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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이석기·한상균 사면요청에 “준비된바 없다, 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6일 특별사면과 관련해 “사면은 준비된 바 없다”며 “(사면을) 한다면 연말연초 전후가 될텐데 서민 중심, 민생 중심으로 해서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사면에 관해 직접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종교지도자 청와대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의 사면을 요청하자 이같이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했다.
 
이 자리에서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이나 쌍용자동차 사태로 오랫동안 감옥에 있으면서 가족들까지 피폐해진 분들도 있다”며 “그들이 대통령님의 새로운 국정철학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통진당 당원들이 구속도 되고 만기 출소한 분도 있고 아직도 수감 중인 분도 있는데, 성탄절을 맞이해 가족의 품에 안겨 성탄절을 맞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최근 정부는 실제 사면을 검토 중이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나와 “대통령 지시를 받고 민생 관련 사범 등에 대해 사면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최근 제주 해군기지, 경남 밀양 송전탑, 서울 용산 화재 참사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세월호 참사 등 5개 집회와 관련해 복역 중인 사람의 명단을 검토하기도 했다. 다만, 성탄절 특사는 시간이 촉박해 내년 설 특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간담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 엄기호 목사는 “도저히 나쁜 사람은 안 되겠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불구속 수사하거나 풀어줘서 모든 사람들이 어울어질 수 있도록 탕평책을 써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탕평 부분은 정말 바라는 바”라며 “그러나 대통령은 수사나 재판에 관여할 수 없고 구속이냐, 불구속이냐, 석방이냐, 수사에 개입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국민 통합을 이루어 나가려는 노력은 계속 돼야 한다”며 “정치가 해야할 중요한 핵심이 통합인데, 우리 정치 문화가 통합과는 거리가 있다”고 했다. 그런 뒤 “당선 뒤에 통합을 위해 계속 노력해 왔지만 정치가 못하고 있으니 종교계가 우리 사회 통합을 위해 더많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미국 조야에서 거론되는 북한 선제타격론과 관련해선 “북한 핵은 반드시 해결하고 압박도 해야 하지만 군사적 선제타격으로 전쟁이 나는 방식은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의 동의 없이 한반도 군사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미국에 단호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낮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종환 문체부장관, 이정희 천도교 교령,김영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 설정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박우균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문 대통령,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엄기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김영근 성균관 관장.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낮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종환 문체부장관, 이정희 천도교 교령,김영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 설정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박우균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문 대통령,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엄기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김영근 성균관 관장.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는 두 가지 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 하나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이고 또 하나는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라며 “북한 핵 문제는 북·미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데 남북 대화는 북한 핵에 가로막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고는 “지금 긴장이 최고로 고조되고 있지만 계속 이렇게 갈 수는 없다”며 “결국 시기의 문제이고 풀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북 관계를 위한 정부 대화는 막혀있는 만큼 종교계와 민간에서 물꼬를 터야 한다”며 “북이 종교계와 민간 분야의 방북 신청을 번번이 거부하다가 이번 천도교 방북이 처음 이뤄졌다”며 “그것이 물꼬가 될 수도 있고,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여하면 스포츠 분야에서 대화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또 강원도가 지자체 차원에서 대화를 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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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앞서 간담회 인사말에선 “남북 관계가 아직도 어렵다. 아마 남북 간의 긴장 관계가 과거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는 상황이고, 그래서 살얼음판 걷듯이 아주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꼭 비관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위기가 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동이 트기 전에 또 가장 어두운 법”이라고 했다. 또한 “지금의 위기 상황을 잘 이겨내면 오히려 남북 관계가 더 극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며 “내년 평창올림픽이 아주 중요한 것 같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현재 남북 및 북ㆍ미 간에 대화가 진행되거나 그럴 계획이 있지 않다”며 “대화 일반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찬에는 김희중 대주교와 설정 스님, 엄기호 목사, 원불교 교정원장 한은숙 교무, 천도교 이정희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박우균 회장, 김영근 성균관장,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김영주 목사 등이 참석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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