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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TV속의 삶 이야기] 김정은 시대어는 '황금해'

북한이 김정은 정권의 새로운 시대어로 ‘황금해’·‘사회주의 바다향기’·‘이채어경(異彩漁景)’ 등을 띄우며 증산운동과 인민사랑을 통한 대내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7일 ‘그 은정 길이 전하라, 내 나라의 황금해여!’ 라는 제목의 글에서 “황금해·사회주의 바다향기·이채어경–김정은 시대가 낳은 이 시대어들에는 인민 행복의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지게 하려는 김정은의 사랑이 응축 돼 있다”며 “당·사회주의에 대한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20일부터 연거푸 ‘만선의 배 고동 소리 더 높이 울려 온 나라에 사회주의 바다향기 차 넘치게 하자’·‘당의 수산정책을 결사관철해 황금해의 전성기를 열어나가자’ 등 시대어로 표현된 선동 기사들을 통해 “오늘날 물고기잡이 실적은 당정책의 정당성을 실천으로 증명하는가 못하는가를 가르는 시금석”이라며 ‘물고기 잡이 증산’을 호소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27일 ‘바다향기 넘치는 동해어장 대경지도국에서’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에서 ’황금해로 향한 당정책 결사관철의 노를 힘차게 저어 물고기잡이 전투에서 혁신을 일으킬 것“을 강조했다. 김정은 정권의 새로운 시대어인 ‘황금해’로 명명된 어선 [사진 조선중앙TV캡처]

조선중앙TV는 지난 27일 ‘바다향기 넘치는 동해어장 대경지도국에서’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에서 ’황금해로 향한 당정책 결사관철의 노를 힘차게 저어 물고기잡이 전투에서 혁신을 일으킬 것“을 강조했다. 김정은 정권의 새로운 시대어인 ‘황금해’로 명명된 어선 [사진 조선중앙TV캡처]

일반적으로 ‘시대어’는 사전적 의미로 ‘과거의 일정한 시기에 있었던 사물의 이름’이다. 하지만 북한에서 시대어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사상·‘혁명’방식의 구현이며 지도자와 대중과의 사상의 일체화 실현을 의미한다.  
 
김일성 시대의 대표적인 시대어는 ‘황금산’이다. 김일성은 해방 후 평안남도 양덕군 은하리에 들려 산을 잘 이용하라는 취지로 “산에서 황금을 따내라”는 첫 발언을 했다. 이후 61년 4월 김일성은 함경남도 북청군에서 노동당 상무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산을 이용하여 과수원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김일성은 “북청 사람들처럼 높은 산까지 과수원으로 가꾸면 어디나 황금산으로 될 수 있다”며 온 나라에 ‘황금산’바람을 일으켰다.  
 
북한은 김일성이 62년 8월 지방 당 및 경제일군 연석회의에서 “모든 산을 황금산으로 만들라”고 강조한 1주년을 기념해서 63년 기록영화 ‘황금산’을 만들었다. 당시 노래 ‘황금나무 능금나무 산에 심었소’가 창작돼 광범위하게 보급됐다. 최근 북한 공훈국가합창단·모란봉악단·왕재산예술단은 전국구 음악무용종합 순회공연을 하면서 북청땅이 있는 함경남도 무대에서 이 노래를 불러 관객들의 추억과 충성심을 유도했다.  
 
남포시 천리마구역 산림경영소에 세워진 ‘황금산’ 기념비 [사진 조선중앙TV캡처]

남포시 천리마구역 산림경영소에 세워진 ‘황금산’ 기념비 [사진 조선중앙TV캡처]

김정일 시대의 대표적인 시대어는 ‘속도전’이다. ‘속도전’이라는 용어는  74년 2월 노동당 5기 8차 전원회의에서 처음으로 사용됐다. 북한은 속도전을 “높은 충성심을 가지고 일을 최대한 빨리 밀고 나가면서 그 질을 높은 수준에서 보장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사회주의 노력경쟁으로 확산했다.  
 
