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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하는 일본 자위대](4)미일동맹 명분으로 방위비 '1% 룰' 깨나

미·일 신밀월시대를 맞은 일본 자위대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유사시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파워와 속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육상자위대는 기동군으로 거듭나고 있고, 해상자위대는 이미 욱일기를 휘날리며 대양을 누빈다. 항공자위대는 북한 핵·미사일 위기를 빌미로 장거리 공격 능력과 탄도미사일 방어라는 ‘창과 방패’를 모두 가지려 한다. 아시아·태평양을 넘어 인도양까지 넘나드는 미군의 전략 파트너, 자위대의 전력을 5회에 걸쳐 집중 해부한다.    
 
“미사일 방위 체제를 비롯한 우리나라 방위력을 강화하겠다.”
지난 1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국회에서 소신 발언을 통해 북한발 위협을 거론하며 군비 확대론을 강하게 폈다. 재무성에서 피로감을 호소할 정도로 재정 압박이 큰 상황이지만, 방위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총리가 직접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유사시에 대비해 강고한 일미동맹 하에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달 초 미·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됐다.  
아베 정권이 그어놓은 방위비 인상의 마지노선은 국내총생산(GDP)의 1.2% 수준으로 보인다. 이는 보수 싱크탱크인 세계평화연구소가 올해 초 발표한 ‘미국 신정권과 일본: 신시대의 외교안보정책’이란 보고서에서 제시한 수치다. 원조 강병론자인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 전 총리가 이끄는 세계평화연구소는 아베 총리의 외교안보 브레인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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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는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발족하면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카드를 토대로 미국산 무기 구매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보고서에서도 “통상전력으로서 반격 능력을 보유해야만 한다”며 “이러한 전력을 효과적·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선 미국이 보유한 공격 능력과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미군의 지휘·통제·정보(C4I) 시스템과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일본 정부에 방향을 제시했다.  
주일 미 해병대의 오스프리 수직 이착륙기. 일본 자위대도 같은 기종을 도입할 예정이다. [사진 지지통신]

주일 미 해병대의 오스프리 수직 이착륙기. 일본 자위대도 같은 기종을 도입할 예정이다. [사진 지지통신]

이는 유사시 자위대가 미군과 한 몸처럼 움직이기 위해선 각종 장비의 호환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미국산 첨단 무기의 직도입이나 양국 간 무기 공동 개발에 방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내용이다.  
 
실제 내년 3월 육상자위대 예하에 창설되는 ‘일본판 해병대’ 수륙기동단은 미 해병대가 쓰는 것과 똑같은 장비를 사용한다. 이미 AAV7(BAE시스템즈 제작) 수륙양용차는 도입했고, 수직 이착륙기인 V-22 오스프리(보잉·벨)는 관련 예산을 책정해놓은 상태다. 차기 수륙양용차의 경우 양국이 공동 연구개발에 돌입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기로 빠르게 강화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BMD)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 정부는 록히드마틴의 지상형 SM-3 요격미사일 체계(이지스 어쇼어)를 두 세트 도입해 일본 전역을 커버할 수 있게 각각 동일본과 서일본 지역에 배치할 예정이다. 이지스 호위함에서도 사용하는 SM-3 미사일 자체는 미쓰비시중공업과 레이시온이 공동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또 사거리를 늘린 차기형(블록2-A)도 양사가 함께 개발 중이다.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디케이터(DDG 73)가 미일 양국 업체가 공동개발한 SM-3 요격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디케이터(DDG 73)가 미일 양국 업체가 공동개발한 SM-3 요격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아베 정권은 현재 방위비가 주요국에 비해 낮다고 보고 있다. 올해 방위백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각국의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이 러시아는 3.9%, 미국 3.4%, 한국 2.4%, 영국 2.1%, 중국 1.3% 정도다.      
 
반면 일본의 방위비는 고도 경제성장기인 1970~80년대에도 당시 국민총생산(GNP)의 1%를 넘지 못했다. 이런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GDP 1% 룰’이란 심리적 저항선이 생겨났다. 즉 방위비 인상을 막는 법적·제도적 장치는 없는 셈이다.  
일본 정부는 여론을 저울질하며 1% 룰을 넘어설 타이밍을 엿보고 있다. 지난 2012년, 제2차 아베 내각이 들어선 이후 방위비 총액이 계속 느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방증한다. 방위비는 이미 한국 국방비(2017년 40조 3000억원)를 넘어선 지 오래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5조엔(약 48조8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역대 최대인 5조1251억 엔이란 거액을 배정받았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런 상황에서 방위비를 GDP의 1.2%로 끌어올릴 경우 예산은 급격히 증가한다. 내각부 추산에 따르면 2023년 8조엔(약 78조720억원)을 넘어서고 2025년에는 8조7000억 엔에 이를 전망이다. 그런데 자민당 국방족 등 매파를 중심으로 1.2%도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급격히 군사력을 증강하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선 장기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수준인 2%까지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방위비 증액은 일본 국내의 방위산업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아베 정권은 2012년 방위성 내에 방위생산·기술기반연구회를 설치했다. 방산업체와 상시 협의하는 창구로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등을 지원한다. 호위함 1척을 건조하는데 약 2450개 협력 업체가 필요할 정도로 방위산업의 부가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전후 일본이 금기시해오던 무기 수출 길도 텄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공산권 국가, 유엔 결의로 무기 수출이 금지된 국가, 분쟁 당사국 및 우려국에는 무기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무기수출 3원칙’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를 2014년 ‘방위장비 이전 3원칙’으로 변경해 무기 수출을 허용토록 했다. 게다가 분쟁 우려국에 대한 금수 조치까지 풀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12일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에어쇼에 출품 전시된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의 C-2 수송기. [두바이 타스=연합뉴스]

지난 12일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에어쇼에 출품 전시된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의 C-2 수송기. [두바이 타스=연합뉴스]

국제 방산시장을 열심히 노크 중이지만 아직 뚜렷한 실적은 없는 상태다. 지난해 호주에서 소류급 잠수함을 들고 프랑스와 경쟁했지만 실패했고, 오랫동안 공들여온 수륙 양용 구난기 US-2의 인도 수출도 최종 좌절됐다. 일본 정부는 현재 대당 184억 엔(약 1792억원) 정도인 C-2 수송기를 아랍에미리트연합에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산 무기가 워낙 고가인 데다, 실전으로 입증된 장비가 아닌 탓에 수주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미군과의 실전 훈련 등을 바탕으로 장비를 개선하고 국제시장에도 어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과의 방산 협력도 계속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정된 예산으로 미국의 대량 무기 구매 압박을 피하기 위해서다. 방위장비 문제에 밝은 오타 야스히로(大田康弘) 게이오대 교수는 “첨단 무기는 도입가는 물론 유지·보수 비용도 매우 높다”며 “F-35A 스텔스 전투기의 경우 일본 기업이 제작에 직접 참여해 도입가를 낮추고, 부품 수급 및 수리비 절감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언론에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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