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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호텔] 이틀 숙박비 560만원 가치 '이 텐트' 위해 적금

적금 들었다 이 텐트에서 다시 자려고 
 
25만평 부지에 단 15채의 텐트만 있는 글램핑 리조트, 포시즌스 텐티드 캠프 골든트라이앵글.

25만평 부지에 단 15채의 텐트만 있는 글램핑 리조트, 포시즌스 텐티드 캠프 골든트라이앵글.

돈을 모은다. 다시 이 텐트에 묵는 날을 그리며 적금을 든다. 고작 텐트에 불과한데 목돈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답한다. 이 텐트의 하루 숙박요금은 무려 280만원이다. 게다가 최소 2박 이상 숙박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틀 밤에 숙박료만 560만원이 든다. 안다. 입이 떡 벌어질 금액이다. 이 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꼭 방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설득하는 과정이 되겠다. 이 텐트의 정식 이름은 ‘포시즌스 텐티드 캠프 골든트라이앵글(Four Seasons Tented Camp Golden Triangle)’. 태국 최북단, 미얀마·라오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골든트라이앵글에 자리한 글램핑 리조트다.
텐티드 캠프는 그곳으로의 접근 자체가 여행이다. 메콩강 지류를 따라 15분 보트를 타고 가야 리조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텐티드 캠프는 그곳으로의 접근 자체가 여행이다. 메콩강 지류를 따라 15분 보트를 타고 가야 리조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골든트라이앵글은 과거 악명 높던 대규모 마약 재배지였다. 태국 정부의 정화 노력으로, 양귀비를 기르던 농민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커피 등 대체 작물을 기르거나 관광산업으로 업종을 바꿨다. 현재 골든트라이앵글은 월경(越境) 체험 관광지로, 메콩강 지류를 건너 국경을 넘으려는 관광객이 드나든다. 포시즌스 텐티드 캠프 숙박체험은 메콩강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치앙라이 공항에서 호텔의 4륜구동 차를 타고 30분 정도 달리면 메콩강 포시즌스 전용 선착장 웨스트포스트에 닿을 수 있다. 보트를 타고 15분 강을 거슬러 가면 나무가 우거진 정글 속 호텔이 모습을 드러낸다. 
군복 같은 유니폼을 입은 리조트 직원들. 호텔 내부가 워낙 넓어서 그 안에선 4륜구동 자동차를 타고 움직인다. 물론 걸어서 이동할 수도 있다.

군복 같은 유니폼을 입은 리조트 직원들. 호텔 내부가 워낙 넓어서 그 안에선 4륜구동 자동차를 타고 움직인다. 물론 걸어서 이동할 수도 있다.

레스토랑과 캠프 사이트를 연결하는 출렁다리.

레스토랑과 캠프 사이트를 연결하는 출렁다리.

포시즌스 텐티드 캠프의 숙소는 일반 호텔 건물이 아니라 독채 텐트로 돼 있다. 면적 81만㎡(25만평)에 달하는 호텔 부지에 텐트가 딱 15채뿐이다. 프론트 데스크와 레스토랑이 몰려 있는 호텔 입구에서부터 마지막 15번 텐트까지 거리가 1㎞가 넘는다. 대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걸으며 텐트를 찾아갈 수 있지만, 대게 투숙객은 체크인 하고 웰컴 티를 마신 후 프론트 데스크에서 텐트까지 차를 타고 움직인다. 호텔 직원들은 군복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고, 호텔 내부를 돌아다니는 차는 정글을 헤집고 갈 만한 4륜구동 올드카인 것이 3개국 접경지대에 있는 이 호텔과 퍽 어울리는 장치라고 생각했다.
수공예 가구와 고풍스러운 욕조가 놓인 텐트 내부.

수공예 가구와 고풍스러운 욕조가 놓인 텐트 내부.

텐트마다 딸려 있는 테라스.

텐트마다 딸려 있는 테라스.

2017년 11월 하순, 그러니까 불과 열흘쯤 전 출장 차 텐티드 캠프에 방문했는데, 내게 할당된 텐트는 7번 오피움(opium·아편) 텐트였다. 흰 가죽으로 만든 텐트 내부에 웬만한 특급호텔 룸보다 널찍하고 고풍스러운 공간이 있어 적잖이 놀랐다. 푹신한 침대에 커다란 욕조가 있고 에어컨 시설도 완비됐다. 텐트의 모든 창문은 지퍼 식 여닫이 문인데, 모기장과 투명창을 열고 테라스로 나가니 끝도 없는 정글이 펼쳐졌다. 방문하기 전 가장 궁금했던 것이 샤워 시설이었다. 샤워 공간은 텐트 외부에 있어 자연 바람을 맞으며 씻게 돼 있다.(주변이 정글이라 타인의 눈에 띌 염려가 없다). 텐트와 텐트 사이도 멀찌감치 떨어져 있으니 숲 속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 기분이 절로 들었다.  
정글을 바라보면서 씻을 수 있는 샤워실.

정글을 바라보면서 씻을 수 있는 샤워실.

