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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문을 열었다" 하마스, 트럼프에 경고

"지옥의 문을 연 결정이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경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식 선언하자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격렬한 항의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현지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트럼프의 결정은 미국이 평화 협상에서 중재 역할을 포기한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국가의 영구적 수도는 예루살렘”이라고 강조했다. 
터키에서 6일 벌어진 반미 반이스라엘 집회. [AFP=연합뉴스]

터키에서 6일 벌어진 반미 반이스라엘 집회. [AFP=연합뉴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미국 영사관 앞에는 1천500여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미 영사관 벽에 "팔레스타인을 내버려두라"는 슬로건을 적고 플라스틱병을 던지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살인자 미국. 미국은 중동에서 떠나라. 미국을 타도하자"는 구호가 터져 나왔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이스라엘을 공격하라"는 목소리도 들렸다.
 
이스라엘 국기가 그려진 종이를 불태우기도 한 집회 주최 측은 "예루살렘은 이슬람교도를 위한 것이고, 그렇게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터키 수도 앙카라에 있는 미 대사관 밖에서도 비슷한 항의시위가 있었다. 앙카라 시위에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에 우려를 표명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사진을 든 참석자들이 많았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도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항의시위를 벌였다. 수백 명의 젊은이가 암만 외곽에 있는 난민 캠프에서 나와 거리행진을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을 성토했다.
 
"미국을 타도하자. 미국은 테러의 어머니다"라는 구호를 외친 참석자들은 요르단 정부에 이스라엘과 1994년 체결한 평화협정을 파기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서안에서 벌어진 반미 집회. [Xinhua=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서안에서 벌어진 반미 집회. [Xinhua=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시위에서는 미국 국기와 이스라엘 국기가 불탔다. 팔레스타인 교육부 장관은 휴교령을 내리고 교사와 학생들에게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와 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지역 등지에서 개최하는 항의 집회에 참가하라고 독려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유대교인들이 예수의 탄생지라고 믿는 베들레헴에 있는 크리스마스트리의 전등을 꺼버리기도 했다. 
 
영국에 있는 팔레스타인 연대 그룹은 오는 8일 수도 런던에 있는 미 대사관 앞에서 "예루살렘 손대지 마"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집회는 팔레스타인 포럼, 알아크사의 친구들, 전쟁중지연합, 무슬림협회 등이 공동 주최하는 것이어서 대규모로 개최될 전망이다. 
이집트 카이로에서도 반 트럼프 집회가 열렸다. [EPA=연합뉴스]

이집트 카이로에서도 반 트럼프 집회가 열렸다. [EPA=연합뉴스]

주최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텔아비브에 있는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것은 국제법과 지역 안정에 대한 위험한 무시"라고 경고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유대교 개혁 연대도 성명에서 "예루살렘은 유대인의 영원한 수도이고,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겨야 한다고 믿는다"면서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포괄적인 계획이 없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항의시위가 잇따르자 전 세계 미 대사관과 영사관은 높은 경계 태세에 들어갔고, 중동과 유럽에서는 자국민에게 폭력 시위를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특히 요르단에서는 7일(현지시간) 대사관 문을 닫기로 했고 외교관 자녀들에게는 학교에 가지 말고 집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이제는 공식적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할 때”라며 “이는 옳은 일이며, 이미 해결했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후속 조치로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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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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