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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아주리 군단 … 이탈리아, 6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좌절

이탈리아가 14일 밀라노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스웨덴과 비겨 1?2차전 합계 0-1로 탈락했다. 이탈리아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건 60년 만의 일이다. 탈락 확정 직후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이탈리아 미드필더 알레산드로 플로렌치. [밀라노 신화=연합뉴스]

이탈리아가 14일 밀라노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스웨덴과 비겨 1?2차전 합계 0-1로 탈락했다. 이탈리아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건 60년 만의 일이다. 탈락 확정 직후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이탈리아 미드필더 알레산드로 플로렌치. [밀라노 신화=연합뉴스]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기회를 얻은 이탈리아의 39살 노장 골키퍼는 상대 진영으로 달려나가 공격에 가담했다. 그만큼 절실했건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후배들을 안아주던 노장은 끝내 눈물을 쏟았다.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39·유벤투스)은 자신의 ‘대표팀 은퇴경기’에서 월드컵 지역 예선 탈락을 맛봤다.
 
월드컵 4회 우승(1934, 38, 82, 2006년)에 빛나는 ‘아주리(푸른색) 군단’ 이탈리아를 내년 러시아에서는 볼 수 없다.
 
이탈리아는 14일 홈(밀라노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스웨덴과 0-0으로 비겼다.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던 스웨덴이 12년 만에 본선에 진출했다.
 
이탈리아가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지 못하는 건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후 60년 만이다. 월드컵 본선 연속진출 기록도 14회에서 끝났다. 이탈리아 미디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대재앙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비난의 화살은 가장 먼저 잔 피에로 벤투라(69) 감독에게 향했다. ‘이탈리아의 전설적 전술가’ 아리고 사키(70) 전 감독은 “2차전은 꼭 이겨야 하니 공격적인 포백을 써라”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벤투라 감독은 수비적인 3-5-2포메이션을 고집했다. 크로스패스에만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의 이탈리아는 슈팅 수에서 27 대 4로 크게 앞서고도 점수를 뽑지 못했다.
 
이탈리아의 수비형 미드필더 데 로시(34·AS로마)는 후반 31분 자신을 교체 투입하려 하자 벤치를 향해 “이기려면 나 대신 (공격수인) 로렌조 인시녜(26·나폴리)가 필요하다”고 소리쳤다. 이 모습은 중계카메라에 잡혔다. 하지만 벤투라는 인시녜를 외면했다. 벤투라 감독은 주로 이탈리아 중하위권 클럽팀을 이끌었다.
 
이탈리아 축구는 2006년 ‘세리에A 승부 조작 스캔들’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선 조별리그 무승 탈락(2무1패), 2014년 브라질에서도 조별리그 탈락(1승2패)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그나마 그 두 번은 본선 무대라도 밟았다. 이번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에선 스페인에 이어 G조 2위로 플레이오프까지 밀렸고, 본선행마저 실패했다.
 
이탈리아 골키퍼 부폰의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 꿈이 좌절됐다. 부폰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 FIFA 트위터]

이탈리아 골키퍼 부폰의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 꿈이 좌절됐다. 부폰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 FIFA 트위터]

 
1997년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데뷔해 A매치 175회 출전,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에 빛났던 골키퍼 부폰은 대표선수로서의 마지막을 비극으로 끝냈다. 그는 경기 직후 은퇴를 선언한 뒤 “나 자신이 아닌, 이탈리아 축구 전체에게 안타까운 일이다. 우린 흔들려도 언제나 다시 서는 방법을 찾아냈다. 앞으로 잔루이지 돈나룸마(18·AC밀란) 등 재능있는 골키퍼들이 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폰 외에도 데 로시, 조르조 키엘리니(33), 안드레아 바르찰리(36·이상 유벤투스) 등이 대표팀 은퇴를 결정했다. 데 로시는 “라커룸 분위기는 장례식 같았지만, 그렇다고 누가 죽은 건 아니다. 다음 세대가 이탈리아를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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