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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미디어 전쟁'의 서막…디즈니, 21C폭스 콘텐트 대거 인수

영화사업, TV 방송국 등을 거느린 미국의 복합 미디어 그룹 21세기 폭스 21세기 폭스사 로고.

영화사업, TV 방송국 등을 거느린 미국의 복합 미디어 그룹 21세기 폭스 21세기 폭스사 로고.

 21세기 미디어 업계 사상 최대 거래가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CNBC 방송은 5일(현지시간) "디즈니와 21세기폭스가 현재 인수 협상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주 중 타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21세기폭스는 지난 몇 달간 뉴스·스포츠 부문을 제외한 회사 조직 대부분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타진해왔다. 매각 상대로는 디즈니, 컴캐스트, 버라이즌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21세기폭스는 각 업체와 협상을 진행한 끝에 자산을 디즈니에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CNBC가 전했다. 인수 가격은 600억 달러(약 65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21세기폭스가 매각하는 자산 목록엔 영화사 20세기폭스 등 영화제작 부문과 내셔널지오그래픽·FX 등 케이블방송 부문, 스트리밍 업체 훌루의 지분 30%가 포함될 전망이다.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 미키 마우스(왼쪽)와 미니 마우스. [디즈니]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 미키 마우스(왼쪽)와 미니 마우스. [디즈니]

겨울왕국·스타워즈 가진 디즈니, 에일리언·아바타까지 손에 넣나
최근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개발을 선언하며 넷플릭스와 정면대결을 준비 중인 디즈니는 이번 협상을 성공시킬 경우 '천군만마'를 얻게 된다. 21세기폭스는 영화 '아바타', '에일리언', 'X맨' 등 세계적인 인기 콘텐트를 다량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는 21세기폭스로부터 훌루 지분 30%를 인수할 경우 절반이 넘는 6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훌루는 지난 9월 스트리밍 업체 최초로 에미상 드라마부분 최우수 작품상('핸드메이즈 테일')을 배출한 콘텐트 업계의 신흥 강자다.  
 
디즈니는 이 같은 콘텐트들과 '슈렉', '겨울왕국', '스타워즈 시리즈' 등 자사 콘텐트를 2019년 출시 예정인 새 스트리밍 서비스에 무장시켜 넷플릭스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전황을 뒤집겠다는 심산이다.
 
영화·만화 팬들은 본래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판권 문제로 영화에선 함께 출연하지 못한 '어벤저스'(디즈니 소유)와 'X맨'(21세기폭스 소유) 캐릭터들이 한 스크린에 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만화 '엑스맨 대 어벤저스'의 한 장면. [마블코믹스]

만화 '엑스맨 대 어벤저스'의 한 장면. [마블코믹스]

거대 방송국 지고 스트리밍 업체 뜬다
21세기폭스의 주요 자산 매각은 미국 미디어 업계의 지형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수많은 케이블 방송국을 보유한 21세기폭스는 업계 굴지의 강자였다.  
 
1990년대 21세기폭스는 영화에선 '에일리언' 시리즈, TV드라마에선 '엑스파일' 시리즈 등을 히트시키며 지상파 방송국들을 밀어내고 케이블 전성시대를 열었다.
 
21세기 폭스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인 '엑스파일'의 주인공들. [21세기 폭스]

21세기 폭스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인 '엑스파일'의 주인공들. [21세기 폭스]

그러나 2010년도에 들어서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스트리밍 업체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하고,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기존 방송국과 다른 유통·배급 경로가 늘어나면서 거대 방송·영화 그룹의 입지는 크게 위축됐다.  
 
CNBC는 페이스북, 구글, 넷플릭스 등 IT 대기업이 최근 수년간 바꿔놓은 미디어 지형에서 더이상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한 21세기폭스가 강점이 있는 뉴스와 스포츠 부문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매각 협상의 배경을 분석했다.
 
미디어 업계 간 '콘텐트 전쟁' 격화
미국 미디어 업체들 간의 콘텐트 전쟁은 곳곳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날 구글은 성명을 통해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 유튜브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스피커인 '에코 쇼'에 유튜브 제공을 중단하고, 내년 1월부터는 아마존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파이어TV에서도 유튜브 영상을 빼겠다는 것이다.
 
아마존 에코쇼. [사진 아마존]

아마존 에코쇼. [사진 아마존]

 
양사의 공생이 깨진 것은 IT 사업 영역에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트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둘의 관계가 점차 동반자에서 경쟁자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자체 영화·드라마 제작업체인 아마존 스튜디오에 투자를 확대하며 콘텐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구글은 AI 스피커 '구글 홈' 최신형을 대거 선보이며 아마존의 AI스피커 에코에 맞서 하드웨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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