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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같은조' 독일 현지 르포]독일축구는 독일사회와 닮았다, 그래서 더 두렵다

지난달 22일 독일 도르트문트와 잉글랜드 토트넘의 유럽 챔피언스리그가 열린 도르트문트의 홈구장 지그날 이두나 파크. 8만1036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경기장의 남쪽 스탠딩석 2만5000석은 노란 물결로 넘실댔다. [도르트문트=박린 기자]

지난달 22일 독일 도르트문트와 잉글랜드 토트넘의 유럽 챔피언스리그가 열린 도르트문트의 홈구장 지그날 이두나 파크. 8만1036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경기장의 남쪽 스탠딩석 2만5000석은 노란 물결로 넘실댔다. [도르트문트=박린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세계축구 최강' 독일과 같은조에 속했다. 독일은 2014년 월드컵 우승국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다. 최근 A매치 21경기 연속 무패(16승5무)를 기록 중이다.
 
최근 독일의 뮌헨, 슈투트가르트, 도르트문트, 아우크스부르크 등을 8박9일간 다녀왔다. 한결같이 준비하는 꾸준함, 두려움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도전정신. 독일축구는 독일사회와 사람들을 꼭 닮았다.
지난달 18일 슈트트가르트와 도르트문트의 분데스리가 경기가 열린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의 관중석 모습. [슈투트가르트=박린 기자]

지난달 18일 슈트트가르트와 도르트문트의 분데스리가 경기가 열린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의 관중석 모습. [슈투트가르트=박린 기자]

 
독일은 축구가 종교인 나라다. 그들의 주말은 축구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지난달 18일 2017-18시즌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도르트문트전이 열린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는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경기 중 전체관중이 20번 넘게 일어나 박수를 치며 응원을 펼쳤다.  
 
다음날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아우크스부르크의 경기는 스폰서 라운지에서 관전했다. 경기 전, 중, 후로 스테이크와 맥주가 무제한으로 제공됐고 구단 자체 방송도 운영됐다. 3-0 완승을 거둔 뮌헨 경기는 한편의 오페라를 보는듯 웅장했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의 스폰서 라운지. 경기 전중후로 스테이크와 맥주가 무제한으로 제공됐고 구단 자체 방송도 운영됐다. [뮌헨=박린 기자]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의 스폰서 라운지. 경기 전중후로 스테이크와 맥주가 무제한으로 제공됐고 구단 자체 방송도 운영됐다. [뮌헨=박린 기자]

 
22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도르트문트-토트넘(잉글랜드)전을 보기위해 고속 열차 이체에(ICE)를 타고 뮌헨에서 도르트문트까지 5시간30분간 이동했다. 노랑색과 검정색이 조화를 이룬 유니폼을 입은 수많은 도르트문트 팬들은 맥주를 상자채 들고 탔다. 8만1036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그날 이두나 파크의 남쪽 스탠딩석 2만5000석은 노란 물결로 넘실댔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평균관중은 4만명이 넘고, 경기장 좌석 점유율도 80% 이상이다. 독일에서는 축구선수가 한국에서의 아이돌 만큼 '셀럽(celebrity·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유명인)'이다. 독일 지하철에서는 독일 대표 출신 루카스 포돌스키(32·비셀 고베)의 통신회사 광고를 볼 수 있다.  
 
바이에른 뮌헨 유스 아카데미인 FC 바이에른 캠퍼스 외관. [뮌헨=박린 기자]

바이에른 뮌헨 유스 아카데미인 FC 바이에른 캠퍼스 외관. [뮌헨=박린 기자]

 
바이에른 뮌헨 유스 아카데미 'FC BAYERN CAMPUS(FC 바이에른 캠퍼스)'을 찾았다. 7000만 유로(905억원)을 투자한 이 곳은 8면의 축구장이 있고 1군 훈련장의 4배 규모다. 스카우팅팀의 루카 클로제는 "30m 단거리 기록을 책정할 수 있는 트랙, 비치사커를 할 수 있는 모래사장, 선수별 개인튜터 등 최첨단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인천 대건고 출신으로 지난 6월 뮌헨과 4년6개월 계약을 맺은 정우영(18)이 이곳에서 훈련 중이었다.  
 
FC 바이에른 캠퍼스에는 30m 단거리 기록을 책정할 수 있는 트랙 등 최첨단 시스템을 구축했다. [뮌헨=박린 기자]

FC 바이에른 캠퍼스에는 30m 단거리 기록을 책정할 수 있는 트랙 등 최첨단 시스템을 구축했다. [뮌헨=박린 기자]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잔디업체 '가르텐 모제어'를 찾아갔다. 슈트트가르트, 바이에른 뮌헨, 아우크스부르크 등 홈구장의 잔디를 책임진 회사다. 마티아스 렌츠 대표는 "우리는 천연잔디에 인조잔디를 사이사이 심는 하이브리드 잔디를 쓴다. 가장 기본인 흙부터 신경쓰고, 잔디 안에 히팅 시스템도 구축했다"고 말했다.
 
