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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와 같이 뛴 그 언니, 네 번째 올림픽 도전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포디움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27·은퇴)와 함께 섰던, 그 언니가 아직도 빙판 위에서 점프하고 있다. 소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30·이탈리아)다.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메달리스트. 왼쪽부터 김연아(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금), 카롤리나 코스트너(동). [사진 소치올림픽 홈페이지]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메달리스트. 왼쪽부터 김연아(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금), 카롤리나 코스트너(동). [사진 소치올림픽 홈페이지]

 
키 1m69㎝로 늘씬한 몸매인 코스트너는 환하게 웃으면 순박한 시골 처녀처럼 보인다. 그런 코스트너가 어느새 30대 초반의 나이가 됐다. 피겨계에서는 할머니 연배다. 보통 피겨 여자 싱글 선수들은 20대 초반에 전성기를 구가하고, 20대 중반에 은퇴한다. 그러나 코스트너는 만 27세에 올림픽 메달을 처음 땄다. 
 
그는 2006년 토리노올림픽(9위), 2010년 밴쿠버올림픽(16위)에 출전해 노메달에 그치며 평범한 선수로 마감할 뻔했다. 그러나 소치올림픽에서 실수없이 본인만의 연기력을 뽐내 동메달을 따면서 뒤늦게 만개했다. 1928년 생모리츠 대회에서 베아트릭스 로우란(미국·당시 27세233일) 이후 두 번째로 최고령 피겨 여자 싱글 메달리스트가 됐다. 또 이탈리아 여자 싱글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하면서 이탈리아에서 인기 스포츠 스타가 됐다. 
이탈리아 피겨 스타 코스트너. [사진 코스트너 SNS]

이탈리아 피겨 스타 코스트너. [사진 코스트너 SNS]

 
뒤늦은 전성기를 누리던 코스트너에게 찬물을 끼얹은 건 전 남자친구 알렉스 슈바처(33)였다. 2008년 베이징 여름올림픽 남자 경보 50㎞ 금메달리스트인 슈바처의 도핑 문제가 국제적으로 이슈가 됐다. 코스트너도 소치올림픽 이후 조사를 받았는데 슈바처의 약물복용을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코스트너도 2015년 1월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로부터 1년 4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피겨 전문가들은 코스트너의 은퇴를 예상했다. 28세의 나이에 어떤 국제대회에도 출전할 수 없다는 것은 선수에게는 너무 가혹했기 때문이다. 당시 AFP통신은 "이 징계는 선수생활 마감을 알리는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랬던 코스트너가 2016년 초 빙판 복귀를 알리며 "평창올림픽에도 출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소치올림픽 이후 2년 가까이 스케이트화를 신지 않은 코스트너가, 그것도 서른 살을 코앞에 둔 코스트너가 성공적으로 복귀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17~18시즌 피겨 그랑프리에서 은메달을 딴 코스트너. [사진 코스트너 SNS]

2017~18시즌 피겨 그랑프리에서 은메달을 딴 코스트너. [사진 코스트너 SNS]

 
그런데 코스트너가 그 어려운 걸 해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소치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냈던 것처럼, 열 살 넘게 어린 선수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코스트너는 지난 3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6위를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그리고 올림픽 시즌인 2017~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1차와 4차 대회에서 모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시즌 랭킹 포인트만 따지면, 평창올림픽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러시아)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다. 메드베데바가 발등 부상으로 7일부터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을 포기함에 따라 코스트너가 이 대회 유력 금메달 후보로 급부상했다. 코스트너는 "45세나 50세가 되면 정말로 피겨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열심히 하는 것을 선택했다. 이제 순위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이 나이에 뛸 수 있는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정재은 국제심판은 "30대에도 빙판을 누비는 코스트너는 정말 대단하다. 사실 근력이 부족해 점프 질은 떨어졌다. 하지만 풍부한 감성을 바탕으로 한 표현력이 다른 10~20대 선수들보다 훨씬 뛰어나다. 부상없이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평창올림픽 메달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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