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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수급·실적 삼박자 … 코스닥 ‘늦깎이 랠리’

코스닥시장은 2015년 여름 뜨거웠다. 열기는 그때뿐이었다. 이후 쭉 삭풍이 불었다. 2015년 7월 20일 782.64까지 올랐던 코스닥은 이후 ‘대장주’의 잇따른 코스피 이전 상장과 공매도 논란 등으로 투자자에게 외면받았다.
 
변하기 시작했다. 계절은 겨울로 접어들지만 코스닥 시장엔 봄 아지랑이가 피어 오른다. 정책·수급·실적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며 지수 800은 물론 1000 돌파 전망까지 나온다.
 
14일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5.08포인트(2.03%) 오른 756.46으로 마감했다. 2015년 7월 24일(776.26)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고치다. 코스닥은 이달 들어서만 9% 뛰었다. 이 기간 코스피가 0.1% 오른 것과 확연하게 차이 난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코스닥에 상승세 시동이 걸린 건 정부의 강력한 신호 덕분이다. 2일엔 벤처기업 지원에 30조원을 쏟아붓는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이 나왔다. 13일엔 코스닥 종목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고 코스닥 상장 요건을 정비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모두 중·소형주가 몰려 있는 코스닥에 우호적이다.
 
여기에다 수급이 확실하게 좋아졌다. 이날 기관투자가는 코스닥 시장에서 35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하루 순매수 규모로는 역대 최대치다. 기관은 전날에도 31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달 누적 순매수 규모는 8400억원으로 7개월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지금껏 코스닥 시장의 주연은 개인투자자였다. 코스닥에서 개인 투자 비중은 수년 동안 90% 내외를 유지했다. 반면 기관은 4%대에 불과했다.
 
그랬던 기관이 코스닥 구원투수로 나선 배경은 연말이 되면서 자금 집행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다가올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 투자금을 빼 주식으로 돌린 점도 작용했다. 기관을 중심으로 한 수급 개선은 내년에 더 좋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연금이 정부 정책의 큰 틀에 맞춰 코스닥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연기금은 최근 5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누적 1000억원어치 코스닥 종목을 샀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 자금은 그해 수익률이 좋은 자산에 후행하며 집행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연초에는 정책 시행 기대감이 더욱 커지며 코스닥이 부각되기 때문에 올해 말보다는 내년에 흐름이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기관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1200억원)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으로 짓눌렸던 CJ E&M(700억원)과 2차 전지 재료를 제조하는 엘앤에프(400억원)가 뒤를 이었다.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코스닥 상장사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각각 6.5%, 8.3%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들어 주가 상승을 이끈 코스피 주요 종목의 실적 개선세가 주춤해지는 내년엔 코스닥 종목이 후발주자로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임상국 KB증권 종목분석팀장은 “국내 중소형·코스닥 업체 성장세가 이어지며 이익도 증가하고 있다”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전기·전자(IT) 관련 부품·소재 기업,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바이오 기업,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커진 4차 산업혁명 관련주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2년 안에 코스닥 지수 1000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에선 흘러드는 유동성이 자칫 거품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코스닥에 상장됐다는 이유만으로 저평가된 종목이 있다면 강력한 수급으로 제값을 찾아 나가는 게 바람직하지만 오직 수급만으로 오른다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실적 개선세보다 유동성에 기댄 상승세에 올라탄다면 코스닥 상승 흐름은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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