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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부족과 지휘의 부재가 원인”…미 이지스함과 어선 충돌한 이유 보니

미 해군의 이지스 순양함 레이크챔플레인함(CG 57). 길이 173m, 배수랑 9800t의 대형 군함이다. [사진 미 해군]

미 해군의 이지스 순양함 레이크챔플레인함(CG 57). 길이 173m, 배수랑 9800t의 대형 군함이다. [사진 미 해군]

 
지난 5월 9일 오전 11시 51분쯤 동해  울릉도 남방 해상에서 훈련 중이던 미 해군의 이지스 순양함 레이크챔플레인함(CG 57)이  9.77톤인 통발어선인 남양 502호와 충돌했다. 당시 이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다. 레이크쳄플레인함과 남양 502호 모두 자력으로 항해할 정도로 함 손상도 적었다. 그런데도 미 해군은 6개월 넘는 조사를 해 사고 조사 보고서를 냈다. “훈련 부족과 지휘 부재가 원인이었으며, 제대로 했더라면 피할 수 있었던 사고”란 판단이었다.
 
보고서에서 밝힌 당시 사고 경위는 이렇다.
 
레이크챔플레인함은 당시 한국 해군의 양만춘함(DDH 973)과 함께 핵추진 항모인 칼빈슨함(CVN 70)을 호위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날씨는 흐렸다. 레이크챔플레인함은 항해 레이더가 고장이었으며 선박 자동 식별장치(AIS)를 꺼놓은 상태였다.
 
지난 5월 9일 당시 칼빈슨함, 레이크챔플레인함, 남양 502호 항로. [자료 미 해군]

지난 5월 9일 당시 칼빈슨함, 레이크챔플레인함, 남양 502호 항로. [자료 미 해군]

 
오전 10시 31분쯤 칼빈슨함이 남양 502호가 가까운 지역에서 항해 중인 사실을 발견한 뒤 레이크챔플레인함에 통보했다. 11시 35분쯤 레이크챔플레인함의 레이더 화면에서 남양 502호가 사라졌다.  
 
그러자 레이크챔플레인함은 두 차례 남양 502호를 무전으로 교신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경고를 주기 위해 뱃고동을 두 차례 울렸다. 그런데도 남양 502호로부터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그리고 11시 51분 충돌이 일어났다. 남양 502호가 레이크챔플레인함의 왼쪽 중앙부를 들이 받은 것이다.
 
이 충돌로 래이크챔플레인함은 90㎝ X 1.5m 넓이로 움푹 파였다. 부상자와 더 이상의 피해는 없었다. 레이크챔플레인함은 계속 임무에 투입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레이크챔플레인함의 함장은 칼빈슨함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 중이라 함교에 없었다. 부함장과 항해사도 충돌 당시 함교에 없었다. 보고서는 “당시 함교 근무자는 반응이 늦어 부적절하고 상황에 맞지 않은 기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제대로 항해하지 못해 충돌이 일어났다는 뜻이다. 뱃고동을 세 차례 울리는 게 국제 항해 규정인데 이를 지키지 못한 점도 밝혀냈다.
 
레이크챔플레인함과 남양 502호 크기 비교(왼쪽)와 충돌 당시 상황 재현. [자료 미 해군]

레이크챔플레인함과 남양 502호 크기 비교(왼쪽)와 충돌 당시 상황 재현. [자료 미 해군]

 
미 해군은 레이크챔플레인의 함장과 책임자에 대해 행정·징계 처분에 대한 절차를 밟고 있다. 함장의 경우 회의에 참석 중이었다곤 하나 조타 훈련이나 레이더 고장에 제대로 대처 못한 점에 대해 문제 삼았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미 해군 작전부장인 존 리처드슨 제독은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함 목적은 해군이 미국 국민에게 사고의 원인과 교훈을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형 전 합참 전략부장(예비역 해군 소장)은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결국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며 “미 해군도 잇따른 항해 사고로 ’기본으로 돌아가자‘며 해도에 삼각자, 컴퍼스로 항로를 그리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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