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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형제의 난, 영자매 대결 … 뜨거운 배구 코트

포르투갈 국가대표 출신 마르코-알렉스 페레이라 형제가 올시즌 한국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5일 열린 OK 저축은행과 KB손해보험의 경기에서 마르코(위)의 공격을 가로막고 있는 알렉스. [뉴스1]

포르투갈 국가대표 출신 마르코-알렉스 페레이라 형제가 올시즌 한국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5일 열린 OK 저축은행과 KB손해보험의 경기에서 마르코(위)의 공격을 가로막고 있는 알렉스. [뉴스1]

올시즌 프로배구 V리그 코트는 ‘형제의 대결’ 과 ‘자매의 싸움’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포르투갈 출신 마르코 페레이라(30·OK저축은행)와 알렉산드리 페레이라(26·KB손해보험·등록명 알렉스) 형제는 남자부에서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펼친다. 여자배구에선 이재영(21·흥국생명)-이다영(21·현대건설) 쌍둥이 자매가 한 치도 양보없는 대결을 벌이고 있다.
 
페레이라 형제는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나란히 선발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나다. 지난해 월드리그에선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다. 둘은 지난 5월 열린 V리그 트라이아웃에 나란히 참가했다. 절친한 형제 사이지만 나란히 트라이아웃에 지원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고 했다. 알렉스는 “참가자 리스트를 보고 나서야 형이 지원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생 알렉스만이 KB손보의 선택을 받았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이 지난 1일 브람 반 덴 드라이스(벨기에)를 내보내고 마르코를 영입하면서 V리그에서 형제 대결이 뒤늦게 성사됐다. 프로배구 사상 외국인 형제 선수가 나란히 코트를 누비는 건 이들이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마르코의 한국 무대 데뷔전 상대는 동생 알렉스가 있는 KB손해보험이었다.
 
첫 대결의 승자는 동생이었다. KB손해보험은 0-2로 끌려가다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알렉스는 양 팀 합쳐 최다인 30득점에 자신의 첫 트리플크라운(블로킹 3개, 서브득점 3개, 후위공격 4개)을 달성했다. 마르코는 23점을 올렸지만 동생에게 3번이나 블로킹을 당했다. 알렉스는 “형이 져 안타까운 마음도 있지만 우리 팀의 연패를 끊어서 기분이 좋다. 형이긴 하지만 코트에선 똑같은 상대팀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배구를 막 시작했을 때 포르투갈에서 맞붙은 적이 있는데 그땐 형이 훨씬 잘 했다. 아직 형이 한국 배구에 적응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페레이라 형제의 키는 2m3㎝로 같다. 그러나 체중은 형 마르코가 97㎏, 알렉스가 87㎏이다. 마르코는 서브 리시브를 하지 않고 공격에 집중하는 포지션이다. 파워를 내기 위해선 묵직한 중량이 필요하다. 반면 리시브를 해야 하는 윙스파이커 알렉스는 날렵한 체구를 유지해야 한다.
 
스타일도 다르다. 마르코는 강력한 서브와 파괴력이 장점이다. 알렉스는 점프력이 형보다 좋다. 불같이 열정적인 성격은 두 선수가 똑같다. 마르코는 공격을 성공할 때마다 큰 액션을 한다. 알렉스는 동료들이 부진하면 자신에게 공을 올리라고 손짓한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조금 과도할 때도 있지만 적극성이 마음에 든다. 우리 선수들이 조용한 편인데 알렉스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했다.
 
이다영(左), 이재영(右)

이다영(左), 이재영(右)

여자배구 코트에선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가대표 세터 출신 김경희씨의 딸인 쌍둥이는 고교시절 함께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2014년 프로에 온 뒤 둘의 명암은 갈렸다. 언니 이재영은 신인왕을 거쳐 지난해 최우수선수상(MVP)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동생 이다영은 백업 세터에 머물렀다. 지난해엔 허리 부상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올해는 이다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세터 출신 이도희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기량이 부쩍 좋아졌다.
 
둘은 경기가 없을 땐 관중석에서 서로를 응원한다. 하지만 맞대결 때는 양보 없는 싸움을 펼친다. 이다영이 언니 이재영의 공격을 가로막은 뒤 돌아서서 세리머니를 하는 경우도 잦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한송이-한유미(오른쪽) 자매가 24일 런던 크라포드 유로파 스포츠센터에서 막바지 훈련을 마친뒤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한송이-한유미(오른쪽) 자매가 24일 런던 크라포드 유로파 스포츠센터에서 막바지 훈련을 마친뒤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배구계엔 유난히 형제·자매 선수들이 많다. 한유미(35·현대건설)-송이(33·KGC인삼공사) 자매는 2012년 런던 올림픽 4강 신화를 함께 일궈냈다. 이민규(25·OK저축은행)-민욱(22·삼성화재) 형제는 같은 세터다.
 
올시즌을 앞두고 KGC인삼공사에 입단한 한주은(18)은 다섯 자매가 모두 배구를 한 가정의 막내다. 다섯 자매 가운데 세 명이나 프로선수가 됐다. 첫째 한은지는 GS칼텍스, 인삼공사를 거쳐 2013년 은퇴했다. 둘째 한수지(28)는 막내와 함께 인삼공사에서 뛰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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