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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우리가 몰랐던 오키나와

구다카지마는 오키나와의 역사가 시작된 섬이다. 류큐(오키나와의 옛 이름)의 땅·사람을 만든 신이 내려와 이 길을 따라 섬으로 갔다고 전해진다. [송정 기자]

구다카지마는 오키나와의 역사가 시작된 섬이다. 류큐(오키나와의 옛 이름)의 땅·사람을 만든 신이 내려와 이 길을 따라 섬으로 갔다고 전해진다. [송정 기자]

우리가 아는 오키나와는 지난해 40만 명 넘는 한국인이 찾을 만큼 번잡한 관광지다. 나하 국제거리(那覇 國際通り)나 쓰라우미 수족관에선 한국어가 줄곧 들릴 정도다. 하지만 이게 오키나와의 전부가 아니다.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려면 주민 170여 명이 사는 작은 섬 구다카지마(久高島)를 가봐야 한다.
 
오키나와 본섬 남동쪽에 있는 구다카지마를 현지인들은 ‘신들의 섬’이라 부른다. 1879년 일본에 편입되기 전까지 오키나와는 류큐(琉球)라는 독립 왕국이었다. 구다카지마는 하늘에서 내려온 이들이 류큐를 세웠다는 설화가 시작된 곳이다. 이곳에 가려면 난조(南城)시 아자마(安座眞)항에서 고속선을 타고 15분 이동하면 된다. 외지인은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어 섬을 일주할 땐 대부분 자전거를 이용한다. 섬 둘레가 7.75㎞로, 자전거로 섬을 둘러보는 데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섬에 도착하는 순간 나하 도심과는 전혀 다른 조용하고 한적한 풍경이 펼쳐진다. 모든 게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주민들은 섬의 신성한 구역을 해칠까 우려해 꼭 필요한 곳이 아니라면 도로를 포장하지 않았다. 또 일부 신성한 장소는 아예 입장을 통제한다.
 
신성한 곳으로 알려진 이시키하마 해변. [사진 오키나와관광컨벤션뷰로]

신성한 곳으로 알려진 이시키하마 해변. [사진 오키나와관광컨벤션뷰로]

여행객이 갈 수 있는 신성한 장소 중 하나인 이시키하마는 선착장에서 숲길을 따라 난 비포장도로를 자전거로 15~20분 달려가면 만날 수 있는 푸른 해변이다. 섬 주민들은 “오래전 곡식을 담은 황금 항아리가 떠내려와 농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며 이 장소를 신성하게 여긴다. 섬을 안내한 주민 우치마 유지는 “섬 주민들은 돌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며 “연초 이 해변에서 돌을 가져다가 부적처럼 집에 뒀다가 12월 31일 다시 해변에 가져다 놓는 풍습이 있다”고 설명했다.
 
섬 동쪽 해안 끝 가베루도 비슷한 장소다. 류큐의 땅과 사람을 만들었다는 신 아마미키요가 내려온 곳으로 전해진다.
 
구다카지마는 작은 섬이지만 먹거리는 풍부하다. 섬에는 식당이 고작 3개가 있는데 여기서 오키나와 대표 메뉴인 소바부터 이라부(바다뱀 요리), 사타안다기(오키나와식 튀김과자) 등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오키나와 소바. [송정 기자]

오키나와 소바. [송정 기자]

이 중 가장 유명한 요리는 이라부다. 훈제한 바다뱀을 말려 국처럼 끓여내는데 움푹한 그릇엔 바다뱀 두 토막과 국물을 담아낸다. 가격은 1500엔(약 1만4400원). 오키나와 소바(사진)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힐링 푸드로 불릴 만큼 즐겨 먹는 메뉴다. 메밀가루를 넣지 않았는데도 소바로 불린다. 다만 보통 소바와 혼동하지 않도록 ‘오키나와 소바’로 부른다. 돼지뼈와 가다랑어포로 낸 국물에 우동처럼 굵은 면을 담고 삼겹살이나 돼지갈비를 얹어낸다. 가격은 650엔(약 6300원) 정도다.
 
오키나와 국립극장에서 열린 공연 ‘마쓰리 오키나와’ 중 에이사 무대. [사진 오키나와관광컨벤션뷰로]

오키나와 국립극장에서 열린 공연 ‘마쓰리 오키나와’ 중 에이사 무대. [사진 오키나와관광컨벤션뷰로]

 
구다카지마

구다카지마

오키나와는 일본 혼슈(本州)와 다른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시를 쓰고 모래사장을 걸으며 노래를 부르고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에서 춤을 췄다는 이들에게 예술은 삶의 일부다. 대표적인 게 에이사다. 오키나와 명절 마지막 날(음력 7월 15일) 마을 청년들이 북을 치고 춤을 추며 마을을 행진하며 조상의 넋을 기린다. 북소리가 마음을 울린다. 오키나와에선 “오키나와 남자들이 가장 멋있을 땐 북을 칠 때”라는 말도 있다. 시내 공연장과 오키나와 국립극장에서 에이사 공연을 볼 수 있다. 
 
◆여행 정보
인천~오키나와(나하 공항) 노선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진에어·제주항공·티웨이 등 저비용항공사도 거의 매일 운항한다. 2시간15분 소요. 오키나와에서는 렌터카를 이용하는 게 편하지만 나하 공항에서 슈리성까지 이어지는 모노레일을 탈 수도 있다. 구간에 따라 150~330엔(성인 기준).

 
오키나와=글·사진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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