당시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일은 74년 10월 당 정치위원회에서 당해 연도 경제계획 완수를 자청해 나섰고 당권을 장악한 유리한 조건을 이용해 ‘70일 전투와 속도전’이라는 대중 동원방식으로 계획을 초과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김일성은 75년 2월 김정일에게 공화국 영웅칭호를 수여함으로써 후계자로서의 그의 리더십과 조직적 수완에 합격점을 주었다.
 
97년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는 자서전 ‘나는 역사의 진리를 보았다’에서 “김정일의 능력과시 차원에서 아무런 경제적 고려도 없이 무리한 ‘속도전’ 방법으로 단행된 ‘70일전투’는 설비의 혹사와 원가의 무시, 자재와 노력의 엄청난 낭비 등의 결과를 초래했다”고 언급했다.  
 
김정은은 지난해 11월 ‘8월 25일 수산사업소’를 찾아 “‘황금해’역사의 첫 페이지를 쓴 이 수산사업소는 자기와 깊은 정을 가지고 있다”며 ‘황금해’라는 시대어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인민군 제4차 수산부문 열성자회의를 소집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맞서 “식탁에서 노동당 만세소리가 울려나오게 하라”며 ‘이채어경’을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황금산·황금벌·황금해’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미제는 대륙간탄도미사일·핵전략폭격기·핵전략잠수함을 저들의 3대 전략자산이라고 하지만 우리의 3대전략자산은 황금산·황금벌·황금해이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25일 ‘만선의 배 고동소리 높이 울린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우리가 잡은 물고기가 인민들의 식탁위에 사회주의 바다향기로 채워진다“고 선전했다. ‘어로전투’를 앞두고 결의모임을 진행하는 선원들 모습 [사진 조선중앙TV캡처]

조선중앙TV는 지난 25일 ‘만선의 배 고동소리 높이 울린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우리가 잡은 물고기가 인민들의 식탁위에 사회주의 바다향기로 채워진다“고 선전했다. ‘어로전투’를 앞두고 결의모임을 진행하는 선원들 모습 [사진 조선중앙TV캡처]

평양시에서 살다 김정은 시대에 탈북한 박모씨는 “김정일 생전에 마지막 서명을 한 문건이 ‘수도시민들에 대한 물고기 공급’이라며 인민사랑을 선전하지만 실제는 1년에 1∼2번 정도의 수산물표가 인민반(우리의 통·반과 비슷함)을 통해 세대별로 공급된다”고 말했다. 
 
이모씨는 “그것도 동네 수산물 상점은 냉동시설이 없기 때문에 수산물표에 지정된 상점으로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며 “주부들이 보통강구역 서장동, 중구역 동성동 등의 수산물·식료상점에 가서 반나절 이상 줄지어 서서 산다”고 전했다. 게다가 이모씨는 “대다수 주민들은 국가 공급을 기대하지 않고 시장을 통해 비싼 가격으로 수산물을 구입한다”며 “4000원∼5000원 정도의 월급으로는 시장에서 1마리에 1000원 정도의 낙지를 사먹기가 버겁다”고 털어놓았다.  
 
고위탈북민 김모씨는 “종전에는 수산물 수출을 통해 물고기잡이 배에 필요한 기름을 보장했다”며 “최근 수산사업소들은 ‘병사들의 영양실조를 막기 위해 먹을 것을 해결하라’는 김정은 지시에 따라 잡은 물고기를 군대 공급하고 일부는 시장판매를 통해 내화(북한돈)를 벌어들이며 내화를 다시 외화로 환전해 밀수입한 연유를 사 들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경제에서 고난의 행군 흔적이 제일 많이 남아있는 부문은 수산부문이다”며 “어장 탐색수준 제고·어선현대화를 미루고 국제적 고립 속에서 어로전투만 벌리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 2371호를 채택하여 북한외화벌이 수단중 하나인 해산물도 수출금지 대상에 포함시켰다.
 
김수연 통일문화연구소 전문위원 kim.suye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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