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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박근혜 정부 국정원장 5명 중 4명 사법처리 위기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에 국가정보원 특수공작사업비를 상납한 혐의로 이병기(70) 전 국정원장이 13일 긴급체포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장 5명 중 김성호 전 원장을 제외한 4명이 구속(원세훈 전 원장)됐거나 구속될 처지에 놓였다. 검찰은 이날 남재준·이병호 전 원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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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권의 국정원장(남재준·이병호·이병기)을 모두 사법처리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국정원장이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검찰의 조치가 과도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익명을 원한 중견급 변호사는 “당사자들이 혐의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별로 없는 상황이다. 검찰이 수사의 선명성을 강조하려고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민주의 서정욱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뇌물 또는 횡령인지 정치적 관행에 따른 예산 전용인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상황에서 안보를 책임져온 국정원장들을 무더기로 사법처리하는 것은 과잉수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각에 대해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와 긴급체포는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주장한다. 검찰 관계자는 “남 전 원장은 댓글사건과도 관련돼 있고 세 사람이 동시에 받고 있는 국고손실 혐의 그 자체가 매우 무겁기도 하다. 이병기 전 원장은 심리 불안 상태를 보여 귀가 조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보기관 수장은 거의 예외 없이 권력자의 측근이거나 정권과 ‘코드’가 맞는 인사가 차지했다. 막강한 권한을 누렸으나 집권 세력 내부의 권력 관계가 바뀌거나 정권이 교체되면 몰락의 길을 걷는 경우가 많았다. 역대 국정원장 33명(현재 서훈 원장 제외) 중 권력 중심에서 밀려난 뒤 구속돼 처벌을 받았거나 실종, 사형당한 사람이 14명이다.
 
국정원의 모태는 1961년에 창설된 중앙정보부다. 초기 중정부장은 5·16 쿠데타에 참여한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줄지어 맡았다. 초대 중정부장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김용순·김재춘·김형욱·김계원·이후락 전 부장이 육사 출신이다.
 
김형욱 전 중정부장은 3선 개헌의 일등공신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6년3개월의 임기를 누렸다. 하지만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나자 미국으로 망명해 유신 정권의 비리를 폭로했다. 그는 79년 프랑스로 건너가 실종됐 다.
 
김재규는 박 전 대통령의 고향 후배이자 육사 동기여서 총애를 받았다. 이 때문에 차지철 경호실장 등 실세들과의 갈등을 겪었다. 그가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한 10·26사태 이후 79년 12·12 사건으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 정권은 중정의 간판을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로 바꿔 달았다. 안기부장은 12·12 세력이 차지했다.
 
5공화국의 안기부장들은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뒤 12·12 사건과 부정축재 등의 혐의로 줄줄이 법정에 섰다. 김영삼 정부의 마지막 안기부장인 권영해 전 부장은 정권 초기 하나회를 해체한 일등공신이었지만 정권이 바뀐 뒤 구속 수감됐다. 97년 대선 직전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이른바 ‘북풍’ 사건을 기획한 혐의 때문이었다.
 
김대중 정부는 ‘국가정보원’으로 안기부의 이름을 바꿨다. 대북 화해 정책을 중요 과제로 추진하면서 국정원장의 임무도 달라졌다. 임동원 전 원장은 햇볕정책을 총지휘하며 ‘DJ의 키신저’란 별명을 얻었다. 임 전 원장과 신건 전 원장은 2005년 국정원이 불법 도·감청 조직인 ‘미림팀’을 운영해 주요 인사 1800여 명을 불법 감청한 사실이 드러나 함께 구속됐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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