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양 진영간 싸움터 전락한 박정희 대통령 100돌 행사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와 기념공원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보수단체 회원과 진보 시민단체가 경찰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와 기념공원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보수단체 회원과 진보 시민단체가 경찰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여기가 어디라고 와! 빨갱이 XX들 북한으로 꺼져라!"  
"박정희 재떨이까지 모아서 유물 전시관을 지어 막대한 세금을 낭비하는 행위에 동의할 수 없다!"
 
전직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 기념식이 욕설과 고함소리로 얼룩졌다. '한국 근대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생 100돌 기념식 이야기다.  
 
14일은 박 전 대통령의 탄생일이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의 생가에서는 숭모제가 열렸다. 생가 옆 기념공원 특설무대에서는 박정희 역사자료관 건립기념식도 열렸다. 하지만 보수세력과 진보세력은 경찰을 사이에 두고 충돌했고, 기념식은 이념대립의 장으로 변했다.  
 
이날 숭모제가 열리는 동안 박 전 대통령 생가 앞 우측 인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태극기 부대 집회가 예정돼 있었다. 동시에 좌측 인도에는 구미참여연대, 구미 YMCA 등 6개 시민단체가 박정희 역사자료관 건립을 반대하는 집회가 신고됐다. 경찰은 충돌을 우려해 오전 집회 장소를 바꾸기를 건의했고 이 과정에서 두 단체는 집회 전부터 실랑이를 벌였다.  
 
박정희 대통령 100돌 행사에서 구미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이 "박정희 대통령 우상화를 중단하라"는 피켓을 들고 서 있다. 백경서 기자

박정희 대통령 100돌 행사에서 구미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이 "박정희 대통령 우상화를 중단하라"는 피켓을 들고 서 있다. 백경서 기자

결국 인근 계단으로 자리를 옮겨 시작한 집회에서 2시간 내내 태극기 부대 200여 명과 구미 시민단체 30여 명은 고성방가를 하며 서로를 비난했다. 구미 시민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박 전 대통령의 고향 도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200억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을 들여 박정희를 기념하겠다는 구미시의 행위를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며 역사자료관의 건립을 반대했다. 
 
박 전 대통령 역사자료관은 구미시가 200억원을 들여 2018년 6월까지 지을 계획이다. 생가 인근 터 3만5000여㎡에 연면적 4000㎡에 박 전 대통령의 유품 5670점을 보존·전시한다.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 전 대통령 유물전시관을 반대하는 구미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준비하자 이를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과 기념식 참석자들이 시민단체의 해산을 요구하며 경찰을 사이에 두고 대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 전 대통령 유물전시관을 반대하는 구미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준비하자 이를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과 기념식 참석자들이 시민단체의 해산을 요구하며 경찰을 사이에 두고 대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이에 보수세력인 태극기 부대 측에서는 "탄생일 행사까지 와서 훼방 놓는 집회를 해야겠느냐"며 소리쳤고, 진보 시민단체는 다시 "박정희는 기념의 대상이 아니다. 우상화를 당장 중단하라"고 맞받아쳤다. 서로의 피켓을 끌어내는 도중 가벼운 몸싸움도 일었다. 이날 경찰은 충돌 사태를 대비해 경찰 400여 명과 구급차, 119소방차 등을 생가 근처에 배치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옆 기념공원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 이름이 적힌 화환이 행사장에 세워져 있다.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옆 기념공원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 이름이 적힌 화환이 행사장에 세워져 있다.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이날 오전 11시 열린 기념식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2000여 명이 시민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화환을 보내 박 전 대통령의 탄생 100돌을 축하했다. 무대에 오른 남유진 구미시장이 "화환을 보내주신 문 대통령께 감사하다"고 말하자 객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날 남 시장은 "독일은 국정교과서를 통해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칭찬하고 있으며 미국의 뉴욕타임즈는 박정희는 신화를 만든 한국경제의 건축가였다고 언급하고 있다"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애써 이런 사실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역사를 가볍게 보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옆 기념공원에서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옆 기념공원에서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국회의원들도 자리에 참석했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 행사를 좀 더 성대하게 준비 못 해 죄송하다. '할 수 있다'는 대통령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우리 국민도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추억에 젖어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고, 박정희 대통령 영정 앞에서 절을 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행사가 좀 더 성대하지 못해 아쉽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에서 온 김미향(65)씨는 "그래도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지난해보다는 분위기가 낫지만 여전히 침체해 속상하다"고 말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생가 바로 앞집에 살았다는 한상태(85)씨는 "박정희 대통령의 어머니께서 당시 (대통령을) 임신했을 때 저 위 동산에서 몇번을 굴렀다는 얘기를 할아버지로부터 들었다. 가난해 애를 키울 자신이 없어 유산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애가 안 떨어져서 어른들이 훌륭한 사람이 될 거라는 얘길 했다. 정말 우리나라를 일으킨 대단한 인물이 돼지 않았느냐. 그런데 행사는 너무 조촐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추모관에서 숭모제가 열리고 있다.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추모관에서 숭모제가 열리고 있다.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낮 12시부터는 박근혜 대통령의 무죄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도 열렸다. 대한민국 서포터즈 봉사단 회원 100여 명과 일부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무죄 석방하라'는 피켓을 들고 생가 입구에서 민방위 교육장까지 왕복 2㎞를 행진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난 경북 구미시에서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주간'을 운영했다. 연극, 토크콘서트 등 13개 행사가 열렸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통령 사진·휘호 전시회와 국민 자유 발언대, '박정희 대통령 흔적 찾아 구미 투어' 행사가 진행됐다.  
 
구미=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북핵위기 심화 및 동북아 안보환경 변화 등 미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2017년 7월 1일 개소했습니다.
연구소는 대학과 정부출연 연구 기관 등과 연계해 학술행사를 개최하며, 정기적으로 자문회의를 열고 다양한 시각과 차별화된 이슈를 제시합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