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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충격적인 간호사 인권침해 어물쩍 넘겨선 안 된다

체육대회에서 야한 옷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당한 한림대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눈물이 큰 파장을 부르고 있다. 성심병원 재단인 일송학원이 어제 “책임을 통감한다”며 뒤늦게 사과했지만 “갑질을 응징하라”는 시민 요구가 빗발친다. 대한간호협회도 “간호사의 자긍심을 무너뜨린 중대한 사건”이라며 처벌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가 진상을 들여다보고 있다니 인권유린 경위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공개된 영상은 충격적이다. 간호사들은 반바지와 배꼽티의 민망한 차림으로 걸그룹 춤을 췄다. 성심병원은 해마다 체육대회를 열면서 6개 병원별로 이런 장기자랑을 했다고 한다. 댄스에는 주로 신입 간호사들이 차출됐고, 다른 간호사들은 근무 후 응원연습에 동원됐다. 한 간호사는 만삭인데도 땡볕에서 두세 시간씩 연습했다고 증언했다. 어떻게 전문 의료인 집단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중앙일보 취재 결과 간호사들의 인권침해는 국내 병원 곳곳에 만연해 있었다. 고질적인 위계질서와 폐쇄적 도제식 교육이 의사 사회 뺨쳤다. 사소한 실수에도 차트를 내던지거나 물리력을 행사하는 건 약과다. 임신 순번제까지 정해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낙태 압박까지 받는다는 증언도 있었다. 오죽하면 선배 간호사가 후배를 상대로 “갈구다 못해 영혼까지 불태운다”는 ‘태움 문화’라는 말까지 나왔겠나. 전문가들은 국내 신규 간호사 이직률이 34%나 되는 것도 이런 시대착오적 문화 탓이 크다고 지적한다.
 
간호사는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환자들을 마지막까지 돌보는 의료인이다. 그런 이들을 한낱 눈요깃감으로 인식한 성심병원의 인권침해는 범죄행위나 다름없다.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이참에 전국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 폐쇄적 문화 추방 운동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백의천사 마음이 아프면 환자가 절대 건강해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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