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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헤아’로 뜬 조현우 “아내 생일날 특별한 선물”

세르비아전에서 멋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축구대표팀 골키퍼 조현우가 15일 대구스타디움에서 활짝 웃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세르비아전에서 멋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축구대표팀 골키퍼 조현우가 15일 대구스타디움에서 활짝 웃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출전 횟수 ‘0’이 ‘1’로 바뀌는 데 2년 걸렸다.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었다. ‘0’으로 끝날 것 같았던 조현우(26·대구FC) 이름 옆 숫자가 ‘1’로 바뀌었다. 바로 그의 프로필 속 A매치 출전경기 수. ‘1’로 바뀐 순간 수많은 사람이 격려하고 환호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골키퍼 조현우는 세르비아 평가전(1-1무)이 낳은 신데렐라다. 지난 14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그는 선발 골키퍼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90분간 최후방을 지켰다. 처음 태극마크를 단 건 2015년 11월이지만, A매치 실제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김승규(27·비셀 고베), 김진현(30·세레소 오사카), 권순태(33·가시마 앤틀러스), 정성룡(32·가와사키 프론탈레) 등 해외파에 가려 번번이 벤치만 지켰다.
 
조현우는 2년 만에 찾아온 첫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세르비아 공격수들의 위력적인 슈팅을 연거푸 막아냈다. 전반 27분, 미드필더 아뎀 랴이치(26·토리노)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몸 던져 막아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공은 수비벽을 살짝 넘어 골문 안으로 휘어져 향했다. 그는 동물적으로 공을 쳐냈다. 경기 후 신태용(47) 대표팀 감독은 “(조현우가) A매치 경험은 없지만, 실력을 확신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경기 다음 날인 15일 소속팀인 대구FC 사무실에서 조현우를 만났다.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그는 “대표팀 일정을 끝내고 울산에서 대구로 오는데 많은 분이 알아보고 ‘경기 잘 봤다. 앞으로도 힘내라’고 격려해줬다. 평생 축구선수로 살았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국가대표가 얼마나 주목받는 자리인지 이제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세르비아전에서 실점으로 이어질 뻔한 결정적 프리킥을 걷어내는 조현우. [사진 대한축구협회]

세르비아전에서 실점으로 이어질 뻔한 결정적 프리킥을 걷어내는 조현우. [사진 대한축구협회]

조현우는 ‘축구선수 피부=구릿빛’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뽀얗고 매끄러운 피부가 인상적이었다. 머리까지 노랗게 물들여 얼굴은 더욱 하얘 보인다. 팬들은 뽀얀 피부와 마른 체형의 그에게 ‘대 헤아’라는 별명을 붙였다. 외모나 느낌이 스페인 대표팀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닮았다는 뜻에서, 소속팀 대구의 ‘대’와 ‘데 헤아’를 합성한 별명이다. 그는 “처음에 ‘패션모델쯤 되겠지’ 생각했다가 축구선수라는 걸 알고 놀라는 사람이 종종 있다”며 “어릴 땐 혼자 피부색이 튀어 불편했지만, 지금은 색다른 매력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이어 “‘대 헤아’라는 별명으로 영원히 기억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세르비아전의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까. 조현우는 “100점 만점에 50점”이라고 박하게 평가했다. 절반이나 감점한 이유를 묻자 “좀 더 과감하게 결정하지 못한 아쉬움 때문”이라 대답했다. 그는 “후반 14분 선제골을 내준 상황을 여러 번 복기했다. K리그 경기였다면 상대 선수를 향해 좀 더 과감하게 달려나갔을 텐데 ‘신중하자’고 생각하다가 순간적으로 멈칫했다”며 “실점을 통해 많이 배웠다. 입엔 쓰지만, 몸에 좋은 약을 먹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어떤 선배는 ‘A매치 데뷔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던데, 나는 9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며 “상상 이상의 수준 높은 플레이를 주고받는 선수들과 같은 그라운드에서 함께 호흡했다는 것 자체로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세르비아전이 열린 14일은 때마침 세 살 연상의 부인 이희영(29)씨 생일이었다. 조현우는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생일선물로 A매치 데뷔 소식을 듣고 싶다’던 아내 소원이 이뤄졌다”며 “지난 8월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대표팀에 차출돼 곁을 지키지 못했다. 늘 희생하는 아내에게 (A매치 데뷔로) 값진 선물을 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내가 ‘세르비아전 내내 당신 쪽에 공이 가면 떨려서 경기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아내가 익숙해지도록 더 자주 A매치에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올겨울 도전과제로 두 가지를 정했다. 우선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 때 또 한 번 출전 기회를 얻는 일이다.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도 자신이 ‘믿고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어서다. 또 하나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베스트 골키퍼’ 타이틀이다. “자신을 홍보해보라”는 요청에 그는 “K리그 클래식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대구FC의 1부리그 잔류에 힘을 보탰다. 그뿐만 아니라 팬들이 환호할 만한 선방 장면도 많이 보여줬다”며 “‘대 헤아’로 살았던 2017년 1년간의 노력을 당당하게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수퍼세이브’ 조현우는 …
조현우

조현우

● 출생 1991년 9월 25일(26세)
● 포지션 골키퍼
● 소속팀 대구FC
● 체격 1m89㎝, 76㎏
● 출신학교
중대부중-중대부고-선문대
● 프로 데뷔 2013년
● 프로 통산 기록 143경기 175실점
● 별명 대 헤아(대구의 데 헤아)
 
 
 
 
대구=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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