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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보다 언니 코스트너, 평창서 ‘서른 잔치’ 꿈꾼다

2013년 캐나다 런던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카롤리나 코스트너(왼쪽)와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 [연합뉴스]

2013년 캐나다 런던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카롤리나 코스트너(왼쪽)와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 [연합뉴스]

‘피겨 여왕’ 김연아(27·은퇴)와 함께 2014 소치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시상대에 올랐던 선수를 평창에서도 만날 수 있다. 금메달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1·러시아)는 물론 아니다. 바로 동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30·이탈리아)다.
 
피겨 선수로는 큰 키(1m69㎝), 그리고 늘 환하게 웃는 얼굴. 순박한 시골소녀를 연상케 했던 코스트너도 어느새 30대다. 피겨선수로는 은퇴하고도 남았을 나이다. 여자선수들은 대개 20대 초반 전성기를 맞고, 20대 중반 은퇴한다. 하지만 코스트너는 만 27세에 첫 올림픽 메달을 땄다.
 
코스트너는 2006 토리노 올림픽에서 9위,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16위를 기록했다. 두 번의 노메달에 굴하지 않고 2014 소치 올림픽에 도전했다. 그리고 실수 없는 연기로 동메달을 땄다. 1928 생모리츠 올림픽의 베아트릭스 로우란(미국·당시 27세 233일)에 이어, 피겨 여자싱글의 두 번째 고령(27세 12일) 메달리스트다. 이탈리아 여자 싱글 선수로는 첫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이 되면서 코스트너는 자국의 인기 스포츠 스타로 떴다.
 
잘 나가던 코스트너의 경력에 오점을 남긴 건 전 남자친구 알렉스 슈바처(33)다. 2008 베이징 여름올림픽 경보 남자 50㎞ 금메달리스트인 슈바처의 도핑 문제가 2014년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에서 코스트너가 약물 복용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던 게 드러났다. 코스트너도 2015년 1월, 1년 4개월간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10월 피겨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쇼트 연기를 펼치고 있는 코스트너. [모스크바 AP=연합뉴스]

지난 10월 피겨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쇼트 연기를 펼치고 있는 코스트너. [모스크바 A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코스트너가 은퇴할 것으로 봤다. 28세의 나이에다, 국제대회에 나갈 수 없게 된 건 사실상 ‘선수 생명 마감’을 뜻했다. 코스트너는 징계가 끝난 2016년 초 빙판에 복귀했다. 복귀와 함께 “평창올림픽 출전”을 선언했다. 소치 올림픽 이후 2년 가까이 스케이트화를 신지 않았던 20대 후반 여자 피겨선수. 그런 그의 성공적 복귀를 예상한 이는 없었다.
 
코스트너는 그 어려운 걸 해냈다. 예상을 뒤엎고 소치에서 메달을 땄던 것처럼, 조카 연배의 선수들과 대등하게 경쟁했다. 지난 3월 핀란드 헬싱키 세계선수권에서 6위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고, 올림픽이 열리는 2017~18시즌 들어선 1, 4차 그랑프리에서 모두 은메달을 땄다.
 
이번 시즌 랭킹 포인트만 따지면, 평창의 유력 금메달 후보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다. 메드베데바가 발등 부상으로 그랑프리 파이널(7~10일·일본 나고야) 출전을 포기하면서, 코스트너는 이 대회 금메달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코스트너는 “45세나 50세가 되면 정말로 피겨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열심히 하기로 했다. 이제 순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이 나이에 뛸 수 있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정재은 국제심판은 “30대에도 빙판을 누비는 코스트너는 대단하다. 근력이 부족해 점프 질은 떨어졌다. 하지만 풍부한 감성과 표현력은 다른 10, 20대 선수를 능가한다. 부상만 없다면 평창올림픽 메달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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