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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문화재 수리 하도급 금지규정 합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도급받은 전문문화재수리 공사를 다른 업체에 하도급 주지 못 하게 한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전문문화재 수리업체를 운영하는 한모씨가 문화재 수리 공사를 하청업체에 맡기는 것을 금지한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 제25조 1항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낸 위헌소원 사건에 대해 합헌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한씨는 2011년 4월 대전광역시로부터 보물 제1623호 ‘성수침 필적(成守琛 筆蹟)’의 보존처리와 복제품 제작 공사를 낙찰받은 뒤 이를 다른 문화재 수리업체에 하도급했다가 법원으로부터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성수침 필적은 16세기 학자이자 명필인 성수침(1493∼1564)의 행서 글씨를 모은 서첩이다.
문화재 수리 관련 자료사진. 2008년 2월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 복원 공사 현장.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문화재 수리 관련 자료사진. 2008년 2월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 복원 공사 현장.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한씨는 해당 조항이 하도급의 내용과 정도 등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하도급을 금지해 직업수행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 계약 체결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그러나 전문수리업체에 하도급을 금지한 해당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전문문화재수리업자의 하도급을 전면 허용할 경우 시공능력이 없는 부실업체가 난립하고 하도급 과정에서 이윤 획득에만 치중해 부실시공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헌재는 “전문문화재수리업자가 직접 책임하에 시공하도록 해 문화재 수리의 품질 향상과 문화재 수리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문화재의 원형보존을 통한 전통문화의 계승을 실현하고자 하려는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 규정을 어긴 수리업자에게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한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오로지 금전적인 부담만을 부과하는 과태료나 이행강제금을 납부하고서라도 위법한 하도급 계약을 유지할 동기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형사적인 제재를 부과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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