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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때문에 대전은 '피눈물' 난다

 
세종시 호수공원과 주변의 야경. 세종시 인구는 12월 현재 28만명을 넘어섰다. [중앙포토]

세종시 호수공원과 주변의 야경. 세종시 인구는 12월 현재 28만명을 넘어섰다. [중앙포토]

세종시 건설로 대전은 피해만 보고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국토 균형발전의 상징인 세종시 건설로 수도권에서 인구가 유입되고 개발 효과를 누릴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은 반대다. 대표적인 게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문제이다. 정부는 혁신도시 등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이 지역인재를 의무적으로 채용토록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혁신도시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11월 8일 입법예고 했다.  
세종시 밀마루전망대에서 바라본 정부세종청사와 주변 아파트 단지. 세종시 출범 이후 5년 동안 대전에서 인구 7만명이 세종시로 이주했다. [중앙포토]

세종시 밀마루전망대에서 바라본 정부세종청사와 주변 아파트 단지. 세종시 출범 이후 5년 동안 대전에서 인구 7만명이 세종시로 이주했다. [중앙포토]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해당 시·도에 속해있는 지역 고교 또는 대학 출신을 2022년까지 30%까지 선발해야 한다.  
이 같은 시행령 적용을 받는 전국 공공기관은 109개다. 이 가운데 세종시에는 19개로,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가장 많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국토정보원, 한국법제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등 주요 기관이다.  
하지만 대전은 단 한 곳도 없다. 결국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 채용 규정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한다는 의미다. 충남은 한국중부발전㈜와 한국서부발전㈜ 등 2곳에 불과하다. 대전과 충남에 해당 공공기관이 없거나 극히 적은 이유는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대전과 충남은 혁신도시 건설 대상지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를 비롯한 10개 부산이전 공공기관 및 부산은행이 합동으로 채용설명회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개최했다. 많은 구직자들이 각 기관이 설치한 상담 부스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자산관리공사를 비롯한 10개 부산이전 공공기관 및 부산은행이 합동으로 채용설명회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개최했다. 많은 구직자들이 각 기관이 설치한 상담 부스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사정이 이렇자 대전은 비상이 걸렸다. 대전시는 지역인재를 해당 지역(시·도)이 아닌 권역 별(대전·세종·충남)로 선발할 수 있게 관련 규정을 고쳐 달라고 건의했다. 세종시에도 시·도 경계를 허물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세종시는 내년 지방선거 등을 의식해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갑)도 지난 11월 30일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우선채용에 있어 대전·세종·충남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는 방안을 협의해 줄 것을 이춘희 세종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관 대전시장 권한대행에게 요청했다.
조 의원은 "대전에는 15개 대학에 14만 5000여 명이, 충남에는 21개 대학에 20만 3000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지만 타 시·도의 학생들만큼 공공기관 취업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세종은 2개 대학과 1개의 전문대학이 있지만 이전 공공기관은 19개에 달하므로 지역인재 우선채용 대상 지역을 대전·세종·충남으로 권역화해 보다 더 많은 학생에게 도전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주 혁신도시에 입주한 한국전력 사옥. [중앙포토]

나주 혁신도시에 입주한 한국전력 사옥. [중앙포토]

대전은 세종시 출범(2012년 7월) 이후 인구가 꾸준히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종시 출범 이후 약 5년 동안 대전에서 세종시로 유입된 인구는 2016년 말 기준 6만 6855명이다. 대전시 인구는 2013년 말 153만 2811명에서 2014년 153만 1809명, 2015년 151만 8775명, 2016년 151만 4370명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최선희 대전시의회 인구증가특위위원장은 “세종시로 가는 대전 사람 가운데 30~40대 젊은 층이 많다”며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대전을 빠져나간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세종시와 인접한 충남 공주시, 충북 청주시 인구도 인접 세종시로 빠져나가고 있다. 공주시 인구도 2015년 11만 1261명에서 지난 11월 현재 10만8608명으로 줄었다. 공주시 관계자는 “전출 인구의 25% 이상은 세종시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전국택시산업노조 대전시지부 회원들이 대전시청 앞 광장에 천막을 치고 "택시 영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며 농성하고 있다. 김방현 기자

전국택시산업노조 대전시지부 회원들이 대전시청 앞 광장에 천막을 치고 "택시 영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며 농성하고 있다. 김방현 기자

대전 인구감소는 택시업계로 불똥이 튀었다. 대전지역 택시 8667대 가운데 법인택시 3300대는 '세종시=행정수도 개헌반대' 스티커를 택시에 부착하며 세종시 행정수도 개헌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대전지역본부, 대전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대전시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등 대전지역 3개 택시조합은 지난달 세종시와 세종시의회에 "대전시 인구 7만이 세종시로 빠져나가 대전지역 택시 174대가 줄었는데, 세종시는 인구가 늘어 70대 늘었다"며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헌법에 명문화되는 것을 결사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택시 기사들은 지난 11월부터 대전시청 앞 광장에 천막을 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전국택시산업노조 대전본부 전근배 부의장은 "대전의 정치권과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세종시로 인한 대전의 피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내 운행하는 택시에 '세종시=행정수도 개헌 반대'스티커가 붙어있다. 김방현 기자

대전시내 운행하는 택시에 '세종시=행정수도 개헌 반대'스티커가 붙어있다. 김방현 기자

 
이에 대해 배재대 행정학과 최호택 교수는 “세종시 건설이 대전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심각하다”며 “세종시 건설이 대전과 충청 지역에 혜택을 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만 갖지 말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상생 전략을 머리를 맞대고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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