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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콜라겐 먹어 보충한다고? - 그 허구를 말하다

기자
이태호 사진 이태호

"나이들어 부족한 콜라겐 먹어서 보충한다?" 무슨 그런 망발을!
 
"나이 들면 몸속에 콜라겐이 형성 안돼 먹어줘야 한다". "피부를 곱게 하고 주름살을 없애며 관절이나 연골에 좋다"고?. 개가 웃을 일이다. 그것도 사람 것이 아닌 돼지(혹은 생선)의 것으로---. 필자, 말이 아닌 소리에 대꾸도 하기 싫지만 속고 있는 소비자를 위해 한마디 안하고는 배길 수가 없다. 

왜 대중은 이런 허무맹랑한 헛소리를 믿는지 모르겠다. 몸속 단백질을 먹어서 보충한다는 것은 신도 하지 못하는 일인데---. 그러면 왜 머리 빠진 대머리에 돼지털(더 좋게는 사람털)은 먹지 않는 지 물어보자.
 
이런 주장은 소화의 메카니즘에 대해 기본도 모르는 무식쟁이(쇼닥터)나 하는 소리다. 콜라겐은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소화효소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분해돼야 비로소 혈액 속으로 흡수된다. 단백질이 그대로 흡수되어 우리몸속에서 고유의 기능을 발휘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 그렇다면 머리 나쁜데 골(뇌)을, 간이 나쁜 사람은 간을 먹어주면 좋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
 
만약 어떤 단백질이 소화되지 않고 단백질의 형태 그대로 흡수된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우리의 면역체계가 이를 적으로 간주하여 공격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장기이식의 부작용처럼.
 
콜라겐도 글루코사민처럼 한때 대 유행한 건강식품중의 하나였다. 식품이 아닌 약의 반열에까지 올려놓는 사기꾼(쇼닥터)도 있었다. 뭐를 가지고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는지 따져보자.
 
콜라겐은 동물에만 존재하며 식물에는 없는 섬유상(纖維狀) 단백질이다. 특히 동물 피부(껍질)와 연골에 많이 들어 있는 특수 단백질이며 물에는 녹지 않고 열수에만 추출된다. 가열 추출하면 입체구조가 붕괴되고 젤라틴(gelatine)이라는 변성단백질로 되어 녹아 나왔다가 식으면 다시 굳어진다(그림 참조). 그래서 시중에 유통되는 콜라겐은 이미 콜라겐이 아니라 젤라틴인 셈이다.

                                              콜라겐의 열수추출과 젤라틴의 겔, 졸간의 상호변환

젤라틴은 한국 사람이 특히 좋아하는 곰국(이나 도가니탕)에 다량 함유돼 있으며 낮은 온도에 두면 굳어 버린다. 녹는 온도는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37도 정도이다. 생선, 소, 돼지의 껍질이나 동물의 족발, 닭발 등에 많이 포함된다. 이를 오래 끓이고 그 국물을 저온이나 냉장고에 넣어두면 묵과 같은 젤의 형태로 굳는다. 가끔 반찬으로 해 먹는 바로 그 젤라틴이다.
 
붕괴한 젤라틴은 여느 단백질처럼 소화효소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분해된 뒤 혈액 속으로 흡수되고 에너지원이 되거나 체내 여러 단백질합성의 재료 등으로 이용된다. 고분자인 단백질의 형태 그대로는 소화기관이나 피부로부터 절대 흡수되지 않는다. 소화되어 아미노산으로 변하면 이미 단백질의 성질은 사라진다. 게다가 콜라겐에는 필수아미노산이 거의 들어 있지 않아 영양적 측면에서는 질이 나쁘고 소화율도 낮은 단백질로 취급한다.
 
콜라겐이 노화방지, 피부미용, 혈관, 뼈, 치아 건강 등에 효과가 있다며 먹고 바르는 다양한 제품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그러나 이들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 그것도 콜라겐이 아닌 젤라틴을 먹고 바르면서. 
 
콜라겐은 고분자 단백질이라 피부 속으로 들어가거나 장에서 그대로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광고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걸 알아차렸는지 이젠 효소나 산으로 가수분해해 저분화한 콜라겐에 기능성이 있다고 둘러대는 꼼수까지 둔다.
 
여러 종류의 상품으로 시판하는 콜라겐은 대개는 돼지나 생선껍질을 고아서 만든다. 이를 적당히 정제, 가공하여 제품화하고 다양한 용도로 효능을 선전한다. 또 정확하게는 콜라겐이 아니라 젤라틴이라 해야 옳은데도 끈질기게 콜라겐이라 부르길 고집한다. 실제 이들 콜라겐은 사람의 것과 같지도 않다.
 
다시 말한다. 콜라겐은 하나의 식품에 지나지 않는다. 동물에서 나온 콜라겐에 어떤 효능을 기대하는 건 전혀 사리에 맞지 않다. 이는 마치 대머리가 돼지털(혹은 머리털)을 고아 먹고 모발이 날거라고 기대하는 것과 같은 논리이니 허황된 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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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