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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린애고 난 검사야" 40년 전 성폭력 고발한 여성

눈물을 닦으며 성명서를 낭독하는 베벌리 영 넬슨. (AP Photo/Richard Drew)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눈물을 닦으며 성명서를 낭독하는 베벌리 영 넬슨. (AP Photo/Richard Drew)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나는 멈추라고 소리 지르며 그를 떼어내려 했지만, 멈추는 대신, 그는 내 목을 움켜쥐고 머리를 자기 가랑이로 밀어붙이기 시작했습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년 여성이 눈물을 흘리며 성명서를 읽었다. 16세 때 높은 분의 차 안에서 이 같은 일을 당했다면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가해자로 지목된 건 로이 무어(70) 전 앨라배마주 대법원장이다. 무어는 40년 전 10대 소녀 4명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 공화당 후보 사퇴 압박을 받았으나 이를 거부해왔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베벌리 영 넬슨(56)은 폭로에 나선 다섯 번째 피해자다. 
 
40년 전 에토와 카운티의 검사였던 무어는 넬슨이 하교 후에 아르바이트하던 식당 단골이었다. 어느 날 넬슨을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차에 태우곤 식당 뒤편 어두컴컴한 주차장으로 가 가슴을 더듬고 옷을 벗기려 했다는 것이다. 넬슨이 극렬히 저항하자 무어는 "너는 어린애고, 나는 에티와 카운티 지방 검사야. 누구도 네가 하는 말을 안 믿을 거야"라고 경고하곤 차 밖으로 내동댕이쳤다고 한다.
 
넬슨은 다음날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두 번 다시 그 식당엔 가지 않았고, 검게 멍든 목을 옷으로 가렸으며, 누구에게도 자기가 당한 일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무어 검사가 자신이나 가족에게 해를 끼칠까 두려워서였다. 넬슨은 성명서에서 "나는 그가 더는 나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며, 나는 더는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걸 알리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넬슨이 고교 앨범에 로이 무어 당시 검사가 남긴 사인을 보여주고 있다. (AP Photo/Richard Drew)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넬슨이 고교 앨범에 로이 무어 당시 검사가 남긴 사인을 보여주고 있다. (AP Photo/Richard Drew)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넬슨의 10대 시절 초상화. 그땐 붉은 머리를 허리까지 길렀다고 한다. AFP PHOTO / EDUARDO MUNOZ ALVAREZ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넬슨의 10대 시절 초상화. 그땐 붉은 머리를 허리까지 길렀다고 한다. AFP PHOTO / EDUARDO MUNOZ ALVAREZ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여성의 기자회견에 앞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12월 12일 보궐선거 전에 투표용지에서 무어 후보의 이름을 빼기에는 일정상 너무 늦어버렸지만, 스트레인저 의원이나 다른 사람의 이름을 적어넣는 캠페인을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무어의 후보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번 선거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차출되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놓고 진행되는 보궐 선거다. 앨라배마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텃밭이었다. 성추행 의혹 탓에 민주당 더그 존스 후보가 무어 후보의 지지율을 앞서고 있다. 
로이 무어 후보. (AP Photo/Brynn Anderson)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로이 무어 후보. (AP Photo/Brynn Anderson)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하지만 무어는 "물러나야 할 사람은 미치 매코널"이라는 트윗을 남기는 등 사퇴 요구에 강력히 저항했다. 또, 지지자들을 만나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은 가짜 뉴스"라면서 이를 최초 보도한 워싱턴포스트를 고소하겠다고도 주장했다.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상원의원은 13일 무어가 끝내 사퇴를 거부한다면 투표로 제명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단, 이는 무어가 상원의원으로 선출된 뒤의 이야기다. 상원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제명이 가능하다. CNN은 무어가 퇴출당한다면 1862년 제스 브라이트(민주·인디애나) 상원의원 이후 155년 만의 기록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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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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