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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마지막 출항이었는데…" 선창1호 사고 피해자들 사연

4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진두항. 거센 바람이 부는 부둣가에 검은색 점퍼를 입은 여성이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겠냐”며 오열했다.  
 
지난 3일 오전 급유선과 부딪힌 후 전복된 낚싯배 선창1호의 승선자이자 실종된 낚시객 이모(57)씨의 누나(60ㆍ여)였다. 날이 선 칼바람에도 이씨의 누나는 실종자 수색이 진행되는 바다만 하염없이 바라봤다.  
이씨의 누나는 “동생이 낚시하러 간 줄도 몰랐는데 사고 난 배에 탔다고 한다”며 “거래처 사람들하고 같이 갔는데 왜 내 동생은 못돌아 온거냐”고 하소연했다.
3일 병원으로 향하는 낚싯배 사고자 가족들 [연합뉴스]

3일 병원으로 향하는 낚싯배 사고자 가족들 [연합뉴스]

 
실종된 이씨는 무역업체를 운영하며 집안 살림을 책임지는 착한 동생이었다고 한다. 제사는 물론 친척들까지 잘 챙겼다고 한다. 슬하에 1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하는 일도 승승장구해 가족들의 자랑이었다고 한다. 
이씨의 누나는 “동생이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는데…”라며 눈물만 흘렸다.  
 
실종된 선창1호의 선장 오모(70)씨의 아들도 이날 진두항에서 연신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다른 배의 선원인 오씨의 아들은 “사고 당시 배를 타고 인근 바다에 나가 있었다”고 말했다. 오 선장은 40년 가까이 배를 탔다. 물고기를 잡는 안강만선 등에서 20년간 선장을 한 베테랑이다. 2015년부터 선창1호의 선장으로 일했다. 오씨는 출항 전 아들이 탔던 영동 2호 선장에게 무전으로 배가 나갈 만한지 등을 물어봤다. 오씨의 아들이 탄 배의 선장은 나갈 만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오씨의 아들은 "단순 접촉 사고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크게 사고가 난 줄 몰랐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해경에서도 오씨의 아들이 탄 배에 연락해 "인근에 사고가 났는데 배를 돌려서 인명구조 등을 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는 사고 사실을 듣고 어머니께 전화해서 직접 사고 소식을 알렸다.  
병원으로 이송되는 낚싯배 전복 사고 희생자   [연합뉴스]

병원으로 이송되는 낚싯배 전복 사고 희생자 [연합뉴스]

 
 같은 시간 선창1호 전복으로 숨진 3명의 빈소가 차려진 인천시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은 온통 울음바다였다. 입관식을 끝낸 낚시개 유모(45)씨의 빈소에선 유가족들의 오열이 이어졌다. 유씨의 어머니는 “어쩌면 좋냐. 엄마가 왔는데 너는 어디 갔냐”며 통곡했다. 유씨의 한 유족은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며 “낚시를 원래 좋아했는데 휴업기를 앞두고 타는 올해 마지막 배라고 갔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라며 눈물만 흘렸다.
 
숨진 강모(50)씨와 이모(53)씨의 빈소에는 유가족이 넋을 잃고 앉아 있었다. 
이씨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온 이규성(29)씨는 고인을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분”으로 기억했다. 그는 올해 초 이씨가 갑판장으로 있던 낚싯배의 손님으로 타면서 알게 됐다고 했다. 뱃사람 특유의 우직함으로 손님을 대해 퉁명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누구보다 좋은 사람이었다고 했다. 규성씨는 “말은 까칠하게 했어도 낚시를 할 때는 자세도 잡아주고 좋은 자리도 알려줘서 형님이 모는 배만 탔다”며 “뉴스에서 낚싯배 사고 소식을 듣고 형님 배가 아니라 안심했는데 형님이 그 배에 타고 있다는 말을 듣고 많이 놀랐다”고 했다.  
 
교직원인 강씨의 빈소에는 오후가 되자 그가 일했던 석남중학교 관계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그는 효자였다고 한다. 9년 동안 치매를 앓던 어머니의 병시중을 직접 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도 집 안에서 영정사진을 모셔둘 정도였다.
이 학교 관계자는 "성격이 쾌활하고 활달했다. 아침에 출근하면 큰 소리로 웃으며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하던 분"이라며 "'주말에 뭐했냐'고 물어보면 '낚시를 다녀왔다'고 해 낚시를 좋아하는 줄 알고는 있었는데 사고가 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낚싯배 전복 사고로 숨진 강씨의 추모공간이 그가 일했던 인천 석남중학교에 마련됐다. [사진 인천 석남중학교]

낚싯배 전복 사고로 숨진 강씨의 추모공간이 그가 일했던 인천 석남중학교에 마련됐다. [사진 인천 석남중학교]

석남중학교 고보선 교장은 "고인이 결혼을 안해서 그런지 아이들을 무척 예뻐했다"며 "학생과 교직원들에게도 항상 웃으면서 대하고 친절해 원래대로라면 2년에 한번씩 학교를 옮겨야 하는데 고인은 성실함 등을 인정받아 1년 더 있기로 한 상태"라고 안타까워 했다. 
학교에도 고인을 애도하는 추모공간이 마련됐다. 학생과 교직원 등이 붙인 추모 쪽지는 유가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부 유가족은 고인의 시신을 집 가까운 곳으로 모셨다. 
전날 인하대 병원에 모셔져 있던 시신 7구 중 4구는 서울과 경기도 등 고인의 집 근처에 빈소를 차렸다고 한다. 이번 사고로 숨진 피해자 13명의 빈소는 현재 서울과 경기, 인천지역의 10개 장례식장에 모셔져 있다.
 
선창1호에서 조리원으로 일하던 이모(41ㆍ여)씨의 시신은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씨는 다른 일을 하게 돼 사고가 나던 날이 마지막 출항이었다고 한다.  
결혼한 지 3년 된 남편은 물론 형제가 함께 배를 탔다가 형을 잃은 동생, 군 동료와 낚시를 갔다가 사고가 난 현역 원사 등도 있었다.
인천 낚싯배 선창1호에서 해경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인천 낚싯배 선창1호에서 해경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선창1호 승선원부에 따르면 당일 이 배에 탄 이들은 인천 출신 7명, 서울 출신 10명, 경기 출신 5명이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사망한 이들은 사고 선박이 가입한 책임공제에 따라 보상을 받게 된다. 사고가 난 선창1호 선주는 영흥 수산업협동조합과 승선인원 20명까지 한 사고당 최대 30억원을 보장하는 선주배상책임공제에 가입했다. 선창1호를 추돌한 명진15호도 80억~90억원 상당의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최모란ㆍ여성국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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