을 쓴 조선인을 그린 삽화가 있어 눈길을 끈다.
 
18세기 영국 등 유럽의 선박에서 사용했던 망원경과 콤파스 등 항해 장비.송봉근 기자

18세기 영국 등 유럽의 선박에서 사용했던 망원경과 콤파스 등 항해 장비.송봉근 기자

 
뉴튼 일가의 천구의는 12개의 별자리인 ‘황도 십이궁’, 북극 지점, 달력, 방위와 바람의 방향 등이 표기돼 있어 별자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밖에 고대부터 중세까지 그리스·아라비아·유럽에서 사용된 천체관측기구인 ‘아스트롤라베’,아담스 일가의 지구의·천구의, 태양과 별의 위치와 시간 등을 알기 위한 ‘녹터널(Nocturnal)’ 등이 있다.
 
세종시에서 왔다는 성연준(10·초등3년)군은 “한국사 1급에 합격하는 등 역사에 관심이 많아 가정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부모와 함께 왔다”며 “오래된 전시된 물품을 보니 탐험시대의 역사를 어느 정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항해 중 태양과 별의 위치를 알기 위해 사용된 아스트롤라베. 황선윤 기자

항해 중 태양과 별의 위치를 알기 위해 사용된 아스트롤라베. 황선윤 기자

 
국내 유물로는 1682년(숙종8) 조선 통신사로 일본에 갔던 제술관 성완(成琬)과 이담령(李聃齢), 홍세태(洪世泰) 등이 일본인 야마다 겐킨(山田原欽)과 주고받은 시를 모은 두루마리 형태의 조선 통신사 수창시(酬唱詩)가 있다. ‘조선의 시인이 신선이 타는 배와 말을 타고 와서 일본 도처에 새로운 흥취를 일으킨다’는 구절이 재미있다. 
 
1811년(순조11) 일본을 방문했던 제12차 통신사 부사 이면구(1757~1818)가 일본 학자들과 시문수창(詩文酬唱)을 나눈 두루마리 형태의 조선 통신사 봉별시고(奉別詩稿)에는 ‘…이별한 뒤에 그리움이 간절할 것을 알겠으니, 해가 아침마다 계림의 산을 비추리…’라는 애절한 구절이 나온다.
조선 통신사의 여정을 상세하게 파노라마 형식으로 그린 10m 크기의 귀로도중도(歸路途中圖).송봉근 기자

조선 통신사의 여정을 상세하게 파노라마 형식으로 그린 10m 크기의 귀로도중도(歸路途中圖).송봉근 기자

 
조선 통신사는 1607년부터 1811년까지 200여 년 동안 12회에 걸쳐 일본에 파견된 외교사절단을 말한다. 한양에서 일본 에도(도쿄의 옛 이름)까지 왕복 3000㎞가 넘는 거리를 오갔다. 기간은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걸렸다.
 
1811년(순조11) 일본을 방문한 제12차 통신사의 부사 이면구(1757`1818)가 일본 학자와 시문을 나눈 조선통신사 봉별시고.[국립해양박물관]

1811년(순조11) 일본을 방문한 제12차 통신사의 부사 이면구(1757`1818)가 일본 학자와 시문을 나눈 조선통신사 봉별시고.[국립해양박물관]

전시 물품 가운데는 ‘충민공계초’도 있었다. 김주식 박물관운영본부장은 “충민공계초는 18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임진장초’보다 앞선, 1666년 이순신 장계를 필사한 것이어서 국보급”이라고 귀띔했다.
 
조선 시대의 의장용 칼인 ‘쌍용도’ 칼집에는 최고급 철갑상어 껍질로 접합부위가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감싸놓았다. 8폭 병풍으로 된 ‘조선 수군조련도’는 어린이들이 알기 쉽게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해 보여준다. 조선 수군의 학익진·방진·원진 등이 애니메이션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서울에서 왔다는 유지후(11·초등 4년)군은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학교 수업을 빼먹고 서울에서 부산에 출장 온 엄마를 따라 왔다가 할머니와 함께 박물관에 들렀다”며 “좋은 역사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통영지도 나전장. 농 가운데에 통영지도를 나전칠기로 그려놓았다.[사진 국립해양박물관]

통영지도 나전장. 농 가운데에 통영지도를 나전칠기로 그려놓았다.[사진 국립해양박물관]

 
일반 목가구의 문양과 달리 나전칠기로 통영 지도를 묘사한 장식 농도 이채롭다. 권유리 박물관 선임 학예연구사는 “충렬사·세병관 등을 그린 장식 농 속의 지도는 온양 민속박물관에 보관 중인 19세기 통영의 ‘성도 지도’ 원본과 거의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4일 전시회 개장식을 한 뒤 전시품을 둘러보는 손재학 관장(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관계자들.[사진 국립해양박물관]

4일 전시회 개장식을 한 뒤 전시품을 둘러보는 손재학 관장(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관계자들.[사진 국립해양박물관]

 
국립해양박물관은 개관 5년만인 지난 8월 누적 관람객 600만명을 돌파했다. 흥미를 유발하는 상설전시, 대형수족관, 분기별로 진행되는 기획전시, 우수한 교육·체험행사가 한몫하고 있다.
 
손재학 박물관장은 “모든 유물이 참으로 소중해 그 경중과 우열을 가릴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이 해양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명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립해양박물관.[사진 국립해양박물관]

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립해양박물관.[사진 국립해양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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