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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풍계리 귀신병 시달려···성별 알 수 없는 아이 태어나"

“다리를 절룩거리게 되고, 두통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죽어갔다. 이유를 몰라 ‘귀신병’이라 불렀다.”
2006년부터 지난 9월까지 6차례에 걸쳐 핵실험이 진행됐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주변 주민들의 실상을 폭로하는 증언이 나왔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한 지난 9월3일 오후 '중대보도'를 시청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 [연합뉴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한 지난 9월3일 오후 '중대보도'를 시청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 [연합뉴스]

  
미국 NBC방송은 4일 풍계리에서 거주했던 탈북자 이정화씨와 이영실씨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2010년 탈북한 정화씨는 “정말 많은 사람이 죽었다. 처음엔 가난하고 못 먹어서 죽는 줄 알았는데 이젠 방사능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도 다리가 불편해 걸을 때마다 절뚝거린다. 이유 없는 통증도 계속되고 있다고 정화씨는 호소했다. 그는 길주군에서 온 다른 탈북자들도 핵실험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인공위성업체 플래닛이 촬영한 북 풍계리 핵시험장, 제6차 핵시험 후의 북한 풍계리 핵시험장에서 이전의 5차례 핵시험 때에 비해 훨씬 넓은 지역에서 더 많은 산사태가 일어났다고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전했다. [연합뉴스]

인공위성업체 플래닛이 촬영한 북 풍계리 핵시험장, 제6차 핵시험 후의 북한 풍계리 핵시험장에서 이전의 5차례 핵시험 때에 비해 훨씬 넓은 지역에서 더 많은 산사태가 일어났다고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전했다. [연합뉴스]

 
풍계리 주변 지역에서 살다 2013년 탈북한 영실씨의 주장은 더욱 구체적이다. 그는 이웃 주민들이 계속 장애아를 출산했다고 말했다. 영실씨는 “생식기가 없어 성별을 알 수 없는 아이도 있었다”며 “북한에선 장애아가 태어나면 보통 죽인다. 그래서 부모들이 아기를 죽였다”고 전했다. 또 “중국에서 밀수한 휴대전화로 지금도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가끔 연락을 취하는데, 가족들이 두통과 구토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풍계리 주변의 ‘귀신병’ 소문은 지난해부터 퍼졌다.  
지난해 8월 탈북자단체인 통일비전연구회가 길주군 출신 탈북자 13명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 모두 건강 이상을 직접 겪었거나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이웃을 봤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면접에 응한 탈북자들 중 일부는 갑작스러운 시력 감퇴, 피로감, 불면증, 북한 현지 병원에서 희귀병 진단을 받은 원인 불명의 심장 통증 등 피폭 피해가 의심되는 각종 증세를 호소했다고 한다. 풍계리 2차 핵실험까지 경험했다는 탈북자는 “1차, 2차 핵실험 당시 풍계리에 있는 군관 가족만 갱도에 대피시켰다”며 ”일반 주민들에게는 전혀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를 “거짓과 모략에 찌든 자들의 악담질”이라고 비난했다.  
 
 

핵실험으로 길주 지역 특산품이던 산천어와 송이버섯이 사라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통일비전연구회는 풍계리 주변 지역 주민들이 마시는 식수가 방사능오염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지리적으로 핵실험 장소가 고지대이자 식수원이 위치한 곳이라 자연스럽게 주변 지역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6차 핵실험을 실시한 지난 9월 초에도 ‘핵무기연구소 성명’에서  “전례 없는 큰 위력으로 진행됐지만 지표면 분출이나 방사성 물질 누출현상은 전혀 없었다”며 방사성 물질 누출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국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8일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사용된 갱도가 함몰됐을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방사성물질 ‘제논(Xe)-133’이 대기 중에서 미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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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사히신문은 풍계리 실험장에서 일하는 군인과 그 가족이 평양 근교의 병원에서 피폭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북한 당국이 길주군 일대의 기차역에선 외국인 승객의 출입을 막고 있다”며 “핵실험 준비에 참여했던 요원 중에도 사망자가 있다는 미확인 정보가 있다”고 전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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