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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걷기, 철학자의 생각법





【 걷기, 철학자의 생각법 】 -
사유의 풍경으로 걸어 들어가다
_로제 폴 드루아 (지은이) | 백선희 (옮긴이) | 책세상 | 2017-11-15
| 원제 Comment marchent les philosophes (2016년)

 

 
인간의 ‘걷기’는 매우 역동적이다. 역학적이다. 습관적으로 걷다보니 의식을 못할 뿐이다. 전신운동이기도 하다. 걷고 있는 동안에 발에 있는 뼈와 근육, 인대, 힘줄 등의 움직임부터 목주위의 근육과 조직까지 같이 움직인다. 우리 몸 구석구석 서로 긴밀한 협동작용을 통해 우리 몸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근골격계에 질병이 찾아오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당장 걸음걸이부터 달라진다. 뇌는 어떤가. 뇌 손상 후 평가의 1순위는 걸을 수 있는가? 언제부터 혼자 걷기가 가능한가다. 인간이 걷는 방식은 참으로 독특하다. 어떤 기계(로봇)도 인간의 걸음걸이를 완벽하게 흉내 내지 못한다. 인간의 걷기는 인간에게 주어진 참으로 귀한 선물이다.
 
 
이 책의 저자 로제 폴 드루아는 철학자, 철학 저널리스트로 소개된다. 철학자답게 인간의 걷기를 관찰하며 철학자들의 사유의 길과 방법을 연관시켰다. 그래서 부제도 ‘사유의 풍경으로 걸어 들어가다’이다. 걸음걸이 속에 생각의 근원이 함께 한다는 이야기다. ‘말하며 걷는다’ 또는 ‘걸으며 말한다’는 고대 철학자들의 일상이었을 것이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보다 더 많이 더 멀리 걸었음에 틀림없다. “그들은 거닐며 추론하고, 산책하며 토론하고, 여럿이서 백 걸음을 걷는다. 아테네와 로마의 철학자들은 한 걸음 한 걸음씩 진리에 다가간다고 말한다. 혹은 진리는 도달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선언한다.”
 
 
 
저자는 걷는 철학자들을 그가 더욱 잘 관찰할 수 있게 무대에 올린다. 시인이자 사상가인 엠페도클레스의 불가사의한 샌들이야기를 시작으로, 소크라테스, 프로타고라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피론, 디오게네스, 세네카, 아폴로니오스 등의 고대 도보자(철학자)들이 등장한다. 이어서 동양의 도보자들, 자유로운 산책자들 이야기로 이어지다가 현대의 신들린 사람들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인도까지 맨발로 걸은 티야나의 아폴로니오스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는 아마도 날아서 여기서 사라졌다가 저기서 다시 나타날 수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는 몇 년 동안이고 걸어서 여행하길 좋아했다. 세상의 모든 현자들을 만나기 위해.” 맨발로 걷고, 동냥으로 살고, 신전에서 잠을 자고, 약간의 채소와 과일로 끼니를 때우며 티야나의 아폴로니오스는 도보자이자, 예언자, 현자로 수십 년을 그 시대의 사람들이 알았던 세상을 거의 전부 돌아다녔다. 그리스에서 바빌로니아로 갔고, 인도로 갔다가 로마로 돌아왔고, 다시 이집트를 거쳐 에티오피아로 갔으며, 카슈미르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보다 더 많이 걸은 철학자가 있을까?
 
 
저자의 독특한 관점은 걷기와 말하기와 생각의 상관관계를 깊이 생각해봤다는 것에 있다. 그렇다고 이 세 가지를 하나의 동일한 활동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생각과 걷기가 동일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길을 걷다가 넘어질 듯 하다 다시 중심을 잡듯이 생각 역시 다시 일어서면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시 존재하기 위해 스스로를 파기할 위험상태로 몰고 가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걷기와 철학은 항구적인 추락과 만회라는 유사한 움직임 속에 자리하고 있다. 생각은 그 어느 곳보다 철학의 훈련 속에서 스스로 붕괴될 위험을 출발하며, 새로운 솟구침, 새 도약으로 자신에 저항하길 멈추지 않으며 나아간다.” 많이 걷는다고 철학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걷기라는 행위가 뇌를 활성화시켜준다는 레포트는 있다. 걷는 것과 사유(思惟)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 궁금한 독자는 읽어보시길...
 
 
#걷기 #철학자의생각법 #로제폴드루아 #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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