아우크스부루크 홈구장 WWK 아레나의 잔디를 직접 밟아봤는데, 한국축구대표팀이 경기를 치르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울퉁불퉁 푹푹 파이는 '논두렁 잔디'와 대조적이었다.  
 
아우크스부르크 홈구장 WWK 아레나에는 최고급 하이브리드 잔디가 깔려있었다. [아우크스부르크=박린 기자]

아우크스부르크 홈구장 WWK 아레나에는 최고급 하이브리드 잔디가 깔려있었다. [아우크스부르크=박린 기자]

 
독일은 조기축구를 하다가 월드컵 득점왕이 될 수 있는 나라다. 독일축구는 크게 1부리그부터 4부리그까지 구성됐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하부리그는 최대 12부리그까지 확장돼 각 디비전별로 승강제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간다. 1933년부터 총 10차례 변혁기를 거치며 디비전시스템을 완성했다. 실제로 호펜하임은 8부리그에서 올라온 팀이다.  
 
19세까지 목수일을 병행하면서 독일 7부리그 블라우바흐에서 뛰던 미로슬라프 클로제(39)는 1999년 1군 무대를 밟았고 월드컵 최다골(16골) 보유자가 됐다. 쾰른 지역 9부리그 홀바이데 소속인 작은 정수기 회사 대표도 상위 리그로 올라갈 수 있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현재 A대표팀 사령탑 신태용(47) 감독은 휴식기인 2013년 4월 영국 런던에서 뮌헨-도르트문트 독일팀끼리 맞붙은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관전한 뒤 기자와 통화를 했다. 당시 신 감독은 "독일축구는 1990년 통일 후 경제침체로 유로 2000과 2004에서 연속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1999년 1·2부리그 36팀에 의무적으로 유소년팀을 두게하고, 2002년부터 10년간 유소년에 5억2000만 유로(약 7200억원)을 투자했더라"고 놀라워했다. 마리오 괴체(도르트문트) 등이 그 유산이다.  
 
분데스리가는 감독 역시 나이에 관계없이 능력있는 유소년팀 지도자를 적극적으로 1군으로 끌어올려 길러낸다. 30대 초반의 율리안 나겔스만(30) 호펜하임 감독,  도메니코 테데스코(32) 샬케 감독은 독일축구시스템이 만들어낸 괴물 감독이다.
 
독일은 유소년부터 성인축구까지 대부분 팀들이 수비를 탄탄히하고 간격유지와 전방압박을 추구했다. 직접 관전한 아우크스부르크 훈련 역시 폴을 세워두고 간격유지에 공을 들였다. [아우크스부르크=박린 기자]

독일은 유소년부터 성인축구까지 대부분 팀들이 수비를 탄탄히하고 간격유지와 전방압박을 추구했다. 직접 관전한 아우크스부르크 훈련 역시 폴을 세워두고 간격유지에 공을 들였다. [아우크스부르크=박린 기자]

 
분데스리가에서 8시즌째 활약 중인 구자철(28·아우크스부르크)은 "뿌리부터 탄탄한 독일축구가 부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인구 8090만명 중 약 20%인 1640만명이 이민자 출신이다. 독일축구는 여러 인종이 모여 더 다양하고 강해졌다. 터키 이민자 2세 미수트 외질(29·아스널), 튀니지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사미 케디라(30·유벤투스), 가나계 제롬 보아텡(29·바이에른 뮌헨) 등이 대표적이다.
선 굵은 축구의 ‘전차군단’은 다민족 팀이 되면서 다채로운 색깔을 띠게 됐다.
 
독일 여행을 동행한 김환 JTBC 분데스리가 해설위원은 "독일 대표팀은 2018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10전 전승을 거두는 동안 43골을 넣고 단 4실점했다. 토마스 뮐러(29·바이에른 뮌헨), 산드로 바그너(30·호펜하임) 등 무려 21명이 득점을 올렸다"며 "전체 풀이 40~50명이나되는 독일대표팀은 베스트11을 5팀을 꾸릴 수 있다. 부상자가 생겨도 균일한 경기력을 펼친다는건 엄청난 강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독일과 같은조가 되질 않길 바랬는데 한조가 됐다. 독일축구는 독일사회와 닮아서 더 두렵다. 한국은 내년 6월27일 카잔에서 '세계축구 최강' 독일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러야한다. 
 
뮌헨·도르트문트·슈투트가르트·아우크스부르크(독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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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