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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뜬 美항모 3척…750만달러짜리 블록버스터 훈련

북방한계선 92㎞ 남쪽까지 올라간 미 항모
항모 세 척 기동은 750만달러 '블록버스터' 훈련 
13일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 갑판에서 이륙중인 비행기 동해=국방부 공동취재단

13일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 갑판에서 이륙중인 비행기 동해=국방부 공동취재단

3초 간 굉음이 이어졌다. 미 해군의 핵심 전투기인 F/A-18 ‘슈퍼호넷’이 순식간에 하늘로 솟구쳤다.
노란색 조끼를 입은 승조원이 손을 높이 올리자 전투기가 100여m를 질주해 갑판을 이탈한 것이다. 통상 육상의 활주로는 2~3km 길이다. 급격한 이·착륙을 위해 갑판엔 캐터펄트와 어레스팅 와이어(arresting wire)라는 특수 장치가 깔렸다. 캐터펄트는 원자로에서 나오는 증기를 이용해 비행기가 힘차게 이륙하는 것을 돕는다. 어레스팅 와이어는 바닥에 설치된 쇠줄로 착륙하는 항공기의 고리를 걸어 짧은 거리에서 멈출 수 있도록 돕는다.
 
축구장 3개 넓이의 갑판에 20여 분 간 머무는 동안 슈퍼호넷 전투기 9대, 그라울러 전자전기 2대 등 총 11대의 항공기가 이·착륙을 반복했다. 1분에 한 대 이상 꼴이었다. 전투기가 이륙할 때는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바람 때문에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힘들었다. 또 전투기 엔진이 쉴 새 없이 뿜어내는 연기로 매캐했다.  
 
 13일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 갑판의 모습. 동해=국방부 공동취재단

13일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 갑판의 모습. 동해=국방부 공동취재단

노란색, 초록색, 흰색, 빨간색, 검은색 등 각기 다른 조끼를 입은 승조원들이 항공기 이·착함 업무에 관여하느라 갑판은 북새통 그 자체였다. 그 사이로 비행갑판에 있는 MH-60R 해상작전헬기, 적의 레이더를 교란시키는 전자전기 그라울러(EA-18G), 공중조기경보기 호크아이(E-2C) 등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13일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이 훈련 상황을 우리 언론에 공개했다. 레이건함은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 니미츠함(CVN 68) 등과 함께 11일부터 14일까지 한반도 해역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한다. 미 항모 세 척의 한반도 해역 연합훈련은 최초다.  
 
길이 333m, 폭 77m에 높이 63m 규모로 ‘떠다니는 군사기지’라고 불리는 레이건함은 이번에 67대의 항공기를 탑재했다. 보통 70여 대의 항공기가 탑재된다. 비행기를 싣고 내리는 전용 엘리베이터도 4대가 설치돼 있다.  
 
갑판 상황은 혼란, 그 자체로 보였지만 실제론 비행갑판 통제소에 의해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었다. 통제소 안에선 가장 먼저 레이건함 갑판과 항공기를 축소해놓은 위저보드(Ouija Board)가 눈에 들어왔다. 통제사가 비행기 모형을 데크 위에 올려놓고 장기판 장기를 움직여가듯, 어지러운 갑판 상황과 비교하며 갑판 상황을 통제했다. 테렌스 플러노이 소령은 갑판 상황을 두고 “항모 갑판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 중 하나”라며 “갑판에서는 매일 매일 특별한 도전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13일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의 비행갑판 통제소에서 통제사가 위저보드로 불리는 상황판에 있는 모형 비행기를 통해 현재 갑판 상황과 항공기 이착륙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동해=국방부 공동취재단

13일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의 비행갑판 통제소에서 통제사가 위저보드로 불리는 상황판에 있는 모형 비행기를 통해 현재 갑판 상황과 항공기 이착륙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동해=국방부 공동취재단

이날 레이건함는 이날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울릉도 동북방 동해상에서 훈련을 했다. 미군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는 항모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NLL에서 남쪽으로 92㎞, 울릉도 동북방 92㎞ 해상으로 나타났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이 동해 NLL 근방까지 북상한 것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태평양에서 작전하는 7함대 소속의 레이건함은 일본 요코스카(橫須賀)에 배치된 제5항모강습단의 기함이다. 20년간 연료 재공급이 필요 없는 2기의 원자로를 이용한 4개의 증기 엔진으로 기동하며 최대 속력은 30노트(시속 55㎞) 이상이다. 레이건함이 소속된 제5항모강습단 전체를 지휘하는 마크 달튼 준장과의 인터뷰를 했다.
 
레이건함이 속한 제5항모강습단 전체를 지휘하는 마크 돌턴 준장. 동해=국방부 공동취재단

레이건함이 속한 제5항모강습단 전체를 지휘하는 마크 돌턴 준장. 동해=국방부 공동취재단

-항모 세 척이 훈련한다는 의의는.
“항모 세척이 연합 작전을 하게 되면 매우 유연하면서도 엄청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결국, 정책 결정자들에게 많은 옵션을 제공한다. 기회 있을 때마다 이런 공동 훈련을 하려고 한다. 주로 임무 교대 등 스케줄이 맞을 때이다. 올해도 칼 빈슨 항모강습단과 공동 훈련한 바 있다. 이번에도 항모 세 척이 태평양에서 공동 작전할 기회를 얻게 된 거다.”
-어떤 시나리오로 훈련 중인가.
“그런 건 없다. 미리 계획된 게 아니다. 세 항모강습단이 이 지역에서 같이 훈련 기회를 얻게 된 것뿐이다. 항모 세 척이 같이 작전하면서 얻는 이점은 세 개의 항공 부대, 각 강습단의 함정들이 바다 와 영공에서 어떻게 조율하며, 서로 방해하지 않고, 작전할 수 있는지 연습할 수 있다는 거다. 항공기와 배가 많아서  공동 작전을 위해서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정례화 계획은.
레이건 강습단이 이쪽 지역에서 작전한다. 다른 항모 강습단이 다른 지역으로 임무 교대할 때 공동 훈련 을 하곤 한다. 기회가 되면 모여서 이번처럼 훈련한다. 스케줄이나 상황에 따라 하는 거다.”
-다른 두 대의 항공모함이 안 보이는데?
“항모 세 척은 같이 작전해도 대체로 붙어 다니지는 않는다. 항공기 70대를 운용하려면 꽤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또 한, 우리 전투력을 넓은 지역에 분산하고자 한다. 보통 같이 작전을 해도 다른 항공모함이 육안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러시아가 이런 대규모 연합 훈련 중단 요청하는데
“이런 훈련을 하지 않으면 미국은 물론 동맹국 방어 능력이 저하된다. 훈련 중단은 결국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데 있어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다.”
-한국과 미국에 이번 훈련이 왜 중요한가.
“양국에 물어볼 문제지만. 이번 훈련을 통해 정책 결정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이행할 태세는 향상될 거다.”
12일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3척이 12일 동해상의 한국작전구역(KTO)에 모두 진입해 우리 해군 함정과 고강도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 7함대 페이스북=연합뉴스]

12일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3척이 12일 동해상의 한국작전구역(KTO)에 모두 진입해 우리 해군 함정과 고강도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 7함대 페이스북=연합뉴스]

 
한편 항모전단을 움직이려면 하루 250만 달러가 든다. 항모 3척이 모인 사진을 찍으려면 최소 750만 달러란 의미다. 국방 전문가는 "이 사진 한 장은 북한에 심리전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밝힌 군사옵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철재 기자, 국방부 공동취재단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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