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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술 취한 연말 속풀이 최강자는 '통영 물메기탕'

경남 통영시 서호동 서호시장 내 활어골목 수족관 속 물메기 모습. 위성욱 기자

경남 통영시 서호동 서호시장 내 활어골목 수족관 속 물메기 모습. 위성욱 기자

술자리가 잦은 연말 이맘때만 먹을 수 있는 겨울철 특미 속풀이국이 있다. 경남 등 남해안 지역 애주가들에게 큰 인기지만 서울 등 수도권 등에서는 쉽게 맛보기 힘든 해장국이기다. 주인공은 ‘물메기탕’이다. 남해안에서는 민물메기를 닮았다고 해서 물메기라 부르는데 지역에 따라 물곰·물텀벙이라고도 한다.  
 
지난달 30일 경남 통영시 서호시장. 활어 골목에 들어서자 좌판 옆 수족관마다 물메기들이 보였다. 민물메기와 비슷한 긴 수염, 그리고 어딘가 못마땅해 보이는 아래로 축 처진 입꼬리를 가진 녀석의 인상은 쉽게 정을 주기가 좀 어려웠다.
 
 “예전에는 배에 올라오면 발로 차버렸다는데 지금은 매우 귀해서 '금메기'로 부른다 아입니꺼, 금메기~”. 
물메기를 파는 대구수산장어직판장 김숙희(51·여)씨가 50㎝ 정도의 물메기를 들어 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물메기는 현재는 물량이 많지 않아 3㎏ 한 마리에 2만원 내외에 거래된다. 
본격적인 조업철인 12월 중순 이후가 되면 1만5000원 정도에도 재래시장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서호시장 내 활어골목 한 상인이 물메기를 보여주며 웃고 있다. 위성욱 기자

서호시장 내 활어골목 한 상인이 물메기를 보여주며 웃고 있다. 위성욱 기자

 
11월부터 2월까지 통영을 비롯해 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물메기는 80년대까지만 해도 길에 버렸던 잡어 중 하나였다. 그러나 90년대부터 대구가 귀해지면서 해안가 선창의 해장국 집에서 대구 대용으로 물메기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물메기탕이 숙취 해소에 탁월하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는 겨울 한 철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로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추세다. 
 
물메기는 경남 통영·강원도·충남 서천 등지에서 주로 잡힌다. 수심 50~80m에 살다 겨울이면 산란하기 위해 이들 지역 주변을 이동하다 잡힌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전국에서 4608t의 물메기가 잡혔는데 이 중 42.1%에 해당하는 1940t이 경남에서 잡혔다.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배로 40여분 떨어져 있는 추도 주민들이 잡은 물메기를 덕장에 말리고 있다. [사진 통영시]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배로 40여분 떨어져 있는 추도 주민들이 잡은 물메기를 덕장에 말리고 있다. [사진 통영시]

추도 주민들이 건조대에 물메기를 말리고 있는 모습. [사진 통영시]

추도 주민들이 건조대에 물메기를 말리고 있는 모습. [사진 통영시]

 
서호시장 앞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배로 40분 정도 걸리는 추도는 통영에서 거래되는 물메기의 절반이 잡힌다고 할 정도로 물메기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이곳은 12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물메기를 잡아 깨끗하게 손질한 뒤 명태 덕장처럼 물메기를 말린다. 
겨울이면 집 지붕은 물론 담장·마당·길가 등에 40~50㎝ 물메기가 걸려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윤석구 추도어촌계장은 “물메기는 활어로 팔기도 하지만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수도권 등 내륙에서도 맛볼 수 있게 말려서도 팔고 있다”며 “활어는 크기에 따라 마리 당 5000원~1만원 내외, 말린 것은 1축(10마리)에 5만~20만원에 위판이 된다”고 말했다.  
서호시장 내 활어골목에 있는 물메기 모습. 위성욱 기자

서호시장 내 활어골목에 있는 물메기 모습. 위성욱 기자

서호시장 상인이 물메기를 보여주고 있다. 위성욱 기자

서호시장 상인이 물메기를 보여주고 있다. 위성욱 기자

 
물메기는 양식이 안되기에 모두 자연산이다. 활어는 맑은 탕(지리)·회무침·물회로 사용된다.  말린 것은 국·찜·찌개 등으로 다양하게 요리된다. 통영에서는 주로 맑은 탕, 강원도 속초나 삼척에서는 김치를 넣은 얼큰한 탕으로 주로 먹는다. 
 
서호시장 안에는 통영에서 물메기국을 자주 먹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물메기 요리집이 하나 있다. 명성회뜬날이다. 이곳의 여주인 박춘숙(59)씨의 요리 비법을 살짝 공개한다. 
맑은 탕의 경우 물을 먼저 끓인다. 이렇게 물이 끓고 난 뒤에 손질한 물메기를 넣어야 살이 풀어지는 것을 막고 쫄깃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단다. 그 뒤 10년 된 조선간장과 무만 넣어 육수를 만든다. 이후 물메기를 넣고 5~10분 정도 더 끓인다. 간을 본 후 소금으로 맞춘다. 이후 꺼내기 직전에 파와 마늘을 넣는다. 그릇에 담은 뒤 모자반을 얹는다. 
명성회뜬날 안주인인 박춘숙씨가 손질한 물메기를 끓는 물에 넣고 있다. 위성욱 기자

명성회뜬날 안주인인 박춘숙씨가 손질한 물메기를 끓는 물에 넣고 있다. 위성욱 기자

 
물메기 무침. 위성욱 기자

물메기 무침. 위성욱 기자

물메기탕과 무침으로 차려진 밥상. 위성욱 기자

물메기탕과 무침으로 차려진 밥상. 위성욱 기자

물메기탕. 위성욱 기자

물메기탕. 위성욱 기자

박씨는 “물메기는 그 자체로 맛이 달고 기름기가 없어 다른 탕처럼 채소를 많이 넣거나 간을 세게 할 필요가 없다”며 “물메기 자체에서 시원한 맛이 나기 때문에 그 맛을 최대한 살려줄 수 있게 요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물메기무침은 물메기 회를 뜬 후 여기에 각종 채소와 초고추장 등을 넣고 비벼주면 된다.
통영 물메기탕을 먹고 있는 통영 시민들. 위성욱 기자

통영 물메기탕을 먹고 있는 통영 시민들. 위성욱 기자

물메기탕을 먹고 있는 모습. 위성욱 기자

물메기탕을 먹고 있는 모습. 위성욱 기자

 
명성회뜬날에 물메기탕을 먹으러 온 박모(50)씨는 “통영 사람들은 겨울이면 한 주에 2~3차례 정도 ‘미기국(물메기탕)’을 먹을 정도로 자주 먹는다”며 “겨울 한철에만 싱싱한 활어 미기국을 먹을 수 있어 겨울이 기다려질 정도다”고 말했다. 
김민철 통영시 공보계장은 “요즘에는 전국에서 물메기 조업을 하지만 그중에서도 으뜸은 통영에서 잡은 물메기로 친다”며 “특히 동지 전후에 잡은 물메기는 대구보다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어 꼭 한번 먹어봐야 할 음식”이라고 말했다.
 
통영=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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