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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문화가 바꾼다] 폐광산 개조한 유네스코 문화유산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원래 도시재생은 대도시의 무분별한 교외화 현상과 도심부 쇠퇴현상 등에 따른 구시가지 및 기반시설의 노후화, 도심공동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하지만 물리적인 환경정비 및 도시재개발에 집중하면서 도시의 지속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그 결과 최근에는 도시재생의 인문학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ㆍ지역발전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문화를 기반으로 한 도시재생은 국가별 상황에 따라 여러 양상으로 진행된다. ▶구도심의 낙후지역을 재활용하는 경우 ▶산업유산을 기반으로 도시재생을 하는 경우 ▶지역의 전통시장 활성화와 공동체 활동을 강조하는 경우 ▶낙후된 도심에 예술가 공동체를 정책적으로 유치함으로써 도시재생을 도모하는 경우 등 다양하다. 폐광 일대를 박물관ㆍ도서관 등으로 바꿔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독일 에센 졸페라인 광산,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2000년 개관한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미술관 등은 문화적 도시 재생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폐광을 활용한 문화시설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독일 졸페라인 광산.

폐광을 활용한 문화시설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독일 졸페라인 광산.

독일 졸페라인 폐광에 조성된 스케이트장.

독일 졸페라인 폐광에 조성된 스케이트장.

일본 요코하마의 코가네초는 2005년까지만 해도 유명 성매매 거리였던 지역을 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한때 260여개에 달했던 성매매 점포들을 개조해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스와 전시회 공간으로 활용하고, 인근 고가도로 밑에 예술가들을 위한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2008년부터 미술전시회 '코가네초 바잘' 이 매년 열리는데, 현재는 요코하마 비엔날레와 연계해 행사 규모가 더욱 커졌다.
일본 요코하마시의 코가네초. 한때 유명한 성매매 거리였던 곳이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일본 요코하마시의 코가네초. 한때 유명한 성매매 거리였던 곳이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중국 상하이 홍차오 레드타운은 산업유산을 활용한 사례다. 1956년부터 철강을 생산하던 공장이었는데, 2005년 상하이 시 도시계획에 따라 문화예술지역으로 재탄생했다. 건물 개조 과정에서 기존 건축물의 구조와 공간적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 붉은 벽돌로 지어져 '홍팡(紅坊)' 혹은 ‘레드타운(Red Town)’으로 불린다. 이 곳의 건물들은 갤러리ㆍ디자인 사무소ㆍ건축사무소 등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넓은 잔디광장에는 수많은 조각품이 전시돼있다. 매년 60여 회의 전시회가 열리고, 5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찾아온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복합문화공간 ‘엘엑스 팩토리(LX Factory)’는 19세기 지은 방직 공장지대의 건물들을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현재 이 곳에는 예술가들의 작업실ㆍ쇼룸ㆍ갤러리ㆍ가구점ㆍ카페ㆍ레스토랑ㆍ콘서트홀 등이 모여있어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서점 ‘레르 데바가르(Ler Devagar)’와 기존 건축물을 활용한 호스텔 등이 주요 관광 포인트다. 주말이면 다양한 공연도 열리고 있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서점 ‘레르 데바가르(Ler Devagar)’. 19세기 방직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곳이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서점 ‘레르 데바가르(Ler Devagar)’. 19세기 방직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곳이다.

캐나다의 그랜빌 아일랜드는 밴쿠버 시내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섬인데, 중공업의 쇠퇴로 인한 도심지의 쇠퇴를 극복하기 위해 공장 부지를 복합문화상업공간으로 변화시킨 사례다. 1978년부터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해 '공영시장(Public Market)' 같은 상업시설, 예술학교 등의 교육문화시설, 레스토랑과 영화관, 수변 산책로와 간이공연장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섰다. 현재 그랜빌 아일랜드는 밴쿠버의 랜드마크가 되었고, 이곳을 들르는 방문객 수는 연간 1200만명이 넘는다.
캐나다 밴쿠버 그랜빌 아일랜드. 옛 공장 부지를 복합문화상업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캐나다 밴쿠버 그랜빌 아일랜드. 옛 공장 부지를 복합문화상업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도시재생에서 더 관심을 두어야 할 요소는 도시의 역사와 이야기ㆍ철학 등 도시가 가지고 있는 무형적인 가치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무조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보다 사람이 중심이 돼 ▶예술적인 생태성과 전통의 복원 ▶공동체성 창출 ▶미학성 추구 등을 조화롭게 펼쳐야 진정한 도시재생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병민 건국대 교수

이병민 건국대 교수

 
 
이병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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