텐티드 캠프가 보여줄 수 있는 게 여기까지였다면 아무리 럭셔리한 글램핑 시설이었어도, 숙박료가 과하다는 생각은 떨칠 수 없었을 거다. 하지만 이 리조트의 진짜 매력은 쉬거나 먹을 수 있는 여행의 콘텐트를 리조트 자체에서 무한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 숙박료에 공항 픽업·삼시 세끼 식사·마사지·룸서비스·미니바가 모두 포함돼 있다. 말 그대로 올인클루시브(all-inclusive) 리조트다. 포시즌스는 전 세계 포시즌스 호텔 중 딱 2군데, 골든트라이앵글 텐티드 캠프와 몰디브 호텔만 올인클루시브 컨셉트로 운영한다. 
리조트 바 '버마 바'의 시그니처 칵테일, 블루 엘리펀트. [사진 포시즌스]

리조트 바 '버마 바'의 시그니처 칵테일, 블루 엘리펀트. [사진 포시즌스]

삼시 세끼가 제공되는 농야오 레스토랑. [사진 포시즌스]

삼시 세끼가 제공되는 농야오 레스토랑. [사진 포시즌스]

딱 1쌍의 커플을 위해 운영하는 프라이빗 디너.

딱 1쌍의 커플을 위해 운영하는 프라이빗 디너.

마사지를 받으면서 쉬기보다 호텔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싶어 액티비티를 신청했다. 텐티드 캠프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거리도 여럿이다. 호텔 셰프에게 식재료와 요리법을 배우는 쿠킹 클래스, 투어 가이드와 정글을 따라 걷는 트레킹 등도 있지만 텐티드 캠프를 오고 싶게 만들었던 이유였던 코끼리 투어에 나서기로 했다. 텐티드 캠프는 ‘골든트라이앵글 아시아 코끼리 재단(The Golden Triangle Asian Elephant Foundation)’을 운영하며 코끼리 6마리를 호텔 안에서 직접 보호하고 있다. 대도시에서 구출해 온 코끼리는 텐티드 캠프의 널찍한 부지를 제 집 삼아 돌아다니며 호텔의 마스코트 노릇을 한다. 아침마다 레스토랑 앞으로 찾아와 투숙객이 주는 바나나를 받아먹기도 한다. 
함께 걸었던 암컷 코끼리 푼랍. 올해 37세다.

함께 걸었던 암컷 코끼리 푼랍. 올해 37세다.

투숙객은 ‘코끼리와 나(elephant & I)’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는데, 코끼리 조련사와 함께 아시아 코끼리의 특징에 대해 배워보고 코끼리와 함께 정글 탐험과 강물 목욕도 즐길 수 있다. 호텔은 코끼리 보호 재단을 운영하며 채찍질 등 가혹 행위를 하지 않고 코끼리를 훈련하도록 조련사를 교육한다. 조련사 1명에 단 1마리의 코끼리만 배치하며 이윤을 남기기 위해 코끼리를 억지로 번식시키지도 않는다. 코끼리 묘기나 서커스를 보여주는 대신, 투숙객에게 코끼리와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코끼리와 나 체험을 통해 코끼리의 산책 코스를 함께 걸어봤다. 지구상 가장 몸집이 큰 육상생물을 실물로 접하니 무서웠는데, 30분이 흐르니 눈을 맞추게 되고, 1시간이 지나니 콧등을 쓰다듬게 됐다. 1시간 30분이 흐른 후, 코끼리에게 풀 좀 그만 뜯어 먹고 앞으로 걸어가자고 말을 걸었고, 2시간이 지나자 내 뒤를 쿵쿵거리며 따라오는 코끼리가 두렵지 않았다. 
푼랍과 푼랍의 친구 룻앗. 둘이 사이가 좋아 콤비처럼 출근한다고.

푼랍과 푼랍의 친구 룻앗. 둘이 사이가 좋아 콤비처럼 출근한다고.

코끼리들이 가장 좋아하는 목욕 시간.

코끼리들이 가장 좋아하는 목욕 시간.

'코끼리와 나' 체험을 마치면 초급 조련사 자격증과 기념 사진을 인화해 준다.

'코끼리와 나' 체험을 마치면 초급 조련사 자격증과 기념 사진을 인화해 준다.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마시는 칵테일, 식당에 차려지는 맛깔 나는 태국 음식, 와인 셀러 안에 무한 제공되는 남아공·프랑스 등 신구 대륙의 고급 와인들, 아름다운 야외 수영장 등 텐티드 캠프에는 인상적인 공간과 서비스가 널려있었다. 그럼에도 호텔에서의 하룻밤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을 얘기하자면 코끼리의 뜨거운 콧김을 느꼈던 그 순간을 꼽겠다. 미얀마 여행 프로그램이나 치앙라이 시내 투어, 고산 지대 녹차밭 투어 등 여타 액티비티도 많다는데 호텔에 24시간을 채 머물지 않아 경험하지는 못했다. 탁 트인 야외에서 받는 스파나 딱 한 쌍만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샴페인 디너 등 무료 혜택도 놓쳤다. 그래서 돈을 모은다. 그래서 적금을 든다. 언제가 다시 꼭 한번 텐티드 캠프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텐티드 캠프의 와인 셀러. 샴페인을 제외하고 와인과 치즈가 무한 제공된다.

텐티드 캠프의 와인 셀러. 샴페인을 제외하고 와인과 치즈가 무한 제공된다.

아침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다. 텐티드 캠프 수영장으로 가는 길.

아침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다. 텐티드 캠프 수영장으로 가는 길.

◇숙소정보=포시즌스 텐티드 캠프 골든트라이앵글은 숙박에 식사, 액티비티 등이 포함된 올인클루시브 리조트다. 치앙라이 공항에서 호텔까지 픽업 서비스가 제공된다. 한국에서 치앙라이까지 한 번에 닿는 직항은 없다. 태국 방콕을 경유해 태국 국내선을 타고 이동하는 게 낫다. 타이에어아시아엑스(airasia.com)가 하루 3회 인천~방콕 항공편을 운항한다. 방콕~치앙라이 국내선은 하루 3~4회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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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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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