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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차별 3건 중 1건은 “대중교통 불편” … 저상버스 늘리자

노인 차별하는 사회<상> 
전남 고흥군 시장에서 장을 본 할머니들이 지팡이를 짚으며 힘겹게 버스에 오르고 있다. [중앙포토]

전남 고흥군 시장에서 장을 본 할머니들이 지팡이를 짚으며 힘겹게 버스에 오르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일 서울 남대문시장 앞 버스 정류장. 이재남(75) 할머니가 접이식 손수레에 장 본 물건을 가득 담고 버스를 기다렸다. 두 발은 인도 끄트머리에 간신히 걸친 채 버스가 오는 방향을 끊임없이 살폈다.
 
“버스가 올 때 바로 타려면 이렇게 기다려야지. 의자에서 일어나 걸어갈 때까지 기사들이 어디 기다려주나요. 버스기사나 승객의 잔소리에 익숙해졌어요. 계단이 없고 바닥이 낮은 버스(저상버스)는 그나마 오르기 편한데 자주 오지 않아요.”
 
할머니는 버스가 오자 손수레를 고쳐 잡고 부지런히 버스로 다가갔다. 다른 손님이 먼저 타고 나서 마지막에 한 계단씩 끊어 천천히 버스에 올랐다. 2015년 노인실태조사(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노인 차별 3건 중 1건(37.7%)은 대중교통 이용 시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차별 사례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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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이동권 차별’에 저상버스 부족이 한몫한다. 장애인·노인 등을 위한 저상버스 전국 도입률은 22.3%(지난해 말 기준)다. 버스 4대 중 1대도 안 된다. 2012~2016년 2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국토교통부)에서 세운 목표 41.5%에 한참 못 미친다. 저상버스가 없는 노선도 있다. 경사가 심한 지역에는 투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상버스의 혜택을 받는 교통 약자 중 667만 명(51.2%)이 노인이다. 장애인(141만 명)보다 많다. 홍모(75)씨는 “버스는 불편하고 택시는 비싸서 지하철을 타는데 오르내리기도 만만치 않다. 저상버스가 많으면 이동이 훨씬 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80대 할머니 두 명이 손을 꼭 잡고 역사 안의 계단을 내려갔다. 역사 안까지는 엘리베이터로 이동했지만 내부 계단에서 큰 불편을 겪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0~14세 아동 인구를 추월했지만 국회 법안 발의와 예산 배정에서도 노인은 뒷전이다. 19,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노인 관련 법안은 총 242개다. 같은 기간 아동 관련 법안은 697개로 노인의 세 배에 달한다. 가결 법안도 노인 19개, 아동 76개로 차이가 난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에 따른 올해 고령사회 예산은 약 14조원(중앙정부 기준)이다. 저출산 해소 예산(24조원)보다 10조원가량 적다. 지난해 대비 예산 증가율도 저출산은 12.5%(2조7000억원), 고령화 대책 예산은 3.1%(4000억원)다.
 
정경희 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장은 “아동은 성인이 돼서 사회의 생산인구가 되지만 노인은 소멸하는 존재로 여겨져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세대 갈등과 노인 차별 등을 해소하려면 제도도 중요하지만 노인과 젊은층이 함께 만나고 교류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고령친화 도시가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고령친화 도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0년 전 제시했다. ▶이용하기 쉽고 저렴한 대중교통 환경 구축 ▶교육과 세대 통합 강화 ▶노인의 자원봉사·취업 참여 기회 확대 ▶고령자에 맞춰 도시기반시설·주거시설 설치 등이 주요 내용이다.
 
◆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이민영·정종훈·박정렬·백수진 기자 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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