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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해상 차단, 사실상 군사옵션…‘쿠바식 봉쇄’론도 나와

북한이 지난달 29일 평양 인근에서 실시한 화성-15형 미사일 발사장면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29일 평양 인근에서 실시한 화성-15형 미사일 발사장면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도발에 대한 추가 제재를 준비하는 미국의 시선이 바다를 향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국제사회는 물건을 싣고 북한을 드나드는 선박들을 차단(interdict)해야 한다”(지난달 28일 성명)고 밝힌 데 이어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새로운 차원의 해상 차단”(지난달 29일 외신기자클럽 브리핑)을 예고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추가적 제재를 가할 분야가 많이 남지 않았다. 해상 차단과 대북 송유 제한 문제가 가장 큰 덩어리”라고 설명했다.
 
◆공해상 북 선박 검색 강화=해상제재와 관련,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 검색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미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지난 9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75호에도 이를 포함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중국의 반대로 ‘기국(flag state)의 동의가 있을 때’ ‘합당한 근거가 있을 때’만 검색할 수 있다는 제한적 내용만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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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2375호에 들어갔던 2개의 단서조항을 삭제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 선박을 수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국의 목표라고 한다.
 
외교가 소식통은 “미국은 이미 대량살상무기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배나 비행기의 이동을 차단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는 (90여 개의) PSI 가입국만 참여하는 것이라 한계가 있다”며 “이번에는 안보리 결의를 통해 PSI에서 추진하는 것과 같은 ‘공해상의 임의적 검색 권한’ 확보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SI가 공해 및 영해에서 미사일 부품 등 대량살상무기를 선적한 것으로 의심되는 국가의 선박을 검색할 수 있게 한 것처럼 석탄·의류 등 제재 대상 물품의 불법 무역행위를 단속하겠다는 뜻이다.
 
북한에 기항했던 선박이 유엔 회원국 항구로 입항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미국과 한국은 이미 독자제재를 통해 시행하고 있는 조치다. 이를 안보리 결의에 포함하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은 ‘외교적 압박작전’을 통해 각국에 참여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후 모니터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후 모니터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물리적 봉쇄 필요성=미 학계에서는 해상 차단을 넘어 해상 봉쇄(naval blockade)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미국이 100여 대의 함정을 동원해 쿠바 해상을 둘러쌌던 이른바 ‘쿠바식 봉쇄’다.
 
미 하원 외교위원장과 군사위 부위원장의 수석고문을 지낸 그레고리 킬리 예비역 해군 소령은 최근 의회전문지 ‘더 힐’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다국적 해상 봉쇄’를 주장했다. 그는 “군함 등으로 해상을 봉쇄하면 북한에 드나드는 것을 일일이 감시하고 제약을 가할 수 있다”며 “미국이 이런 결정을 한다면 일본과 호주 등 동맹국의 해군이 이를 지원할 것이고 싱가포르·한국·인도·대만,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까지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이 우려될 때 미 항공모함들을 한반도 주변에 배치하는 것도 사실상 해상 봉쇄 전략의 전 단계가 아니냐는 분석이 외교가에선 나온다. 지난달 11~14일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니미츠함이 이끄는 3개 항모강습전단을 동해에 투입해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충돌 가능성 감수한 ‘초강수’ 카드=해상 차단도, 해상 봉쇄도 군사옵션의 측면이 있다. 북한 선원들이 검색에 저항하거나 북한 선박이 운항을 막는 것에 거부하며 반격할 경우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도 군사적 긴장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런 제재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해상제재 방안을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은 공해상 검색 권리를 유엔 안보리를 통해 확보하려 노력하겠지만 중·러가 반대할 경우 대북 원유 공급 차단을 받아들이라고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안보리 결의 2375호는 북한에 대한 유류 공급만 30%가량 제한했고, 대북 원유 공급량은 현 수준(채택시점)에서 동결했다. 김진아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 미국 내에서 군사옵션도 가능하다는 식의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중국이 전향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박유미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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