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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료엔 文 발언만, 美 자료엔 '재확인' '반복' 뿐…발표자료서 드러난 차이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양 정상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방안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협의를 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 제공ㆍ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양 정상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방안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협의를 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 제공ㆍ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의 화성-15형 발사 이후 두 번째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 통화(11월30일)에서 한·미 정상의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밤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통화가 진행된 이후 한국 측 보도자료는 자정 직전에, 미국 측 보도자료는 1일 오전 2시1분(한국시간)에 나왔다. 화성-15형 도발에 대해 논의한 것은 분명한데, 표현과 단어 선택이 달랐다.
 
[17.11.30 한-미 정상 통화 결과 서면브리핑]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밤 10시부터 11시까지(60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가졌습니다.

양 정상은 어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 및 정부성명 발표와 관련한 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방안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은 어제 정부성명을 통해 ICBM 개발이 완결 단계에 도달했고, 핵무력 완성을 실현하였다고 선언하였는데, 우리 정부는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어제 발사된 미사일이 모든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미사일 중 가장 진전된 것임은 분명하나, 재진입과 종말단계유도 분야에서의 기술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도 불분명하다.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저지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이를 폐기토록 하는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양 정상은 북한이 스스로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기 위한 대화에 나올 때까지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 기조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한?미가 동맹국으로서 긴밀한 공조하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을 최대한 강화하는 노력도 함께 해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직후 우리 육·해·공군은 지대지, 함대지, 공대지 3종류의 미사일을 각각 발사하는 정밀타격 훈련을 실시하였다. 본인은 이를 사전에 승인해 두었는데, 이는 북한에게 도발 원점에 대한 우리의 타격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한미 양국이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북한에 대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보여주는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오판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대통령님께서 우리가 적극 추진중인 미국산 첨단 군사장비 구매 등을 통해 자체 방위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고 계시는 것에 감사드린다. 특히, 이러한 자산 획득을 위한 협의를 개시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이러한 노력을 평가하고,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한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기반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위협에 대응해 나갈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였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첨단 군사자산 획득 등을 통해 방위력 강화를 이루려는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미국의 굳건한 대한방위공약을 재확인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양 정상은 10주 후로 다가온 평창 동계 올림픽이 평화적이고 성공적으로 치러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미국의 고위급 대표단 파견을 결정하셨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이에 대해 깊이 감사드리며, 미국의 이런 결정이 조기에 공표된다면 IOC와 세계 각국에 안전한 올림픽에 대한 확신을 주고, 북한에도 확고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고위급 대표단의 파견 결정을 문 대통령께서 직접 IOC에 전하는 것도 좋다”고 화답했습니다. <끝>

2017년 11월 30일
대변인 박수현
◇한국 자료 대부분 문 대통령 발언만 소개=북한 문제 관련 논의만 놓고 봤을 때 한국 측 자료는 일곱 문장이었다. 그런데 두 정상의 발언을 소개한 분량에서 차이가 났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두 문장, 695자였다. 화성-15형에 대한 기술적 평가, 방위능력 강화 의지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두 문장이었지만 194자였다. 내용도 한·미 방위태세를 토대로 한 힘의 우위를 강조하고,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다시 확인하는 원론적인 입장이었다. ‘양 정상’을 주어로 한 문장은 대북 제재 및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한 문장이 전부였다.
 
미국의 자료는 네 문장 중 세 문장의 주어가 ‘양 정상’이었다. 하지만 서술어를 보면 역시 기존 입장의 확인 수준이었다. ^북한의 최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다음 조치를 논의하고(discussed) ^동맹의 억제력과 방위력 강화를 위한 강한 공약을 다시 반복하고(reiterated)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돌아오도록 이끌기 위한 강한 공약을 재확인했다(reaffirmed)고 돼 있다.  
 
문 대통령이 말하고자 한 핵심은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저지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이를 폐기토록 하는 것”이라는 발언이었다. 동결→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해법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 자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동의하거나 공감했다는 표현이 없다. 미국 측 자료에는 이런 문 대통령의 발언이 아예 소개되지 않았다.  
 
외교가 소식통은 “통상 정상 간 회담이나 대화 뒤에 나오는 자료에서 주어가 ‘양 정상’이 아닌 것은 서로 할 말을 했다는 뜻이고, 상대국이 묵인하거나 양해하는 선에서 서로 자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상대국 정상의 발언을 소개하는 것이 관례”이라며 “미국 자료도 주어는 양 정상이지만, 막상 표현을 보면 새롭게 공동 인식을 달성하거나 합의한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THE WHITE HOUSE

Office of the Press Secretary

FOR IMMEDIATE RELEASE

November 30, 2017

*Readout of President Donald J. Trumps Call with President Moon Jae-In of the Republic of Korea*

President Donald J. Trump spoke today with President Moon Jae-in of the Republic of Korea for the second time since North Korea launched an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on November 28. The two leaders discussed next steps to respond to this most recent provocation by North Korea, including how to bring maximum pressure to bear on the regime. The presidents reiterated their strong commitment to enhancing the alliances deterrence and defense capabilities. Both leaders reaffirmed their strong commitment to compelling North Korea to return to the path of denuclearization at any cost. President Trump committed to sending a high-level delegation to the 2018 Pyeongchang Winter Olympics.
◇ICBM 놓고도 평가 달라=백악관 자료에는 “북한의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 논의했다”고 돼 있지만, 청와대 자료에는 ICBM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화성-15형에 대해 “지금까지의 미사일 중 가장 진전된 것임은 분명하나 재진입과 종말단계 유도 분야에서의 기술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ICBM 완성을 판단하는 4대 기준은 ^사거리 ^단 분리 ^재진입 기술 ^유도기술이다. 문 대통령은 사실상 화성-15형이 ICBM이 아니라고 말한 것이다.  
 
북한이 지난 7월 두 차례에 걸쳐 화성-14형을 발사했을 때 미국과 일본은 ICBM이라고 하고, 한국은 ICBM급이라고 불렀던 상황이 재연된 셈이다. 정부는 “북한이 의도하는 대로 ICBM 기술을 완성했다고 인정해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미국과 일본 내에서는 한국이 북한의 위협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시선이 나온다.  
 
백악관 자료에서 달라진 표현도 있었다. 발사(launch)라고 단순 명료하게 적시한 것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통화를 소개하는 보도자료에서 ICBM 실험(test)이라고 했던 것보다 더 엄중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발표에만 있는 ‘at any cost’=양국의 발표를 보면 두 정상이 북한에 최고의 압박을 가하고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데 공감한 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 역시 결이 꼭 같지는 않다.
 
백악관 자료에는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at any cost)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오게 강하게 이끌어야(compelling)”라는 표현이 나온다. ‘at any cost’는 ‘기필코’, ‘무슨 일이 있어도’라는 뜻을 담고 있다. ‘compel’에는 강요의 뜻이 담겨 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의 무릎을 꿇리겠다는 미국의 단호한 의지가 표명된 문장이다.  
 
하지만 한국 측 자료에는 이런 표현이 없다. “양 정상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을 최대한 강화하는 노력도 함께 해나가기로 했다”고만 돼 있다.
 
가장 임박한 과제인 추가 제재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향에 대한 언급이 양국 자료에서 모두 빠진 것도 의문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밝힌)해상 공세라는 부분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은 “구체적 대화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이번 통화가 미 측 요청에 의해 이뤄진 점, 또 통화할 가능성을 열어둔 점 등으로 볼 때 추가 제재에 대해 양국 간에 아직 생각이 완전히 같은 지점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귀띔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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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