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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머신'으로 타인의 꿈에 들어갈 수 있을까

‘드림머신’ 꿈꾸는 댄 양 UC버클리 분자세포생물학과 교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과학소설(SF) 영화 ‘인셉션’(2010년 개봉)에서 등장인물들은 ‘드림머신’이라는 기계를 이용해서 타인의 꿈에 들어간다. 주인공 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머릿속 정보를 엿보는 것뿐만 아니라, 머리에 가짜 정보를 입력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뇌 과학이 발달하면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질까?
 
댄 양 UC버클리 분자세포생물학과 교수. 문희철 기자.

댄 양 UC버클리 분자세포생물학과 교수. 문희철 기자.

 
현재 기술을 고려하면 영화는 크게 과장된 면이 존재한다. 물론 뇌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미 뇌에서 잠과 관련이 있는 부위를 찾아냈다. 뇌의 특정 부위(뇌간) 인근에서 특정 화학물질이 방출되면 인간은 잠에 빠진다. 이런 사실을 응용해서 ‘수면’에 작용하는 뇌의 비밀을 풀어가는 학자 중 한 명이 댄 양 미국 캘리포니아버클리대학 분자세포생물학과·헬렌윌스뇌과학연구소·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 교수다.
 
댄 양 교수에 따르면 현재 학계가 수면을 연구하는 수준은 영화 ‘인셉션’과는 괴리가 크다.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라는 의미다. 영화에서 나온 ‘드림머신’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꿈을 영상으로 제작할 수는 있다고 한다.
 
UC버클리 갤런트랩은 꿈을 엿보는 연구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았다. 이들에게 뇌파 측정 장비를 착용한 채 유투브 영상을 감상하도록 했다. 이때 장비는 대뇌의 시각 정보를 주로 처리하는 부위의 뇌파를 집중 측정한다. 연구진은 특정 영상을 볼 때 뇌파가 어떻게 측정되는지 분석했다.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특정 뇌파가 나올 때 인간이 보고 있는 영상의 모습을 추측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뇌파 빅데이터를 거꾸로 해석하는 방식으로 연구진은 사람들의 꿈을 영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뇌파만으로 사람들의 ‘꿈’을 엿본 셈이다.
 
물론 이 드림머신이 꿈을 진짜 생생한 영상처럼 보여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해상도도 떨어지고 흑백 정도만 구분할 수 있다. 또 연구진이 특정 영상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뇌파도 제한적이다.  
 
하지만 두피에 나오는 뇌파만 측정해서 꿈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는 게 댄 양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식으로 기술이 발전할 경우 미래에는 수면 중 꿈을 꿀 때 대뇌의 뇌파 변화를 측정해서 이를 동영상으로 저장하는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UC버클리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에서 해마 신경세포의 시냅스 분포를 관찰하고 있다. [사진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

UC버클리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에서 해마 신경세포의 시냅스 분포를 관찰하고 있다. [사진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

 
이런 기술을 응용해서 댄 양 교수는 고양이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고양이 대뇌의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부위에 전극을 꽂아 정확한 뉴런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고양이가 특정 사물을 볼 때 활성화하는 뉴런을 파악한 뒤, 역시 특정 뇌파가 나올 때 영상을 확인했다. 실제로 고양이가 보고 있는 사물을 컴퓨터에 흑백 동영상으로 나타내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억지로 잠들게 하거나 잠에서 깨우게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댄 양 교수는 수면을 유도하는 뉴런을 발견한 인물이다. 뇌의 특정 부위에 레이저를 이용해서 일종의 빛을 비춰서 이 뉴런의 단백질을 활성화하면, 인위적으로 쥐가 잠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근에는 역으로 잠든 쥐를 깨우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이론상 이 뉴런의 단백질이 비활성화되면 잠든 쥐를 깨울 수 있다. 댄 양 교수는 “연구를 가다듬으면 기면증·몽유병 등 잠과 관련이 있는 수많은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랜시스코(미국) =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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